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성전(聖殿)을 정화(淨化)하신 예수(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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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논구 시리즈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VI. 신약의 성전: 예수의 몸

유대인들은 예수의 말씀: “내가 삼일 만에 이 성전을 지으리라” 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를 힐난한다: “이 성전은 사십육 년 동안에 지었거늘 네가 삼 일 동안에 일으키겠느냐”(요 2:20). 예수의 이 말씀은 자신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서 새 성전을 지으실 것을 공포(公布)하신 것이다.

헤롯 왕은 주전 20년/19년에 화려한 성전 확장공사를 시작하여 실질적으로는 예루살렘 성전을 새로이 건축하였다. 46년간이나 걸렸다. 그러므로 이 사실을 아는 유대인들에게 예수의 말씀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허튼 소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복음서 저자 요한은 “삼일만에 성전을 일으키리라”는 예수의 말씀을 영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었더라”(요 2:21-22).

이 성전 정화 행위는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과의 연관 속에서만 바르게 해석되어 질 수 있다. 복음서 저자 요한은 성전이란 예수의 몸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성전인 예수를 헐어 버리고자 했다. 말하자면, 성전이신 예수를 죽이고자 했다. 몸을 지니신 예수는 십자가 상에서 돌아가셨다. 그러나 그는 장사된지 사흘 만에 다시 사셨다. 대속적 죽음을 통해서 예수는 그의 몸으로 새로운 성전을 지으신 것이다. 몸을 지닌 예수는 부활 하신 후, 성령의 임재 안에서 새로운 성전이 되신다. 이제 신령한 성전이신 예수(교회)는 우리가 하나님 만나는 처소가 된다. 사도 요한은 그의 계시록에서 하나님 나라에서는 더 이상 보이는 성전이 필요없게 되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과 어린양이 스스로 성전이 되시기 때문이라고 하나님의 장막이 인간과 함께 거하는 종말론적 사건을 증언한다: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계 21:22).

VII. 성도(聖徒)의 몸인 성전

나사렛 예수는 제자들에게 다른 보혜사인 진리의 영을 보내어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복음서 저자인 요한은 예수의 말씀을 전해 주고 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 14:16-17). 예수가 보내실 다른 보혜사란 ‘희랍어 ’파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 parakletos)로서 ”변호사/조력자”를 의미한다. 다른 보혜사는 위로자(comforter)이다. 예수는 그가 부활하신 후에 위로자인 성령을 보내어 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에 따라서 오순절 이후에 믿는 자의 마음 속에 위로자 성령을 보내어 주셔서 신자들의 마음 속에 내주하고 계신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모신 신자들의 몸이 하나님의 성전(聖殿)이라고 하였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신자들에게 보이는 성전이 아니라 성령의 전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전 6:19). 신자의 몸이 성령의 전인 것은 “주와 합하는 자는 한 영”(고전 6:17)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신자의 마음 속에 인격적으로 내주하기 때문이다.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20).

여기서 사도 바울은 보이지 않는 교회를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가보면 헤롯의 성전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예수께서 성전 정화하신 사건 이후 40년만에 역사적으로 예루살렘 성전은 주후 70년 로마군에 의하여 훼파된다. 그 후로 돌로 지어진 성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옛날 성전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이슬람이 세운 황금 성전 모스크(mosque)이다. 그리고 훼파된 성벽의 일부에서 유대인 방문객들이 종이 쪽지에 기도문을 써서 성벽 틈에 밀어 넣은 장면이 보인다. 보이지 않으신 하나님은 더 이상 가시적 성전 속에 계시지 않으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기독교 복음의 전파를 통하여 복음자체 이신 그리스도는 신자들의 마음 속에 영으로 내주하심으로써 성전을 이루고 계신다.

VIII.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유럽교회: 한국 등 제3지역에서 성장하는 교회.

기독교 이후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2천년 역사를 지녀왔던 유럽지역의 교회당은 폐쇄되거나 이슬람 모스크나 세속 상업용 건물 등으로 변모하고 있다. 서부 유럽에는 신도들의 수가 급감하자 폐쇄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교회당이 수백 개에 이른다. 특히 덴마크와 영국의 시골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 당국이 재정을 지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서 오래된 교회 건물은 도서관이나 문화 공간으로 용도 변경하여 어떤 건물은 상업적 용도로 탈바꿈 되기도 한다.

