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복음’으로 말미암아 ‘택자’를 부르시는 ‘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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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인간이 하나님을 택하는가, 하나님이 인간을 택하시는가?

알미니안들(Arminian)은 ‘사람이 하나님을 믿고 안 믿고’는 전적으로 ‘그의 선택과 의지적 결단’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에 의하면, 그것은 ‘인간의 선택’ 결과가 아닌 ‘하나님의 선택’결과이다. 이는 죄로 죽어(엡 2:1) 소경된 인간은(마 23:24) 스스로 하나님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록한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롬 3:10-11)”. 만일 하나님이 인간을 선택하지 않고 인간이 하나님을 선택하도록 했다면 인류는 영원히 그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하나님을 찾고 믿었다면, 겉으론 그것이 자기 주도로 된 것 같지만 사실 그는 ‘하나님에 의해 찾은 바 된 자’이다. 사도 바울은 이사야 선지자의 말을 인용하여 그것을 말했다. “내가 구하지 아니하는 자들에게 찾은 바 되고(I was found by those who did not seek me) 내게 문의하지 아니하는 자들에게 나타났노라(I revealed myself to those who did not ask for me) 하였고(롬 10:20).”

오직 하나님이 인간을 선택하고 그의 찾으신바 된 사람만 그를 믿는다. 사도 바울은 이것을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 13:48)”고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전도할 때 흔히 ‘예수 믿고 구원 받으라’고 말한다. 일견, 불특정 다수를 향해 ‘스스로 믿음에의 결단을 하여 자신을 구원하라’는 말로 들리지만, 사실 그것은 ‘성령이 복음을 통해 택자를 예정된 구원에로 초대하는 것’이다. ‘성령의 부르심’을 받지 않은 불택자(the unchosen one)는 그러한 ‘복음의 초대’에 응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믿음’은 ‘인간 결단의 산물’이 아닌, ‘택자(the chosen)에 대한 성령의 부르심(고전 1:26)에 대한 불가항력적인 복종(irresistible obedience)’으로 정의 된다.

예수님도 그의 제자들을 향해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닌 내가 너희를 택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면 아무라도 내게 올 수 없으니(요 6:44)”, “아버지께 듣고 배운 사람마다 내게로 오느니라(요 6:45)”고 했다.

죄인이 자력(自力)으로 예수님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의 지성과 의지’가 마귀의 장악아래 있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자유의지(free will)’가 그들에겐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소위 루터(Martin Luther)가 말한 ‘하나님을 믿지 않을 노예 의지(un-free will)’만 있을 뿐이다.

“그 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엡 2:22)”. “만일 우리 복음이 가리웠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운 것이라 그 중에 이 세상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케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취지 못하게 함이니(고후 4:3-4).”

이는 마귀가 ‘인간의 불신’을 마음대로 조장한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의 허용적 경륜’에 의해, ‘사망의 세력을 잡은 마귀(히 2:14)’로 하여금 한시적으로 ‘죄와 사망 아래 있는 불택자(the unchosen one)’를 장악하도록 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누가 그리스도를 믿었다면, 이 역시 그 자신의 지혜나 의지적 결단 때문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하나님이 그를 선택하여 성령으로 그 마음을 조명(Lighting, 照明)해준 결과이다.

“어두운 데서 빛이 비취리라 하시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취셨느니라(고후 4:6).”

‘하나님의 선택'과 ‘성령의 조명(Lighting, 照明)'이 없으면, 유대인들이 그랬듯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대면해도 그리스도는 그들에게 ‘의혹케 하는 자’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그가 ‘불택자’ 곧 ‘그의 양이 아니다’는 증거가 된다. 예수님이 이를 직접 말씀하셨다.

“유대인들이 에워싸고 가로되 당신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을 의혹케 하려나이까 그리스도여든 밝히 말하시오 하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였으되 믿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나를 증거하는 것이어늘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저희를 알며 저희는 나를 따르느니라(요 10:24-27).”

◈복음전도의 가능성과 한계

인간이 하나님을 선택할 수 없듯, ‘전도’ 역시 ‘구원의 만능’이 아니다. 하나님이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고전 1:21)” 하시지만(과도한 칼빈주의자들은 전도 없이 하나님의 주권으로 택자가 구원받는다고 주장한다) 모든 전도가 죄인을 구원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구원 예정’을 입지 않아 ‘성령의 부르심’을 받지 못한 소위, ‘일반적 소명(general calling)’만을 받은 자에겐 ‘복음전도’가 무용지물이다. 복음으로 말미암아 택자(the chosen)를 구원에로 부르시는 ‘유효적 소명(effectual calling)’을 특정 짓게 하는 것이 이 ‘성령의 부르심(calling of Holy Spirit)’이다.

‘성령의 부르심’ 없이 ‘복음’으로만 택자(the chosen)를 부를 수 없고 동시에, ‘복음’ 없는 ‘성령의 부르심’ 또한 없다. 사도 요한은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고 하는 복음의 초청자가 ‘성령’이심을 말한다.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 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계 22:17)”.

우리가 즐겨 부르는 ‘정결하게 하는 샘’이라는 찬송시에도 ‘성령’은 정결케 하는 ‘어린양의 피의 복음’을 통해 ‘택자를 구원에로 부르신다’고 노래한다.

“정결하게 하는 샘이 나의 앞에 있도다 성령께서 권고하되 죄 씻으라 하시네. 찬양하리 찬양하리 죽임당한 어린양 주께 영광 돌리어라 우리 죄를 씻어주셨네”.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러 나가는 그의 제자들을 향해 “숨을 내쉬며 가라사대 성령을 받으라 (요 20:22-23)”고 하신 것은 택자를 ‘구원에로 부르시는 일’은 성령의 역사로 되니 성령으로 무장하고 나가라는 말이다.

사도 바울도 그가 복음을 전할 때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한다(고전 2:4)”고 한 것은 그의 복음전도가 ‘언변(gift of gab, 言辯)’이 아닌 ‘성령의 능력’에 의존됐음을 천명한 것이다.

특히 그가 복음을 전할 때, ‘말의 지혜’가 ‘성령이 증거 하는 십자가’를 헛되게 할까 노심초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말의 지혜로 하지 아니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고전 1:17).”

물론 바울의 이 말은 그가 ‘논리’도 ‘어법’도 무시된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 전도’를 표방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었으며 그의 말과 글에는 설득력과 호소력이 배어 있다.

그 말 뜻은 당시 ‘헬라 철학(Greece philosophy)의 누룩’과 ‘궤변적 수사(a sophistic rhetoric)’로 채색되지 않은 ‘성령 의존적인 그리스도 중심 어법’을 구사했다는 말이다.

세례 요한이 자신의 전도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A voice of one calling, 요 1:23)’라고 한 것도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나 사유(cogitation, 思惟)가 배제된 ‘담백한 복음 진리’, 곧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시다(요 1:29)”같은 삼위일체 복음만을 말한다는 뜻이었다. 오늘 복음 전도자가 명심할 대목이다.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학술고문,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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