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할인판매했다는 이유로 수 년째 수감된 中 성도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불법 사업 운영 혐의로 재판 회부돼

중국 내몽골 후허하오터시 기독교인 10명의 사건이 3년 가량 지연된 끝에 지난달 재판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독교인들은 국영 삼자교회에서 성경을 구입한 후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더 낮은 가격에 재판매했다는 이유로 불법 사업 운영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내몽골 후허하오터시에서 삼자교회의 성경을 할인해 재판매한 사건의 주요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68세의 왕홍란.

▲중국 내몽골 후허하오터시에서 삼자교회의 성경을 할인해 재판매한 사건의 주요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68세의 왕홍란.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에 따르면, 68세의 복음전도자 왕홍란(Wang Honglan)은 당국자들의 가혹한 대우에도 순전한 신앙과 행실로 동료 수감자들과 재판 참관인들에게 계속 공감을 얻고 존경받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복음전도자 왕홍란을 비롯한 사역자들은 중국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더 수월하게 구할 수 있도록 성경을 수 년 동안 난징에 있는 삼자교회에서 정가의 95%에 구입해 정가의 75%만 받고 되팔았다. 이 사역자들은 이익을 얻으려 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많은 돈을 자비로 지출했다”고 했다.

이 기독교인들의 활동이 자선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명의 피고인들은 이미 2년 7개월째 구금돼 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최고령인 68세의 복음전도자 왕홍란은 믿음 때문에 1년간 노동 재교육을 받은 것을 포함해 총 5년째 수감 중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당국자들은 복음전도자 왕홍란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지난달 공판에서 왕홍란은 위험한 죄수처럼 수갑을 차고 법정에 입장했고,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과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의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했다. 왕홍란은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신이 많은 아이들의 학업을 도왔고 심지어 해외 유학까지 갈 수 있게 도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왕홍란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했지만, 왕홍란에게 도움을 받은 아이들의 부모 다수가 그녀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달 공판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왕홍란은 조사를 받을 당시, ‘자백 진술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가족을 다 투옥시키겠다’는 경찰의 위협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모든 문서에 서명한 것이다. 그러나 자백 내용이 본질적으로 강요된 것이었기 때문에, 법원에서 경찰이 제출한 왕홍란 심문 영상과 녹음 기록을 재판 증거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재판을 참관한 사람들에 따르면, 왕홍란은 자신이 구금돼 있는 동안 다른 수감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구치소에서는 다른 수감자들에게 마사지를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재판에서 진술했다. 그녀는 “왕홍란은 지금도 손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왕홍란에게 수치를 안겨 주려 했던 당국자들의 시도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왕홍란을 지지하며 존경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결과를 낳았다. 현숙 폴리 대표는 “동료 수감자들은 왕홍란이 진정한 신앙을 가졌다고 생각해 그녀를 존경하기 시작했다. 재판에서 변호사가 왕홍란에게 종교적 신념에 대해 물었을 때 왕홍란은 사도신경을 암송했지만, 법원 관리들이 이를 중단시켰다”고 했다.

피고측 변호사들은 기독교인들의 행위가 이타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변론을 펼쳤다. 현숙 폴리 대표는 “피고측 변호인들은 모든 혐의를 기각할 것을 권고하면서, 피고인들이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선한 행위를 했기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은 ‘우리는 모두 성경의 수혜자이다. 아마도 많은 기독교인이 왕홍란과 다른 피고인들이 재정적으로 보조해준 성경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왕홍란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로 인해 큰 대가를 치렀다. 본 변호인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이들을 잊지 말 것을 모든 분께 촉구하는 바’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 10명의 피고인은 2021년 4월 14일, 불법 사업 운영 혐의로 체포 및 기소됐다. 왕홍란과 그녀의 조카 왕지아(Wang Jiale), 그녀의 동료 리우미나(Liu Minna)와 반양홍(Ban Yanhong)이 주범으로 몰렸고, 검사는 이들에게 징역 10년에서 15년을 구형했다. 왕홍란의 남편인 73세의 지헤잉(Ji Heying)과 둘째 아들 지궈롱(Ji Guolong), 왕홍란의 동료인 양즈쥔(Yang Zhijun)과 류웨이(Liu Wei), 장왕(Zhang Wang), 리차오(Li Chao)는 공범으로 몰려 다양한 형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4천만 위안(한화 75억 원) 이상의 성경을 판매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22년 1월, 5일간의 사전 심리가 1차로 열린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지연으로 올해 3월 20일까지 더 이상의 사전 심리가 열리지 못했고, 피고인들은 그 동안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재판은 당초 5월 9일로 예정됐지만 여러 차례 연기됐다. 그렇게 여러 번 연기됐는데도 피고인들은 단 한 번도 소리를 지르거나 자제력을 잃지 않았다. 변호사는 그들이 모범적인 기독교인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변호사 몇 명이 그 기독교인들을 변호하고 있다. 복음전도자 왕홍란을 비롯한 공동 피고인들은 명백히 무죄이고 혐의가 사실무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몇 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 우리는 주님께서 이 재판을 신속하고 정의롭게 종결해 주시고, 이를 통해 주님의 종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주님께서 영광 받으시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그들이 법정과 감옥에서 주님을 위해 계속 증언하는 것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주님의 영원한 뜻에 부합한다면, 그들이 담대하게 증언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주님의 이름으로 견뎌야 할 어떤 고통에서도 인내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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