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목사, 소셜미디어에 관련 내용 게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베들레헴대학 총장인 존 파이퍼 목사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주일 예배당에서 커피 마시는 것이 적절한지 재평가해 볼 수 있나?”라는 글과 더불어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히 12:28)라는 말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댓글이 무려 1,500개나 달리며 찬반 논쟁이 일어난 것.
반대하는 이들은 “만일 당신의 마음이 예배당에서 커피를 즐기는 것이 예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라”, “예수님이 회당에서 이사야서를 읽으시기 전에 와인과 음식을 드셨는가?”, “누구나 한 시간 정도는 음식과 음료를 거를 수 있다. 당신의 위에 대한 염려는 내려 놓고 주님께 초점을 맞추라. 오늘날 성전은 마치 영화관처럼 됐다”고 했다.
반면 찬성하는 이들은 “난 성전에 커피를 들고 간다. 커피는 집중력을 높여 주고 말씀을 잘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방해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게 없다”, “모든 것은 마음의 의도 문제다. 누구라도 실족하게 하지 말라”, “아무도 커피 없이 예배를 드릴 순 없다”고 했다.
이는 한국 성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핫한 주제다. 크리스천 유튜버 천만빠는 과거 “커피 마시면서 예배 드리면 안 되는 이유”라는 영상을 올려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이 주제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화두가 되고 있는 줄 몰랐다. 댓글들을 보니 뜨거웠다. 모두 자신의 생각과 신앙관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이 납득이 될 만큼 이해가 갔다. 사실 예배 때 커피를 마시고 안 마시고가 뭐 그리 중요할까? 성경에 정확하게 적혀 있는 것도 아니고 십계명에 쓰여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매일 커피를 2~3잔 마시는 내가 이런 말하기도 쉽지는 않다”면서 관련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는 하나님을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하나님의 완전한 뜻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100년을 살아도 하나님의 마음을 10%도 알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함’을 원하신다. 하나님 자신을 최대한 높이기를 바라신다”고 했다.
그는 창세기 15장 9절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장면을 인용해 “하나님 앞에 갖다 드린 제물 위에 솔개가 날아다녔다. 그 솔개는 당연히 그 제물들을 훼손시킬 생각이었을 것이다. 솔개를 본 아브람은 솔개들을 쫓았다. 하나님께 드린 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솔개들이 자신의 주변으로 날아든다. 그것이 사람일 수 있고, 상황일 수 있고, 시험일 수 있고, 쓸데없는 생각일 수도 있고, 나약한 의지가 될 수도 있다. 그 솔개들은 자신을 방해한다. 우리는 그럴 때 당연히 그 솔개를 내쫓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나의 신앙과 예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커피를 물론 무조건 ‘솔개’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 커피를 통해서 하나님께 더 나아갈 수 있는 도구가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 커피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면 반드시 치워야 하는 게 맞다. 쫓아야 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음료로 커피를 선택했다면 예배 때 커피를 가져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블로그 ‘따뜻한 교육 우지연입니다’를 운영 중인 블로거 우지연 씨는 “어쩔 수 없이 너무 늦은 야근, 지방 출장, 아이가 밤새 아팠을 때, 시험 공부를 너무 심하게 해서 밤을 새고 왔을 때 등의 예외상황이 있다. 교회에 올 수 없는 상황인데도 어떻게든 졸지 않으려고 커피라도 들고 와서 예배드리는 것, 너무 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사정을 모르는데 함부로 정죄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별일 없지만 예배 드릴 때마다 커피를 가지고 들어와서 홀짝 홀짝 마시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했다.
우 씨는 “이 조건은 어쩌면 당신 자신의 양심에 의해 내릴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왕 예배드리러 오셨다면, 나의 온전한 정신과 마음과 태도를 다해 예배드리는 게 좋다. 만약 커피를 사온다면 예배를 다 마치고나서 다시 마셔야 한다. 이것을 절제할 수 없다면 당신은 어쩌면 이미 커피라는 하나의 기호식품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국민일보 신앙 상담 칼럼에서 “예배 시간에 커피를 들고 오는 사람은 중독성 때문이거나 수시로 음료를 마셔야 하는 건강상의 이유 때문일 수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손발이 떨리거나 어지럼증이 일어난다든지 전신의 힘이 빠진다고 한다. 그것은 중독 현상”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예배 시간에 커피를 들고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건강상 이유라면 미리 조정해야 한다. 예배는 준비 단계부터 예배가 되어야 한다. 성경 찬송 헌금뿐 아니라 몸과 의상, 교통수단 점검 등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