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도 탄식한 ‘공허해’,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공허함’ 느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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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공허함 속, 주는 더 크게 일하신다

공허함을 채우시는 하나님
낸시 거스리 | 이지혜 역 | 생명의말씀사 | 208쪽 | 13,000원

낸시 거스리는 테네시 프랭클린에 위치한 코너스톤 장로교회에서 여성 사역을 하는 성경 교사다. 미국과 전 세계 여성을 위한 신학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으며,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에 정기 기고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03년 <비밀: 미루어진 기쁨>으로 국내 소개됐고(사랑플러스), 가장 최신작은 <내 아이를 위한 한 페이지 묵상>이다(생명의말씀사, 2021). 이번에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된 <공허함을 채우시는 하나님>은 랜디 알콘, 에드 웰치, 조니 에릭슨 타다 등의 추천을 받았다. 원서 제목은 ‘God Does His Best Work with Empty’인데, 의역하면 ‘하나님은 공허함 가운데 당신의 최선을 이루신다’ 정도가 되겠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보며 이렇게 한탄하셨다고 밝혔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 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 2:13).

인생은 터진 웅덩이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그 공허함을 어느 것으로도 채울 수 없다. 저자가 직접 인용한 어거스틴의 고백, “당신께서는 당신을 위해 우리를 지으셨기에 우리 마음은 당신 안에서 안식할 때까지 쉴 수 없습니다”가 의미하는 것처럼(49-50쪽), 인생은 하나님으로 채워지기 전까지는 공허함을 항상 느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명백한 진리를 사람들은 외면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웅덩이를 파고 어떻게든 자신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지만, 세상 것으로는 일시적 만족만 있을 뿐 공허함은 또다시 찾아와 깊은 상실감을 낳는다. 갈증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심해진다.

그렇다면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 영원한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은 더 이상 공허하지 않은가?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수의 근원이 아니라는 말인가? 혹은 이 땅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로 우리 영혼을 충분히 채울 수 없다는 말인가? 둘 다 아니다.

저자 거스리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여러분이 공허함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 공허함을 ‘통해’ 하나님이 계속해서 가장 좋은 일을 하시기를 기도합니다”(9쪽). 언젠가 그리스도께서 우리 영혼을 풍성히 채우시고 그것을 부족함이 전혀 없이 누리게 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날까지 이 땅에서 우리는 공허함을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은 잘못된 웅덩이를 팠기 때문도 아니고, 웅덩이를 채울 분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신자의 공허함은 계속 그것을 채울 분이 누구신지를 바라보게 하는,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 영혼의 갈망이다.

▲외로움, 갈망, 상실, 두려움&hellip;, &ldquo;하나님, 당신을 믿지만 공허합니다. 왜 그럴까요?&rdquo; ⓒ픽사베이

▲외로움, 갈망, 상실, 두려움…, “하나님, 당신을 믿지만 공허합니다. 왜 그럴까요?” ⓒ픽사베이

저자 거스리는 성경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특별히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성경의 사례로 생생하게 입증한다.

그녀는 광야에서 40년간 방황한 이스라엘 백성들,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 나오미와 룻 이야기, 므비보셋과 다윗의 이야기, 사마리아 여인의 간증과 전도서의 가르침,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과 복음서에 등장한 세 사람 이야기를 놀랍게 활용하여 우리 인생의 공허함을 채우시는 하나님은 공급하시고, 임재하시고, 은혜와 자비를 베푸시고, 생명과 의미를 공급하시며, 믿음과 기쁨을 선사하신다고 선언한다.

저자는 이 땅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공허함을 가리켜 하나님께서 “우리가 앞으로 올 더 좋은 것을 고대하면서 세상이 주는 것을 거부할 기회를 주고 계신다”라고 말한다(32쪽). 그런 측면에서 땅의 것에 관한 배고픔은 하늘의 것을 향한 미각을 돋군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상황은 이러한 생각의 전환을 쉽지 않게 만들 정도로 심각한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때도 저자는 이것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살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섭리조차도 십자가에 못 박히신 구세주의 손을 통해 온다”(85쪽).

낸시 거스리는 이 책의 각 장에서 그리스도와 그분이 성취하신 복음의 은혜를 강조한다. 그녀가 예로 든 믿음의 선배들만 하나님으로 채워짐을 경험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신자는 그리스도로 인해 완성된 복음의 풍성한 채우심을 맛볼 수 있다.

저자가 약속한 채워짐은 그리스도가 뭔가 하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따른 정신 승리가 아니다. 바라는 것들의 실상,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하는 증거, 믿음으로 신자는 확실하게 약속된 복음의 장래 은혜를 현재 경험한다.

그리고 믿음의 주 곧 온전케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보배롭고 크신 분은 없기 때문에, 우리 영혼의 작은 웅덩이, 크고 작은 것들로 세상에서 공허함을 느끼는 그곳은 넘치도록 채워지고 또 채워질 것이다.

우리는 다윗처럼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고백할 수 있고(시 23:1), 바울처럼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고 외칠 수 있다(빌 1:21).

이 책이 공허함 가운데 주가 어디 계신지 찾는 이들에게 그분은 그들 가운데 임재하시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최고의 일을 이루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음의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하시기를 간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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