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 개최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획일적 탈시설 정책 우려… 차별화돼야”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서울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 현장.  ⓒ밀알복지재단 제공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서울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 현장. ⓒ밀알복지재단 제공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 등이 지난 26일(목)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서울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애인탈시설범사회복지대책위원회가 주최하고 밀알복지재단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서울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사회복지계 학자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 당사자와 부모 등 총1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 참석자들과 주요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토론회 참석자들과 주요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토론회는 1부 개회식과 2부 토론회로 진행됐다. 1부 개회식은 이동한 한국사회복지법인협회장의 환영사로 시작됐으며,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의 인사,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의 축사, 이종성 국회의원의 격려사, 구본수 성악가의 축가가 이어졌다.

2부 토론회에서는 김상용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전공 주임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기수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 사회복지위원회)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이해와 장애인 거주시설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기수 신부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은 장애인이 어디에 살건 본인의 의지와 결정을 존중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유엔이 말하는 탈시설을 공간적 의미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획일화된 삶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판단으로 살아야 한다는 내용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변경희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탈시설 패러다임과 발달장애인 주거복지정책의 현실화’로 주제발표를 펼쳤다.

변경희 교수는 “탈시설에 있어 발달장애인과 신체장애인의 지원은 차별화돼야 한다. 주거 필요성에 따른 발달장애인 개개인의 거주선택권이 보장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대상자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지속가능한 정책 마련 없이 획일적인 탈시설 정책이 시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장, 김주현 원광보건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 고광현 서울시장애인복지과장, 이민우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석해 현 장애인 주거복지 정책의 현실적 문제점을 짚어보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논의했다.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장은 “장애인 거주 시설을 인권 침해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무턱대고 시설을 폐쇄하자는 것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요양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오히려 부모 사후에 혼자 남게 될 노령의 장애인, 질병으로 인해 요양이 필요한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곳이 절실하고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주거 다양화풠! D 시설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고광현 서울시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 당사자의 개별적 여건에 따라 주거선택권을 보장하는 장애인거주시설 환경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시설거주 장애인들이 그 안에서 사생활을 보장받고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정형 거주환경 조성 ▲고령발달장애인 전담 돌봄 유니트 설치 ▲지역사회 동참 프로그램 활성화 ▲합리적인 시설 관리운영비 지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주현 원광보건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장애인의 맞춤형 복지를 위해서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영역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장애인들의 특징에 맞춰 맞춤형으로 재활을 접근해야 한다”며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은 경제적 도움과 간헐적인 돌봄서비스가 필요하고, 자립이 불가능한 장애인이라면 안전한 시설에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복지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변호사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들어가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나, 탈시설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 없이는 탈시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이상이 실현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는 “현재 ‘탈시설’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문제가 장애인거주시설의 폐지와 유지 등 이원론으로 양분되어 갈등하고 있는 가운데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토론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이 수립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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