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47%만이 장례식 원해… “재정적 압박 때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유고브 새 보고서, 죽음과 임종에 대한 태도 변화 보여줘

▲국화.

▲국화.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죽음과 임종에 대한 영국인들의 태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테오스(Theos) 싱크탱크는 유고브(YouGov)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랑, 슬픔, 희망’이라는 제목의 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재정적 압박 때문에 영국인 중 47%만이 장례식을 원한다”면서 “이것은 중립적인 경향은 아니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슬픔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죽음을 밀어내려는 사회에서 장례식은 이것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고 했다.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보고서 서문에서 “죽음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나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우리 문화의 엄청난 변화는, 주변 사람들이 죽음이라는 물리적 현실로부터 점점 더 보호받게 되면서,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와 상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기억력이 부족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을 애도하고 싶어도 직접 애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회피하면 죽음과 임종에 대한 의미 있는 어휘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는 또한 많은 영국인들이 죽음을 접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 중 단지 15%만이 죽음을 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가능성이 더 높은 55세 이상 노인들 중에서도 사망 당시 누군가와 함께 있었던 사람은 54%에 불과했다. 이는 사별한 응답자의 경우 80%로 증가했다.

테오스는 “이 결과가 사람들의 대처 능력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조사했는데, 절반은 ‘슬픔’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 다음에는 ‘수용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46%, ‘두려움’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38%, ‘불안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35%였다.

예배 참석자들은 예배에 드물게 참석하거나 전혀 참석하지 않은 응답자들에 비해 ‘두려움’(자주 참석하는 응답자는 27%)과 ‘슬픔’(정기 참석자 중 37%)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칭 기독교인 5명 중 약 1명(19%)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때 희망을 느낀 반면, 비종교인은 9%만이 그렇게 답했다.

나의 장례식에서 어떤 요소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종교 지도자(11%)보다 세속 연설자(16%)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4분의 1 이상의 응답자가 침묵이나 성찰의 시간(27%)을, 5명 중 1명은 기도(19%)를 원했다. 위시리스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항목은 이야기나 헌사(52%), 인기 있는 노래(46%)였다.

사별 후 지원을 위해 신앙 공동체에 연락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 가족(72%)이나 친구(59%)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테오스는 “종교적 성향(특히 기독교적 성향)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이는 우리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사랑하는 이의 임종을 슬퍼하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에서 이것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죽음과 임종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편성하게 만들고 있다”며 “종교적, 특히 기독교적 성향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진화하고 있으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공식적인 장례식을 기피함에 따라, 비공식적인 성찰 공간에 대한 접근은 그 자체로 국가의 점점 더 중요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이는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확실한 현대적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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