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대회 준비하는 한국교회에 제언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 담임)가 “로잔운동은 시대적 아픔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복음의 변함없는 텍스트인 성경에서 찾으려 했다”며 “로잔운동이 초기의 마음을 유지한다면 그 역사는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로잔위원회 이사이기도 한 최 목사는 최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로잔 평신도 지도자 컨퍼런스’ 설교자로 나서,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자’라는 주제의 설교를 통해 내년 9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를 향해 이 같이 권면했다.
그는 “빌리 그래함(Billy Graham)과 존 스토트(John Stott)가 중심이 된 1974년 로잔대회의 본래 명칭은 제1차 세계복음화국제대회였다”며 “어떻게 하면 전 세계에 복음을 증거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세계 리더들이 모였다. 50주년 희년을 맞는 내년, 이를 기념하는 역사적인 대회가 한국 송도에서 열리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로잔,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
시대의 아픔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성경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
첫 마음 유지하면 로잔은 계속될 것
고린도전서 2장을 본문으로 한 그는 “사도 바울이 붙든 목회 철학은 로잔운동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첫째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복음’이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했다. 그의 십자가 대속의 사건만이 우리를 죄에서 속량할 유일한 사건이고, 부활도 십자가 사건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잔이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한다면, 로잔운동의 생명력은 끝난 것”이라며 “다원주의, 세속주의, 인본주의, 자유주의, 근본주의 이 모든 것을 단 한 가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우월성으로 극복하고자 복음주의자들이 연대한 선교 연합 운동이 로잔이었다. 그렇기에 로잔은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인 복음이어야 한다”고 했다.
최 목사는 “둘째로 ‘성령의 권능이 나타난 복음’을 붙들어야 한다”며 “방대한 산업과 세속의 도시 고린도에서 바울은 심히 떨었지만, 그걸 극복한 것은 성령의 권능이었다.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종합하면 겸손과 정직, 단순성이다. 속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적과 기사가 아닌 성령의 역사를 통한 내적 변화다. 성령의 권능으로 속사람이 먼저 변화될 때 세계 복음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셋째로는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복음’이어야 한다”며 “바울은 너희 믿음의 사람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한다고 했다. 학식과 지식을 갖춘, 자랑할 것이 많은 바울이었지만, 엄청난 세계 복음화를 위한 목회 철학은 다메섹 도상에서 만난 예수 중심의 복음이었고,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삼으신 모든 계획은 아버지 하나님의 역사임을 고백했다”고 했다.
그는 “1961년 국제선교협의회(IMC)가 WCC에 흡수된 뒤,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에 의해 ‘선교는 토착민들의 책임이고, (기독교인들이) 더 이상 복음을 증거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알아서 하신다’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가 대두됐다. WCC는 1973년 방콕대회에서 ‘구원이란 인권에 대한 정치적 억압에 항거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이라고 했다”며 “1966년 시카고와 베를린 선교대회에서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지키지 못하고 복음이 가진 사회에 대한 관심을 올바로 심어주지 못해 자유주의와 근본주의를 양성한 책임’을 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잔선언을 입안한 존 스토트는 1968년 4차 WCC 모임을 본 후 ‘육신적 가난이나 기아에 대한 염려와 외침은 들렸으나, 복음화되지 못한 수백만의 영적 기아에 대해 염려하고 주를 거부하고 회개하지 않은 도성을 향해 우셨던 우리 주님의 눈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가 선교를 봉사적 관심 속에서 바라본다 할지라도 우리는 먼저 그리스도 중심적인 존재가 되어야 세상을 향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것은 복음의 우선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빵이냐 복음이냐’는 사탄이 던진 화두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 이를 두고 한국교회가 갈등했다. 주님은 복음을 증거하시며 빵도 더불어 주셨다. 같이 하면 안 되는 일인가”라며 “그러나 만약 이 균형이 무너졌을 때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선언을 로잔에서 채택했다. 