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타락이 이슬람 부른 것 아닌가 돌아봐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FIM국제선교회, 창립 27주년 기념예배 및 이슬람 세미나 개최

이슬람, 기독교가 복음의 능력 상실할 때 태동
올바른 방향으로 갈 때에야 비로소 쇠퇴할 것
한국교회가 이슬람의 대안 공동체로 세워져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FIM국제선교회(대표 유해석 교수, 이사장 천환 목사) 창립 27주년 기념예배 및 이슬람 세미나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해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선교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슬람의 확장과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화된 원인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유해석 대표는 긴장과 갈등으로 점철돼 왔던 기독교와 이슬람의 역사를 돌아보며 “한국교회가 내부로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돼 나아갈 때, 확장하는 이슬람의 대안 공동체로 계속 세워져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FIM국제선교회 유해석 대표(총신대 교수). ⓒFIM국제선교회 제공

▲FIM국제선교회 유해석 대표(총신대 교수). ⓒFIM국제선교회 제공

유 교수는 “2023년 이슬람 인구는 20억 명으로 전 세계의 25%다. 약 100년 동안 전 세계 인구가 4배 증가할 때, 이슬람은 그 2.5배인 약 10배 증가했다”면서 “한국교회도 다문화·다인종·다종교 사회가 되면서 외국인 인구가 300만 명에 이르고 이슬람 인구도 급증하는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 교수는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이슬람에 대한 태도는 관용과 포비아(공포) 2가지로 나뉜다”며 “이러한 두려움은 이슬람이 태동할 때부터 서방교회가 느꼈던 두려움이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복음의 능력을 상실하고 영적 공백 상태에서 이슬람이 태동했고, 그 갈등은 이슬람이 시작된 7세기 초반부터 16세기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슬람은 무함마드의 죽음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열렬한 선교 활동의 결과이자 수많은 전쟁의 결과”라며 십자군 전쟁, 콘스탄티노플 멸망 등을 이슬람 확장 계기로 진단했다. 이어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화된 원인으로 페르시아와의 오랜 전쟁, 기독교 이단자들의 협력, 딤미 제도(지즈야라는 세금을 내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제도. -편집자 주), 십자군 전쟁의 여파, 동서 로마의 분열을 들었다.

그는 “동·서로마교회는 1054년 공식적으로 갈라졌다. 성자와 성령에 관한 ‘필레오케 교리’ 문제, 교황권, 성상 숭배 등으로 서로를 파문하며 분열한 것이다. 교리 문제를 제외하고 권력 및 자존심 투쟁이었고, 결국 이로 인해 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존 위클리프는 ‘이슬람은 가톨릭의 자만, 탐욕, 소유욕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고발했다. 그는 ‘교회의 세속화가 세속화된 종교 이슬람을 낳았듯이, 교회가 내부로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갈 때에야 비로소 이슬람이 쇠퇴할 것이며 그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교회 내부 개혁을 외쳤다”고 했다.

유 교수는 “비잔틴 기독교 제국이 멸망하고 유럽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속에 놓였으나,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오듯이 종교개혁의 여명은 밝아오고 있었다. 1518년 마틴 루터는 오스만 터키와의 전쟁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대다수 유럽인들과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이러한 전쟁은 우리가 스스로 죄를 회개하지 않기 때문에 오스만 터키라는 채찍을 통해 우리의 죄를 멸하시는 하나님의 징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초대교회는 눈물과 기도, 헌신과 순교의 연합으로 예수의 삶을 실천하며 거대한 로마 제국을 기독교 제국으로 변화시켰으나, 제도화되고 정치화된 교회는 권력과 힘을 얻기 위한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 제국은 서서히 무너지고, 결국 이슬람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슬람 인구는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해 약 40만 명에 이르며,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았다”며 “우리는 이슬람 확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이슬람을 로마가톨릭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보았기에 종교 개혁을 일으켰다. 과거 종교개혁자들처럼 혹여라도 한국교회의 타락이 이슬람을 부른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우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 번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돼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을 바탕으로, 다시 초대교회, 본래 성경적인 교회로 돌아가고자 하는 몸부림이 있어야 이슬람에 대한 대안을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가 이 땅에 들어오는 무슬림들을 향해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교회 역시 더욱 건강하게 성장해서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한 대안 공동체로 계속 세워져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다.

