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생명윤리세미나 개최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생명윤리세미나가 ‘마약 중독 어떻게 볼 것인가? -의학적·신학적 관점에서’를 주제로 17일 충현교회 베다니홀에서 개최됐다.
환영사를 전한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은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통증 완화와 정신과 치료 등에 이용되는 의학적 이용 이외의 마약은 중독을 발생하게 된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각종 합성마약의 출현은 인간에게 유용한 이용보다는 인간의 극단적인 쾌락 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에서도 통증 완화를 위해 극히 제한적으로 처방되어야 하는 마약을 처방한 의사를 중징계하는 사례, 의료용이 아닌 목적으로 이용하여 사회적 무리를 일으킨 뉴스를 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찍이 기독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몸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건강과 신앙을 해치고 사회와 국가에 피해를 주는 마약 퇴치를 위해 앞장서 왔다”며 “1919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신도들에게 치료 목적 외에 아편을 흡연하고 매매하는 자에 대해 교회 차원에서 개입해 지도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마약 퇴치 운동을 이끌었고, 평양 결백회 강연회에서는 아편을 먹는 일, 아편 침을 맞는 일을 포함한 12개 항목을 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1924년 조선여자기독교 청년절제회는 전국 지회를 통해 마약 퇴치를 위한 강연회와 가두행진 등의 활동으로 아편 중독으로부터 민족을 지켜내는 애국애족 활동을 전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급증하는 각종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 2023년 하반기 생명윤리세미나 주제를 ‘마약 중독 어떻게 볼 것인가?’로 정했다. 세미나를 통해 마약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의학적·신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며 “마약 중독에 대한 신학과 의학의 전문적인 지식과 지혜가 사회 전반에 전해져서 가정과 사회와 나라가 마약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날 류현모 교수(서울대 치과대학,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민성길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이상원 교수(전 총신대학교, 상임대표)가 각각 ‘마약중독: 어떻게 볼 것인가? - 의학적 관점에서’, ‘환각체험은 영적 체험인가?’를 주제로 발제했다.
민성길 교수는 “마약중독은 정신장애로, 신체적·정신적 증상과 합병증이 심각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마약 남용자는 많고,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빈부격차가 많은 곳에 물질 남용이 많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마약은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켜 왔다. 물질사용은 사회에 대해 파괴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모든 국가에서 법과 제도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민 교수는 구체적으로 “마약에 중독될 경우 뇌 변연계 기능이 전전두엽의 통제를 벗어나, 정신혼동, 기억상실, 폭력성과 공격성 증가, 지각장애, 편집증, 해리상태 야기, 식욕상실, 환각, 착각, 섬망, 망상, 우울증, 불안감, 근육 마비, 호흡마비, 인체조직 및 혈관 파괴, 인체 회복능력 파괴, 상처 회복 장애, 피부 탄력 감소뿐 아니라 자율신경계 항진으로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조기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아울러 개인적 신체 장애, 정신 건강 장애, 사회 부적응(실직 등)을 넘어 불법거래와 범죄 연류, 사회경제적 파탄 등 사회적으로 경제적 부담, 사고와 범죄를 가중시키고, 사회 윤리 체제를 붕괴하는 등 당장의 해악을 끼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2020년대에 마약 오남용 사망 사건이 폭증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120만 명이 마약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18-45세 청장년층의 사망원인 1위가 펜타닐일 정도다. 2014년 4,697건에서 2020년 무려 117,045건으로 증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좀비 묵시록’이 펼쳐진다는 비유의 뉴스도 보도됐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대해서는 “1957년 마약법, 1976년 대마관리법, 1979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이 제정됐고, 청소년을 중심으로 본드, 부탄가스 등의 흡입제 남용 문제로 1990년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제정됐다. 이후 2000년 법률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제정-부분 개정됐다”며 “펜타닐의 경우, 해외에서 불법으로 제조된 펜타닐이 아닌 의사가 처방한 펜타닐을 빼돌리는 식으로 불법 유통이 발생했고, 처방을 받기 쉽고 가격이 저렴하고 투약이 간편해 청소년층에서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민 교수는 “쾌락 추구에서의 인간의 과학기술적 창의성은 궁극적으로 인류 문명 멸망을 초래할 것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쾌락의 뇌 기전은 충동적·생물학적이다. 중독의 생물학적 치료 과정은 어렵다. 환자는 협조를 하지 않고, 재사용의 유혹을 이기기 어려워한다. 따라서 치료는 거의 강제적·입원치료로 이루어진다. 의학연구와 기술로서 인간은 멸망의 길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며 “치료의 한 큰 원칙은 예방이다. 의사들은 약물 처방을 평소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사용자의 의도와 결과에 따라 물질 사용은 합당한 사용 또는 독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이 문제”라며 “성숙한 기독교적 인격이 훈육되어야 한다. 종교성은 젊은이의 불법 마약 남용을 막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 때 기독교계가 금주·금연 등을 내용으로 절제운동을 진행해 왔고, 해방 후 부흥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상원 교수는 “마약흡입을 통하여 만나는 환각체험을 영적인 신비 체험으로 정당화하고자 시도하는 문헌들은 사람들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건강을 망가뜨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종교 및 신앙생활까지도 혼란 속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또 이는 마약흡입의 부작용을 의료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마약흡입을 통한 환각체험이 거짓된 영적인 신비체험임을 밝히고 동시에 진정한 영적인 신비체험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일은 마약흡입의 부작용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며 “환각체험을 영적인 체험으로 오해하는 마약흡입자에게서는 두 가지 세계관이 확인된다”고 했다.
