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강철환 대표, 화성수용소 인권유린 실태 고발
10만 명 규모의, 북한 내 최대 수용소
요덕수용소 등에 비해 알려지지 않아
핵실험 숨기고자 인력 위주로 공사
“히틀러는 독가스, 김정은은 방사능”
북한에서 정치범으로 몰린 청년 수감자들이 핵실험 지하갱도에 맨몸으로 투입돼 방사능에 피폭되는 인권 유린을 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통해 본 북한인권 실태와 대책’ 국회포럼이 11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주최,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 주관으로 개최됐다.
북한인권 실태를 고발한 탈북민 출신 강철환 대표(북한전략센터)는 1959년 개설된 화성수용소에 대해 밝혔다. 강 대표는 “요덕, 회령, 개천수용소에서 탈출자가 발생해 국제사회에 회자되는 동안, 국제사회에 베일에 감춰져 있던 10만 명 수용 규모의 북한 최대 수용소가 화성수용소”라고 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1994년 북한 승호리 수용소가 해체된 이후 그곳의 1급 정치범 또는 가족들이 대거 화성수용소로 이주됐고, 2018년 요덕수용소가 해체되면서 그 생존자 대부분도 이곳으로 이주됐다. 그는 화성수용서에 대해 “생존 조건도 북한에 존재한 다른 수용소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했다.
고산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2006년 첫 핵실험이 만탑산 부분에서 진행되면서 실태가 알려졌다. 북한은 인구밀도가 가장 낮고 깊숙한 백두산 아래 관모봉(해발 2,541m)과 만탑산(해발 2,200m)을 핵실험 장소로 사용했다. 강 대표는 “핵실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 발파를 피하고 순전히 인력으로 지하갱도 작업을 해 많은 인명이 필요했다”고 했다.
회령수용소(22호) 경비병 출신 탈북자인 안모 씨의 증언에 따르면, 화성과 회령수용소에서 2, 3천 명 수준의 청년 정치범들이 만탑산으로 이동했지만 돌아온 사람이 없었는데, 핵실험 이후에서야 그 의문이 풀렸다고 그는 밝혔다.
강 대표는 “1차 핵실험 전에는 지하갱도 작업에 3천 명 규모가 투입됐지만 핵실험 직후에는 적어도 3배 이상 인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방사능 범벅인 현장에서 지하갱도 작업을 진행하면 바로 방사능에 피폭돼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되고 노동력은 급격히 상실된다”고 했다.
이러한 현장에서는 방사능을 피할 수 있는 방독면, 방진복, 특수장갑 등 고가의 장비들이 필수적이지만, 북한은 자금난으로 영변지구 핵시설에서조차 이를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정치범들은 맨몸으로 현장에 투입돼 엄청난 희생을 당했다. 강 대표는 “히틀러는 독가스로, 김정은은 방사능으로 대규모의 인명 살상을 자행했다”고 고발했다.
한국 정부가 풍계리 등 길주군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한 결과, 엄청난 피폭량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 반경인 양강도와 함경도 지역 대부분이 방사능에 덮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지하수가 연결됐을 가능성도 높아 광범위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고, 핵실험 영향을 화성수용소 쪽으로 돌려놔 수용소에서의 인명 피해는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 대표는 덧붙였다.
김 대표는 “북한 김씨 왕조의 핵실험은 좁은 한반도 지리적 환경에서는 사실상 재앙적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다. 특히 방사성 물질 피폭 현장에서 6차에 걸친 핵실험 과정에서 수만 명의 정치범을 들이밀어 지하갱도 작업을 시킨 것은 야만적 집단 살인”고 밝혔다.
지성호 의원 “강제북송의 득실 따지는 중국”
포럼을 주최한 지성호 의원은 강제북송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전적으로 중국 당국에 달려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은 국제법상 ‘난민’ 요건에 부합하지만 국제법 구속력의 한계가 존재하고, 국제법 미준수 불이익보다 북한 정관과의 관계 관리 및 접경지역 안정이 더 큰 정치·경제적 이들이 있다고 (중국은)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인권 문제는 중국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자유민주주의·인권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들과 연대해 국제적 압박에 나서야 한다”며 “탈북민 난민 지위 인정이 정치적 실보다 득이 더 크다고 판단할 때, 중국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탈북민인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김정애 공동대표와 탈북민자유연대 이선희 탈북민이 눈물로 중국의 강제북송과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전했다.
앞서 개회사를 전한 이용희 교수(바른교육교수연합 대표)는 “강제북송된 탈북 난민 600여 명은 헌법상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한국 정부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격려사를 전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저와 지성호·태영호·성일종 의원에 의해 ‘중국의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이 채택됐다”며 “북한인권 실태와 강제북송의 상황이 사회에 더욱 알려져, 잘못이 멈춰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