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맞은 뒤 불태워져… 관련 영상 공유한 女는 구금 후 사형 위기
나이지리아에서 소셜미디어 채팅방에 종교적 신념을 드러낸 기독교 여학생이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이 사태를 비판하며 관련 영상을 공유한 여성이 18개월째 구금된 후 사형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소코토(Sokoto)에 있는 셰후 샤가리(Shehu Shagari) 사범대학에 다니는 데보라 사무엘 야쿠부(Deborah Samuel Yakubu)라는 여학생은 지난 2022년 5월 급우들에 의해 살해당했다.
학업 중 한 시험에 합격했던 야쿠부는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왓츠앱’ 채팅방에 “시험에 합격할 수 있게 도와 주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올렸다. 이를 본 남학생들은 야쿠부를 기숙사에서 끌고 나와 돌로 무참히 폭행한 뒤 불에 태워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끔찍한 테러 장면을 촬영했고, 해당 영상과 살인범의 얼굴은 서아프리카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에 엄청나게 퍼져나갔다. 야쿠부가 살해된 지 5일 후, 의료계 종사자인 로다 자타우는 바우치 주립 1차 의료 종사자들로 구성된 왓츠앱 그룹방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야쿠부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할 권리가 있음을 옹호했다. 그러자 동료들은 그녀를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했다.
자타우는 즉시 체포됐고, 구금된 후 당국에 의해 신성모독, 폭도 선동, 종교적 신념에 대한 모욕 혐의로 기소됐으며, 남편과 아이들은 강제로 집에서 도망쳐야 했다고 오픈도어는 덧붙였다.
당국은 자타우에게 “공동체의 평화를 교란하려는 의도로 예언자 모하메드(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내용의 영상으로, 심각하게 소란을 조장하고 지역사회의 평화를 갈라놓는 원인이 되었고, 많은 상점과 바우치주의 와지 지방 정부 지역에 있는 주택을 파괴하도록 이끌었다”는 혐의를 씌웠다.
오픈도어에 의하면, 그는 ‘신성모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법은 1999년에 샤리아 법을 채택한 북부 나이지리아의 12개 주에 존재하며 최대 처벌은 사형이다. 이 법은 나이지리아 헌법에 양심과 종교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음에도 공존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들이 가장 심한 박해와 차별에 직면하는 국가 중 하나로 오픈도어의 ‘2023 월드 와치 리스트’(기독교 박해지수) 6위에 올라 있다. 유럽연합과 유엔은 나이지리아 정부에 신성모독법을 폐지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국 오픈도어의 캐롤라인 더필드는 “로다 자타우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와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를 합법적으로 행사했다. 무분별한 살인을 비난하는 영상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기소를 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작 야쿠부의 삶을 앗아간 이들과 당일 살해 영상이 공유되는 것에는 아무런 조취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필드는 “북부 나이지리아의 소수종교인 기독교인들은 신앙에 대한 지속적인 차별과 높은 수준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는 신성모독과 다수 종교에 대한 모욕 등의 일상적인 비판도 포함된다”며 “살인자들에게 처리되는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면죄부 문화가 우려스러운 수준임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빈번하다. 2020년 나이지리아 카노주에서 무신론을 선언한 13세 소년이 신성모독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고, 국제적인 캠페인에 힘입어 결국 석방됐다.
수피 무슬림 출신의 22세 가스펠 가수 야하야 샤리프는 소셜미디어에서 수피 종교에 대해 노래한 혐의로 2020년에 수감됐다. 나이지리아 휴머니스트협회 회장인 무바라크 발라는 소셜미디어에서 이슬람을 비판한 혐의로 2020년 신성모독죄로 2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