알라에게선 전적 희생·용서·사랑 찾을 수 없어
타종교권 문화 존중하되, 복음 왜곡해선 안 돼
무슬림 경계 늦추지 않되, 사랑으로 다가가야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관념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발제한 배춘섭 교수(총신대 선교학과)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하나님은 같다”는 볼프의 주장에 관한 전제적 오류를 지적하고, 루터와 칼빈의 이슬람에 대한 신학적 견지를 다룬 후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적 속성을 비교했다. 배 교수는 “하나님과 알라는 신적 속성과 계시 유형, 구원 방식에서 상이한 차이를 보인다. 이슬람에서는 하나님과 같은 사랑의 내면적 성품의 내재를 엿볼 수 없다. 또 성경과 달리, 꾸란에 나타난 새로운 알라의 계시 유형은 그 초월성이 일반적 범주를 상당히 벗어나 있다. 결과적으로 알라의 초월성은 인간을 구원하는 방식이 기독교와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알라에게는 십자가를 통한 전적 희생과 용서, 그리고 사랑과 같은 신적 성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반대로 이슬람은 인간이 악이 없는 선천적 상태인 ‘피트라’를 회복해야 구원을 받는다고 가르치는데, 이는 인간의 공로주의를 전제한 타종교의 일반적 구원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혁주의 관점에서의 선교 방법은 볼프의 견해와 같이 단순히 문화와 종교를 기능주의적으로 이해하거나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기호학적 접근을 해선 안 된다. 타종교권에서의 선교는 그 문화와 사람들을 존중하되, 복음이 문화로 인해 왜곡되거나 비기독교적 종교적 관점이 기독교 진리와 혼합돼선 안 된다. 오히려 종교와 문화에 감춰진 사람들의 세계관이 복음을 통해 변화되는 변혁적 선교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남아시아 이슬람 성장의 역사를 통해 한국교회가 배울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강재춘 박사(FIM 국제선교회)는 “이슬람의 성장은 열렬한 선교 활동과 수많은 전쟁의 결과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이슬람화는 온전히 상업 활동을 통해 진행됐기에 더 쉽게 대중화될 수 있었다”면서 “비판적 상황화를 통해 타종교 기반 이주민들이 복음을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박사는 “이슬람 전도자들은 상업 활동 가운데 대등한 거래자 관계로 지배층을 먼저 개종시켰고, 수피즘을 통한 상황화로 힌두·불교 문화 바탕의 민중들을 개종시켜 이슬람을 대중화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기독교는 지배자 혹은 고용인이라는 분명한 상하 관계 속에서 지배자의 종교로 전달됐으며, 동남아시아의 지배적 종교와 문화였던 이슬람과 힌두·불교 문화를 배타적으로 대하며 지배자들과 식민지 통치에 협조하는 이들의 종교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세기 중엽 이후 일부 사역자들의 상황화 노력으로 일정 부분 대중화의 열매를 맺고, 현재까지 이 지역의 기반이 됐다”며 “선교 현장에서 사역자들은 현지인들과 상하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에서 사역해야 한다. 또 한국교회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무슬림들을 향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되, 비판적 상황화를 통해 복음의 본질에 반하지 않는 문화와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FIM국제선교회 이사장 천환 목사(한장총 대표회장)가 신임 이사에게 위촉패를 전달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FIM국제선교회 이사장 천환 목사(한장총 대표회장)가 신임 이사에게 위촉패를 전달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한편 이날 1부 예배 및 신임 이사 위촉식은 FIM선교회 법인이사 노태진 목사(영동제일교회)의 사회, FIM선교회 법인이사 박기천 목사의 기도, 박성규 총신대 총장의 설교, 바리톤 김산 전도사의 특송, 기독교북한선교회이사장 강재식 목사(광현교회)의 봉헌기도 및 축도, FIM선교회 이사장 천환 목사(고신총회 증경총회장)의 대표 인사, 천 목사의 신임 이사 위촉, 김동우 선교사(말레이시아), 이동규(김해 이슬람), 김재옥 선교사(인도)의 선교 보고,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신임 이사에는 고성제 목사(평촌새순교회), 김도경 목사(광명개명교회), 김성진 목사(광명교회), 김용원 목사(동춘세움교회), 나덕환 목사(영광교회), 박기준 목사(대구목자교회), 박동한 목사(경주제일교회), 박종남 목사(은석교회), 안기창 목사(새샘교회), 오종락 목사(임마누엘교회), 유광철 목사(안산제자교회), 윤효중 목사(운정방주교회), 전원일 목사(간석교회), 조문상 목사(동면교회), 조재형 목사(안양사랑의교회), 차은일 목사(한광교회), 천영섭 목사(한소망교회), 최상황 목사(부산선한교회), 최성원 목사(서울중앙교회), 현운봉 목사(예수로교회)가 임명됐다.

▲총신대 박성규 총장이 설교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총신대 박성규 총장이 설교하고 있다. ⓒFIM국제선교회 제공

‘만군의 여호와’(삼상 17:45)라는 제목의 설교한 박성규 총장은 “신학자 루이스 벌코프는 ‘지상의 교회는 악한 영들과 전투하는 교회’라고 말했다. 특히 예수님의 재림 직전에 뛰어넘어야 하는 악한 영은 이슬람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믿으면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전쟁터 같은 삶의 현장에서 모든 자원들을 동원해, 우리를 돕는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믿음으로 이슬람 선교에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인사말을 전한 천환 이사장(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평창동 작은 사무실에서 4명이 함께 선교의 꿈을 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날에 이르게 돼 감개무량하다. 서로 주님의 마음으로 만났고, 주님께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셨다. 그 가슴 뛰던 처음의 열정으로 한눈 팔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한국은 인구절벽의 상황으로 이민청 설립까지 계획할 정도로 수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슬람과 영적 전투가 한창 진행 중인 이 때에, 함께 기도와 마음을 모아 달라. FIM선교회는 언제나 갈급한 마음으로 나아갈 것이다. 새로운 영적 싸움에서 믿음의 동지들이 한 분 한 분 들풀처럼 일어나 함께 싸워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했다.

이어진 선교 보고에서 김해의 조이센터에서 이주민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이동규 선교사는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이주민은 약 300만 명(체류 경과자 포함)이고 김해에 등록된 외국인은 약 30만 명이다. 이 가운데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24%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의 4개국의 무슬림 기도처가 존재하고 있다”며 “이주민 자녀를 이주민 가정으로, 이주민 가정을 이주민 공동체로 이끈다는 비전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다. 국내 이주민 사역을 위해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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