영국 국교회(성공회)에서는 매년 약 20교회가 문을 닫으며, 덴마크에서는 매년 200개의 교회들이 용도가 변경되거나 사용되지 않게 된다. 독일의 천주교회는 지난 10년 간 515개의 교회가 폐쇄되었다. 교회 폐쇄가 가장 심한 유럽의 국가는 네덜란드이다. 네덜란드의 천주교 지도자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전체 천주교회 1,600개의 2/3 정도가 수명을 다할 것이며, 4년 이내에 700개의 개신교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덜란드는 동성애 허용 등 각종 세속주의와 인본적 자유주의가 득세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20세기 초반만 해도 헤르만 바빙크, 아브라함 카이퍼 등이 주도된 개혁주의 정통주의가 교회와 사회를 이끌었으나 오늘날 인본적 자유주의가 교회와 사회를 지배하기에 이르런 것이다. 유럽교회가 사양(斜陽)길을 가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교회가 가진 영성의 쇠퇴다. 교회 안에 동성애, 혼외정사 허용, 종교다원주의, 세속주의가 들어오면서 이에 많은 신자들은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유대교는 아직 굳건하며, 이슬람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무슬림 국가들에서 들어오는 이주민들의 증가로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유럽의 무슬림 비율은 1990년 4.1%에서 2010년에는 6%로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8% 정도로 높아지고 그 수는 5,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는 이러한 유럽교회의 쇠퇴현상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시적 교회는 조직화된 교회로서 그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단체나 조직이나 국가도 그 수명이 있고 그 수명이 다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유럽의 가시적 교회가 세속화 됨으로써 교회의 영성이 상실되고 이 가운데 신자들도 기독교를 하나의 문화와 생활방식으로만 이해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비가시적 교회는 시대와 공간을 너머서서 영원히 지속한다. 비가시적 교회는 성령과 말씀이 지배하는 신령한 공동체다. 지구촌 북반구에 속한 유럽과 미국에서 쇠퇴한 교회는 오늘날 지구촌 남반부 지역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지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가시적 교회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비록 탈성장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하나 세계적으로 메가처치(mega-church)가 7개나 있다. 교회의 주인이신 성부, 성자 성령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만이 쇠퇴하지 않고 썩지 아니하시고 영원히 계시고 통치하시기 때문이다.

IX. 새 하늘과 새 땅의 성전

요한복음의 저자인 요한은 그의 계시록에서 다시 성전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요한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이루어지는 성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요한은 종말론적으로 다가오는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본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준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계 21:1-2). 이 종말론적인 새 하늘과 새 땅에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다.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하나님은 인간 가운데 거하신다. 하나님이 거처를 인간의 거처 가운데 정하신다.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계 21:3).

종말론적 현실에서 새 예루살렘 안에 성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요한은 증언한다: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계 21:22). 하나님과 어린 양 그리스도가 성전이시기 때문이다. 해와 달도 필요없다, 하나님과 어린 양 그리스도가 새 하늘과 새 땅의 등불이 되시고 하나님의 영광이 온 누리에 편만하기 때문이다. “그 성은 해나 달의 비침이 쓸 데 없으니 이는 하나님의 영광이 비치고 어린 양이 그 등불이 되심이라”(계 21:23). 지상의 성전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모형일 뿐이다. 지상의 성전은 성전 자체이신 하나님을 나타내는 상징일 뿐이다.

X. 종교의 완성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옛 예루살렘 성전이나 신약의 교회당은 하나님의 임재의 처소였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이후 그의 성령을 보내어 주신 이래(以來) 하나님은 이제 그의 성도들의 마음 속에 내주하신다. 그러나 바울은 아직도 우리는 하나님을 희미하게 본다고 말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 13:12). 세상의 종말에 이르러 우리는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여 보며, 주님이 우리를 아신 것처럼 우리도 주님을 알게 된다. 이 장면을 계시록의 저자 요한은 계시록 21장에 환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새 하늘과 새 땅에는 성전이 없다: “성 안에서 내가 성전을 보지 못하였으니 이는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및 어린 양이 그 성전이심이라”(계 21:22).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종교는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상의 성전이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을 만난다. 그 때 하나님의 장막이 인간들 가운데 계셔서 하나님이 친히 인간들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계 21:3). 그 때 우리는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여 보게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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