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여성, 무신론자 거쳐 기독교인 된 사연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네덜란드와 미국 국적의 정치인이자 활동가인 아얀 히르시 알리

▲아얀 히르시 알리. ⓒ아얀 히르시 알리 X(구 트위터)

▲아얀 히르시 알리. ⓒ아얀 히르시 알리 X(구 트위터)

무슬림 배경의 아얀 히르시 알리(Ayaan Hirsi Ali)가 자신이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사실을 알리며, 무슬림에서 무신론자로, 무신론자에서 궁극적으로 기독교인이 된 여정을 소개했다.

소말리아 태생으로 네덜란드와 미국 국적의 정치인이자 활동가인 그녀는 이슬람권의 여성 탄압 옹호에 대한 비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슬람에서 무신론자로 전향한 바 있다. 

그녀는 ‘언허드’(UnHerd)에 게재된 자서전에서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의 1927년 강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접하며 위안을 얻었고, 종교적 교리로 인해 주입된 두려움에서 벗어나 무신론자가 되었다”면서 “두려움에 뿌리를 둔 종교에 대한 러셀의 견해가 내 경험과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버트런드 러셀이 전미세속주의협회사우스 런던 지부에 자신의 책을 전달한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어느 날, 내가 그  책을 읽을 때에는 이후 내가 정반대의 제목으로 글을 쓸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히르시 알리는 9/11 테러 이후 이슬람의 이름으로 행해진 공격의 정당성에 의문을 가지면서, 이슬람에 대한 환멸이 들기 시작했다고.

나이로비에서 10대를 보냈던 그녀는 무슬림형제단의 영향을 받았다. 이 시기 이슬람은 종교적 관습을 엄격히 고수하고, 비무슬림, 특히 유대인에 대한 뿌리 깊은 경멸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그녀는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와 같은 무신론자들을 통해 무신론을 접하게 됐고, 이는 과거의 신념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히르시 알리는 자신이 서구 문명이 직면한 도전들에 대한 광범위한 관심 때문에 기독교로 돌아섰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통합 세력을 추구하는 촉매제로서 권위주의 정권, 글로벌 이슬람주의, ‘우오크’ 이데올로기의 위협 등을 꼽는다. 그녀의 관점에서 기독교는 인간의 생명, 자유, 존엄성을 유지하는 가치와 전통의 바탕을 제공하고, 그녀가 무신론과 연관시켜온 분열에 맞선다.

보수적인 기독교 철학자 로버트 조지(Robert George)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 전, 버트런드 러셀의 저술의 영향으로 그녀는 무신론자가 됐다. 그녀는 무신론이 영리하고 정교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똑똑한 사람들이 무신론을 믿었다고 한다. 그것은 합리성과 시민 자유의 세계로 가는 길이었다. 히르시 알리(Hirsi Ali)가 그러한 잘못된 길을 택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이제 그녀는 그것이 실제로 잘못된 길이며, ‘더 훌륭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썼다.

히르시 알리는 또 영적인 위안과 삶의 의미에 대한 개인적 탐구를 통해 기독교를 수용하게 됐다.

그녀는 “무신론이 하나님의 구멍을 남겼고, 이는 비합리적 이데올로기의 부상과 서구 가치의 침식을 초래했다”며 “기독교가 이슬람의 그것과 유사하게 사람들을 동참시키고 동원할 수 있는 통일된 이야기와 기초적인 텍스트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5년 ‘내셔널프레스클럽’(National Press Club)에서 그녀는 “무슬림이 정말 자신의 종교에 평화로운 개혁을 가져오고 싶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5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무슬림들이 꾸란과 하디스를 인간 노력의 창조물, 잠재적으로는 신의 영감을 받은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메카 이후도덕적 지침자로서의 무함마드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에 도전한다.

둘째 무슬림이 죽음 전의 삶보다 죽음 이후의 삶을 우선시하는 방식이 변화되어야 한다. 그녀는 현세의 삶을 더 가치 있게 여기도록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셋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슬람국가(IS) 테러단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샤리아 법은 이슬람 문화에 널리 퍼진 폭력과 억압에 대한 책임이 있다.

넷째, “옳고 그름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철폐해야 한다. 이 원칙은 샤리아 법을 위반했거나 무함마드에 무례를 행한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한 개인을 처벌하는 경우처럼 경계심과 폭도의 정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지하드를 성전으로 보는 개념을 종식하고 대신 평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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