나아가 복음의 우선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우선성을 제시하며 동시에 사회적 아픔에 교회가 같이 울어줄 수 없는가를 선교에 대한 정의로 함께 내렸고, 제1차 세계복음화국제대회가 개최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잔운동의 핵심은 기독교의 극단적인 두 요소, 비성경적인 근본주의와 비성경적인 자유주의를 배척하고 WCC로 인한 선교의 훼손을 회복해서 세계선교의 운동을 함께 연합해 이뤄나가자는 취지”라며 “WCC와 로잔운동의 가장 큰 차이점은, WCC가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교회 연합을 위해 포괄적인 방법을 사용해 다양한 신학을 받아들였다면 로잔은 성경적인 복음의 일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한 면에서 로잔운동은 1970년대에 존재한 시대적 혼돈과 아픔에 답한 것”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전 세계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울부짖음이 있다. 정치, 군사, 경제, 영적인 문제 등, 내년 로잔 50주년 대회(제4차 대회)는 시대적인 아픔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할 방법은 사도바울이 붙든 것과 동일하다. 1974년 로잔 선언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성경 외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만, 그럼에도 이제까지 복음주의 선언문 가운데 가장 포괄적이고 성경적이고 균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그는 “두 가지 이유다. 먼저는 당시 사회 상황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고, 시대적 아픔을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어려운 문제의 해답을 찾는데 복음의 변함없는 텍스트인 성경에서 그 혜안을 찾으려 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로잔을 비판하는 이들 가운데는 로잔의 선언문을 정확히 보지 않은 분도 있다. 선언문을 읽어 보면 모든 것들의 각주는 성경임을 알 수 있다. 과연 우리가 세상 한복판에서 외쳐야 할 복음은 무엇이고,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의 해답은 무엇인가. 어떻게 교단을 초월해 복음 안에서 서로 연합해 세계선교를 충성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균형을 가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로잔운동이 결코 완벽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니다. 저는 로잔운동이 한국교회에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믿고 기도하고 있다”며 “만약 로잔운동의 방향이 잘못된다면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운동을 일으키실 수 있다. 그러나 로잔 운동은 이제까지 인류 역사와 교회사 가운데 균형 있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초기의 마음, 하나님이 주신 첫사랑의 마음을 계속 유지한다면 로잔운동의 역사는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음의 본질’과 ‘복음의 최우선성’
전도 방법은 다양하지만 구세주도
복음도 오직 하나임을 확신해야
선교는 전도와 사회적 책임 포함해
복음으로 돌아갈 때 한국 깨우실 것
최 목사는 마지막으로 “얼마 전 로잔운동을 기대하며 아신대학교에서 7가지 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중요한 두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첫째는 ‘복음의 본질(로잔언약 4항)’”이라며 “로잔언약에선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보편성에 대해 ‘우리는 복음 전도의 방법은 다양하지만 구세주는 오직 한 분이시며 복음도 오직 하나임을 확신한다’고 말한다. 만약 여기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분명 선교를 위해 연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둘째는 존 스토트가 1975년 해설을 하며 붙였던 ‘복음의 최우선성’”이라고 했다. 존 스토트는 “선교라는 단어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세상 속으로 보내셔서 하라고 하시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상당히 포괄적 단어다. 그럼으로 선교는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포함한다. 둘 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섬기려는 사랑의 진정한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정말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이 시대적인 울부짖음 앞에, 시대의 요청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가지의 답은 ‘모든 다른 것은 배설물로 여기고 오직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 그리고 그것을 능력으로서 나타나게 하시는 성령의 권능, 그 모든 것을 계획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놀라우신 구원의 역사, 우리가 복음으로 돌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놀라운 로잔운동의 역사가 다시 한국교회를 깨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아가 우리가 부족한 가운데서 때론 핍박받고, 그 가운데 이룬 놀라운 선교의 역사를 전 세계와 함께 나눌 때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부흥의 역사를 허락하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