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전도사 550명에게 물었다
전도사들은 거의 MZ… 특성 인정해야
‘담임목사 성품과 능력’ 가장 중요시해
사례비 적어도 ‘배울 수 있는 기회’ 관심
‘MZ 세대’에 해당되는 전도사들은 적은 사례비에 힘겨워하면서도 ‘담임목사의 성품과 능력’과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 지용근)가 최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550명 전도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 한국교회 트렌드 조사 : 전도사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5월 12일부터 31일까지 연구소 회원과 ‘전도사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도사의 1주일간 교회 사역일 수에 관해 물은 결과 평균 3.6일로 1주일 중 절반 가량이었으며, 주 담당 부서는 대부분(82%)이 ‘교회학교’였고, 담당 부서로는 ‘초등학교 담당’이 가장 많았다. 사역 만족도는 ‘만족(매우+약간)’ 58%, ‘보통’ 30%, ‘불만족’ 13%였으며, 이는 담임목사의 목회 만족도 64%에 못 미쳤다.
사역 만족의 이유는 ‘목회가 나의 길이라는 확신(31%)’과 ‘사역의 즐거움(29%)’ 요인이, ‘불만족 이유’는 ‘담임목사의 태도/성품 실망, 인간적 갈등(22%)’을 가장 많이 꼽혔다. 그 외에 ‘업무가 너무 많아서’, ‘목회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서’ 등이 있었다.
전도사 사역의 가장 어려운 점은 ‘사례비 부족(32%)’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전도사 고유의 사역 외에 교회의 다른 일도 해야 해서’, ‘너무 많은 업무’, ‘상급자(담임/교육목사)’, ‘학업과 병행’ 순이었다.
전도사가 교회에서 받는 월평균 사례비는 어느 정도일까? 평균 108만 원(사례비 101만 원+장학금 7만 원)으로,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면 하루 8시간 주 3.5일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례비 만족도는 오히려 절반 이상(53%)이 ‘충분하다’(매우+약간)고 답했으며, 사역 만족도가 높을수록, 가족의 경제 수준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컸다. 전도사 4명 중 1명 이상(27%)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평균 118만 원).
전도사 사역은 목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줬을까? 56%는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고 응답했으나,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거나(36%)’, ‘포기했다(8%)’는 답변도 44%로 절반 가까이 됐다. 상당수가 전도사 생활이 오히려 목회 선택에 방해가 된 것이다.
적은 사례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역 교회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담임목사 성품과 능력(59%)’을 꼽았다. ‘집·학교에서의 거리(12%)’, ‘사례비와 장학금(11%)’, ‘교회 규모/지명도(6%)’는 생각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목사의 고려 요인(담임목사의 성품과 능력 41%, 목회를 배울 수 있는 곳 32%)과도 일맥상통했다.
신학을 시작했을 때 생각한 진로는 목회 및 신학교 교수(43%), 기독교 단체(18%) 순이었고, 16%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고 답했다. 전도사의 67%는 목사 안수 의향이 있었지만, 33%는 의향 혹은 확신이 없었다. 그 이유로는 목회 아닌 다른 기독교 사역(20%), 목사로서 소명에 대한 확신 없어서(19%), 목사로서 힘든 삶을 살 자신 없어서(14%) 등이었다. 78%는 목사 안수 후 이중직의 가능성도 열어 뒀다.
이는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과도 연관이 있으며, 담임목사에게 교육전도사 지원자 상황을 물은 결과 88%가 지원자가 없다(아예 없음+적다)고 답했다. 부교역자의 사역 기피 이유에 대해 전도사(39%)와 부목사(49%)는 경제적 여유/적은 사례비를 꼽은 반면, 담임목사는 ‘사명감 부족’도 높게 선택해 인식 차이를 보였다.
교육전도사를 구하기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전도사’ 당사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전도사’ 절반 이상(57%)이 ‘자기가 원하는 수준/조건의 교회에서만 사역하려고 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전도사 사역 자체를 기피한다’는 사역 자체에 대한 거부도 26%나 됐다. 그렇다면 전도사 구인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도사의 경우 ‘사례비/장학금 인상(42%)’을, ‘담임목사’는 ‘전도사에 대한 관심과 존중(33%)’을 각각 1순위로 응답했다.
연구소는 “전도사 대부분은 MZ세대에 속한다. 독립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세대 전도사들은 담임목사 혹은 교육목사의 권위주의적·비합리적 태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과거의 경험으로 전도사를 바라보지 말고 이 세대의 생각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했다.
이어 “전도사는 담임목사의 영성, 인간적 성품, 목회 태도, 목회 방법 등을 가까이서 보고 배운다. 부교역자들이 대형 교회에서 사역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라며 “사례비를 적정하게 책정하되 적은 사례비를 받더라도 즐겁게 사역할 수 있고 담임목사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면 전도사들은 기쁘게 사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