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시술소 앞 기도하던 英 운동가, 세 번째 기소 끝 벌금형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총기 범죄’ 단속도 잘 못하면서, ‘침묵 기도’ 단속에 진심?

▲이사벨 본-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이사벨 본-스프루스. ⓒADF International

영국에서 낙태 반대 운동가가 낙태시술소 인근 ‘완충구역’ 내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벌금이 부과된 가운데, 경찰의 우선순위에 의문이 제기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an-Spruce)는 낙태 시술소 완충구역에서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최근 벌금을 물게 됐다. 그녀는 앞서 같은 혐의로 두 차례 체포 후 기소됐으나 모두 기각됐었다.  

영국의 경우, 낙태시술소 반경 150m 이내의 완충구역에서 여성에게 (낙태에 대한) 정보나 지원을 제공하거나 기도를 하는 행위, 지지 또는 반대를 표현하는 행위는 범죄로 간주된다.  

본-스프루스를 지지하는 영국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ADF UK)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그녀에게 태아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는지, 낙태 반대 또는 지지 단체의 회원인지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스프루스는 최근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는 ‘표현되지 않은 생각은, 국가의 견해와 일치되지 않더라도 결코 불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시급하게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서 최악의 시기를 맞이할 수도 있는 여성들을 위해 평화롭고 조용하게, 눈에 띄지 않게 기도했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것이 이번이 세 번째”라고 했다.

그녀는 “완충구역 규제는 이미 나를 비롯한 다른 이들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여성들에게 상담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당국은 이제 우리가 이 여성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만들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생각 때문에 누군가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지독한 오웰식이며, 영국이 보호해야 할 자유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며칠 전에는 패트릭 파크스(Patrick Parkes)라는 기독교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기도하다가 경찰로부터 “계속 기도하면 벌금을 물릴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고, 또 다른 시민은 이 사건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영국 자유수호연맹은 지난 8월 영국의 버밍엄의 총기 범죄가 86% 급증하면서 런던을 앞질렀다는 보도와 관련, 경찰 업무의 우선순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9월 버밍엄 의회는 파산을 선언했으며, 완충지대에서의 침묵 기도에 대한 기소는 의회의 재정 지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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