그는 “첫째, 마약흡입자는 삶이 주는 고통을 피하고 쾌락 또는 행복을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마약흡입자에게 있어서 무고통, 그리고 제한 없는 쾌락과 행복은 최고선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인간은 인간의 삶에서 어느 정도의 고통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때로는 고통을 받아들이며, 또한 쾌락과 행복이 좋은 것이지만 지나친 쾌락과 행복은 오히려 인간을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임을 알기에 쾌락과 행복 추구를 적절한 도덕적 통제 안에 두는 법을 안다”고 했다.
또 “둘째로, 이 마약흡입자에게서는 종교의 자리 혹은 영적인 세계의 자리를 인간의 주관적인 정신 안에 나타나는 실체가 없는 상에서 찾는 세계관이 확인된다. 마약은 인체에 들어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영향을 미쳐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을 과도하게 분비하게 만들고, 이로써 비정성적인 강도의 쾌감과 행복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물질이다. 이때 겪는 환각상태는 실체가 없는 가상현실과 같이 잠시 떠오르는 착란현상에 불과하며, 현실적 실재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특히 이성의 능력이 손상되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감정적이고 직관적으로 느끼는 병리상태다. 환각의 체험은 인체 내부의 신경전달물질의 비정상적인 조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에 등장하는 영적인 체험 가운데 하나인 이상은 신경전달물질의 조작이나 심리적인 조작으로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떠오르는 현상이 아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이 손상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험자의 주관적인 상태와 무관하게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객관적인 사건으로서, 환각체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진정한 영적 체험은 객관적으로 살아계신 하나님, 성령의 실질적인 능력에 의하여 체험할 수 있는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현실”이라며 “성경기자들이 본 것은 이성을 포함한 신체와 정신의 기능들이 모두 명료하게 작동하고 있는 건강한 상태에서 주관적인 신체나 마음의 상태와는 완전히 별도로 외부로부터, 곧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객관적인 상”이라고 했다.
그는 또 “환각체험을 할 때 마약흡입자의 신경계가 고장 나서 단순히 정신착란 현상만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마약을 흡입하는 사람의 마음은 귀신이 머물러 놀기에 최적의 놀이터다. 성령에 의하여 진행되는 진정한 영적인 체험은 아니지만, 악한 영인 귀신이 개입하여 영적으로 미혹시키는 체험”이라며 “환각의 체험은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왜곡된 체험”이라고 했다.
그는 “마약류의 약재는 그 자체는 선한 것이지만 이 약재 자체가 지닌 위험한 독성 때문에 말기 환자와 같은 특정 질환의 통증을 임시적으로 가라앉히기 위한 진통제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일시적인 신경안정제 등의 용도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약재”로 “마약계열의 약재들은 이 과정에서 인체의 신경전달물질 생성과정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오며, 신체와 정신의 파멸에 이르게 된다. 마약계열의 약재들은 신경계통에 돌이키기 어려운 손상을 가하고, 몸의 기능들을 제어하는 기전을 파괴함으로써 하나님의 형상의 중요한 핵심요소를 망가뜨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약중독자에 대한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의학적 치료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나 이 치료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응급조치일 뿐이다. 진정한 회복치료는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능력인 복음의 능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성령의 실질적인 충만한 능력은 마약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어떤 힘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소개해야 한다.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는 진정한 행복의 세계인 하나님의 나라가 역사 안에서 마음속에 실질적으로 임하고 몸까지도 실질적으로 부활하여 실질적인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되며, 이 행복은 마음의 상으로 잠시 정신착란에 빠져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한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토론은 이명진 운영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문미성 목사(운영위원), 최다솔 회장(한국청년생명윤리학회), 정소영 대표(세인트폴세계관아카데미), 류현모 교수, 최화숙 목사(은혜와사랑의교회, 운영위원)가 지정토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