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0년 넘은 교회 건물 철거하고 목사 등 18명 체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범죄 모의 등 혐의로 기소하고 철거 비용도 요구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위키미디어 캡쳐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위키미디어 캡쳐

인도의 기독교 소수민족 박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 관계자들이 오순절교회 선교센터를 철거하고 18명을 체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자운푸르 불란디 지역의 특수 경찰대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10년 이상 된 지반죠티교회(Jeevan Jyoti Church) 선교센터를 철거하고 그곳으로 통하는 도로를 폐쇄했다.

철거 이틀 전 두르가 프라사드 야다브(Durga Prasad Yadav) 목사와 릴라(Leela) 사모, 그의 아들 마니쉬, 미르자푸르의 산자이 마시(Sanjay Masih) 목사, 우타르프라데시 기독교포럼 마노즈 제이콥(Manoj Jacob) 회장 등 18명이 체포됐으며, 야다브 목사와 사모, 그의 형제 자이 프라카시(Jai Prakash)는 범죄 모의 혐의로 기소됐다. 야다브 목사에게는 현지 불법 종교 개종 방지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인도의 고위 공무원 네하 미슈라(Neha Mishra)는 UCA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철거는 정부 토지의 불법 구조물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선교센터는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회 관계자는 “센터의 일부는 정부의 소유가 맞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 벽은 지역 관리들의 승인을 받아 지어졌지만, 허가는 구두로 이뤄졌다. 그런데 지난 10월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벽을 허물었다”고 했다. 이후 정부는 3,400 달러(약 460만 원)의 철거 비용까지 요구했다고.

더와이어(The Wire)에 따르면 지방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센터 관계자를 상대로 3건의 초동수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첫 번째 보고서는 “센터가 불법적으로 점유된 땅에 지어졌으며, 그 땅은 당초 매장지로 할당됐었다”는 고소인의 주장에 중점을 뒀다. 

가우라브 샤르마(Gaurav Sharma) 경찰 부국장은 “합법적인 개인 소유로 밝혀진 땅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한 관계자는 “센터의 일부가 정부 측 토지에 세워졌다 해도, 행정부 건물 외부의 추가 토지와 교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가 지난 2021년 개종금지법을 제정함에 따라 기독교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UCA뉴스에 따르면, 현재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89명의 기독교인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감 중이다. 

디네시 쿠마르(Dinesh Kumar) 목사는 UCA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기독교인들이 기도회를 조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제기독연맹(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은 “다가오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선거가 힌두 민족주의 정치 지도자들을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ICC는 “반(反)개종법이 기독교인 수감자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2020년 말부터 약 400명의 기독교인이 이 법으로 투옥됐다”며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도 증가하고 있으며, 심지어 가정 모임도 표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인도의 12개 주에서 개종금지법을 제정하고 있다. 개종금지법 지지자들은 “힌두교인들에게 돈이나 물건을 강요 또는 제공하며 개종을 요구하는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를 단속하는 데 이 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법은 일반적으로 강압, 유혹, 사기 행위, 결혼 또는 허위 진술을 통한 개종을 금지한다. 힌두교 민족주의 활동가 및 단체들은 종종 이 법을 이용해 소수종교인들을 강제 개종 혐의로 고소하고 있으며, 개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은 피고인에게 있다.

연합기독교포럼(UCF)은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사건이 올해 8월까지 우타르프라데시에서만 104건 발생했으며, 전국적으로 525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타르프라데시주 200만 인구 중 기독교인은 0.18%에 불과하다.

UCF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사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2021년과 2022년 상당한 증가를 보였으며, 2021년은 인도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폭력적인 해’였다.

이 같이 폭력의 증가한 원인에는 종교적 극단주의자들로 구성된 자경단도 포함돼 있다. UCF는 “박해가 증가한 이유는 이들이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 결과 폭도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위협하고 폭행한 후 강제 개종 혐의로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오픈도어의 2023년 세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인도는 11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인도의 종교 자유 상황이 악화된 것은 힌두교도만이 진정한 인도인이라고 주장하는 힌두트바 이데올로기의 부상에 기인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인도에서 점점 더 많은 주들이 힌두교도들의 강제 개종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개종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실제로는 구호품을 나눠주거나 사적인 교회 모임을 갖는 등의 일로 기독교인들을 괴롭히고 위협하는 구실로 자주 이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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