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33년간 어떻게 감정을 다스리고 표현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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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동정, 분노, 기쁨

우리 주님의 감정생활
B. B. 워필드 | 조계광 역 | 개혁된실천사 | 124쪽 | 9,000원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

성경은 명백히 예수님의 인성을 인정한다. 그래서 누구든지 그것을 부정하면 이단으로 정죄받는다. 사도 요한은 거짓 선지자가 적그리스도의 영에 따라 미혹하는 말을 분별하라고 경고하면서,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요일 4:2-3).

그런데 예수님이 육체로 오셨다는 말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사람들 각자의 생각이 무척 다르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이 국가정보요원처럼 과묵하고 감정 표현이 거의 없으며 지극히 내향적이었다고 생각하는 한편, 어떤 사람은 예수님이 술 먹는 자리에 늘 함께하면서 호탕하고 농담도 잘하시고 사람을 잘 사귀는 외향적인 타입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사실 성경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은 예수님이 완전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한다. 그분은 허기와 갈증, 피로를 느끼셨다. 육체적 고통을 당하셨고 죽음도 맛보셨다. 즐거워하셨고 자주 기뻐하셨다.

고통 중에 있는 자들을 보며 애통히 여기셨고, 죄에 노예가 된 상태에 빠진 자들의 어리석은 선택을 보시면서 불쌍히 여기셨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져보았고 그분의 음성을 들었고 눈으로 그분의 삶을 지켜봤다. 아무도 그분을 유령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단순한 인간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아버지 하나님의 충만한 영광을 육신에 입고 오신 그들의 주요 하나님이셨다.

제목부터 참 매력적이다. <우리 주님의 감정생활: The Emotional Life of Our Lord>. 저자는 더욱 매력적이다. B. B. 워필드.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 결심한 순간부터, 당시 거대한 자유주의 신학의 파도를 거스르며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 복음주의 신학을 지켜낸 미국 최고의 신학자이다(1851-1921).

이 책의 서문을 쓴 싱클레어 퍼거슨은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보화’와도 같다. 우리 주님의 다양한 감정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쉽게 간과하는 주제다. 그로 인해 그들은 복음의 필수 요소 가운데 하나를 스스로 놓쳐 버리는 잘못을 저지른다. 우리 주님은 참된 인간이시다. 그분은 우리와 같이 되셨지만 죄는 없으시다(11쪽).” 퍼거슨은 칼빈 이후 이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한 연구서로서는 이 책이 최초라고 말한다.

워필드는 특별히 주님의 동정심(긍휼하심), 분노(공의로우심), 기쁨에 주목한다. 복잡미묘한 인간의 감정을 모두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성경이 자주 언급하는 주님의 감정을 꼽은 것 같다. 그리고 각각의 감정은 우리처럼 절제되지 못한 형태로 나타난 적이 없다. 또 하나님의 성품을 거스르거나 선하신 계획에 반항하는 모양으로 표출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감정과 같아 보이면서도 매우 다르다.

우리는 이성과 감정과 의지 모두가 타락한 존재로 살아가기 때문에 강한 감정 자체를 죄로 착각하거나, 반대로 느끼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면죄부를 쉽게 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감정생활은 우리에게 새 사람의 본을 제시하고 동시에 참된 위로를 건네준다.

▲십자가를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힘써 기도하시는 예수님. ⓒfreebibleimages.com

▲십자가를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힘써 기도하시는 예수님. ⓒfreebibleimages.com

우리는 주님처럼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야 한다. 우리는 불의를 볼 때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구하고, 적어도 내가 책임지는 삶의 영역에서 불의를 몰아내야 한다. 우리는 또한 기뻐해야 한다. 범사에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고 그분의 약속을 바라보며 기뻐해야 한다.

이런 감정생활은 우리가 스스로 영위해 나가야 하는 삶이 아니라, 우리 앞서 보이신 주님의 감정생활을 뒤따르는 것이다. 주께서 하셨으니, 그분의 영으로 새사람이 된 우리도 주를 닮아가면서 그렇게 살 수 있다. 우리가 연약하여 실패할 때마다, 그러니까 절제되지 못한 감정을 표출하거나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정적인 태도를 취할 때마다, 주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가 조절하지 못한 감정의 강력한 힘을 경험해 보셨고, 이기셨다는 사실에 참된 위로를 얻을 수 있다.

개혁된실천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기독교 고전 소책자 시리즈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①짧은 역사적 글의 보존 ②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 영적 자원 전달.

<우리 주님의 감정생활>은 이 목적들처럼 보존할 만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독자에게 우리 감정을 누구보다 잘 위로해주실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심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님처럼 감정을 품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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