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인 납치 사건 90%, 나이지리아서 발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릴리스 인터내셔널, 관련 소식 전하며 적극적 보호 요청

▲기도하는 나이지리아 성도. ⓒ오픈도어

▲기도하는 나이지리아 성도. ⓒ오픈도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 납치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 기독교 단체가 “나이지리아의 취약한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최근 “보코하람, 서아프리카 지역 이슬람 국가, 과격화된 풀라니 극단주의자들을 포함한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기독교인들이 ‘취약한 납치 대상’로 여겨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북부와 중부의 기독교 공동체가 특히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Paul Robinson) 대표는 “테러리스트들은 만연한 납치와 살인을 통해 북부를 이슬람화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집에서 몰아내고 있다. 이들은 점점 더 남부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최근 나이지리아 북부를 방문해 공격을 받은 기독교인들을 만났는데, 그들 중 한 명인 먼데이 알리는 자신의 부재중 집이 풀라니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무장세력은 그의 부모를 살해하고, 형제자매 5명과 친척 14명을 납치했다. 그들은 몸값으로 2천만 나이라(약 3,200만 원)나 칼라시니코프 돌격소총을 요구했다고.

성노예로 잡혀 있는 여동생들과 통화한 그는 “여동생들은 몸값을 지불하더라도 납치범들이 결코 놓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들의 석방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성경을 읽으면 위로가 된다. 용서할 수는 있지만 일어난 일을 잊는 것은 참 어렵다. 내 여동생들이 풀려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데이비드 무사(David Musa) 목사도 납치된 뒤 석방을 위해 100만 나이라(약 164만원)의 몸값을 지불했음에도 그가 끝내 살해당했다고 이달 초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가 보도한 바 있다.

가톨릭 자선단체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CN)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나이지리아에서 5,200명의 기독교인이 납치됐으며, 올해 현재까지 23명의 성직자와 교회 직원이 납치되거나 살해됐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연구단체 ‘SBMIntel’은 2022년 39명의 가톨릭 사제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종교와 신앙 자유에 관한 영국 내 의회그룹’(APPG)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사건의 90%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로빈슨 대표는 “이러한 보고서들은 나이지리아가 세계적으로 납치의 중심지가 됐으며, 기독교인들을 그들의 땅에서 쫓아내려는 시도의 표적 삼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공격 중 일부는 강도와 불법 행위에 의한 것일 수 있으며, 일부는 기독교 지도자와 그 지역사회를 노리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이는 기독교인을 마을에서 몰아내고 범죄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몸값은 기독교 공동체를 더욱 빈곤하게 만들고, 그들의 땅에 머물려는 의지를 약화시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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