“기도가 교리에서 벗어나선 안 돼”
영국성공회 주교 11명이 동성 커플을 위한 축복 기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교회의(House of Bishops)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프리미어 크리스채너티(Premier Christianity)에 공동 성명을 내고 ‘사랑과 믿음의 기도문’(Prayers of Love and Faith) 사용을 권장하며 교회법에 따른 공식 승인 절차를 알렸다. 이 제안들은 2025년 총회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고 교구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자 블랙번의 필립 노스(Philip North), 랭커스터의 질 더프(Jill Duff), 치체스터의 마틴 워너(Martin Warner), 셰필드의 피트 월콕스(Pete Wilcox) 등 주교 11명은 ‘주교회의 내 깊은 의견 불일치’에 관한 글을 통해, 이 결정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주교들은 훌륭하고 적절한 통치의 의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제안된 행동 방침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영국성공회와 더 광범위한 공동체의 많은 이들의 우려를 깊이 공감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주교회의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할 필요성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공예배를 위한 기도의 추천은 총회가 기도의 완전한 의미를 고려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또 주교들이 ‘기도의 최종 형식은 영국성공회의 교리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나타내선 안 된다’는 의도를 충족했는지 여부를 총회가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주교회의가 받은 법적·신학적 조언은 이번 결정이 그 약속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분명히 시사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목적 지침과 구조적 조항 등 사랑과 믿음의 기도문이 가진 다양한 측면이 총회에 ‘단편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우리는 교회의 목회적 안정, 선교, 통합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주교회의의 집단적 결정을 지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