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생명 내걸고 전도했던 아테네에서의 주일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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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05] 제2차 전도여행(33) 아테네(6)

그리스는 어딜 가든 그리스 정교회
지나치게 정치적, 아동 성추행까지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비판 일색
기독교 근본 유지하려는 점은 인정

▲아테네 장로교회.

▲아테네 장로교회.

2018년 2월, 아테네를 여행하는 동안 주일예배를 드리려고 시내 국회의사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제1 그리스 복음교회(First Greek Evangelical Church)’를 찾아갔다. 이름에 표시된 것과는 달리, 장로교회인 이 교회는 아말리아스(Amalias) 대로(大路)에 있어 찾기 어렵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 니케(Nike) 신전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주일 대예배는 오전 11시에 시작하였는데, 예배당이 커서 이날 주일예배에는 교인 약 350명이 예배를 드렸다.

이날은 중국 상하이에서 목사 한 분과 교인 수십 명이 참석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원래 이 교회에는 아테네에 거주하는 중국 기독교인 10여 명이 매주 주일예배에 참석한다고 한다.

현지인으로서 이 교회에서만 20년 이상 목회를 하고 있는 칸타르트지스(Giotis Kantartzis) 목사는 성경 본문 말씀으로 고린도전서 13장 1-13절을 읽고 진정한 사랑과 용서에 대해 설교했다.

2천여 년 전 바울이 온갖 조롱을 받으면서도 생명을 내걸고 전도한 이곳에서 주일예배를 드린다고 생각하니, 예배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아테네 장로교회에서의 주일예배.

▲아테네 장로교회에서의 주일예배.

그리스는 그리스정교회가 그리스 종교를 마치 대표하는 듯 어디를 가든 교회가 보였다 하면 정교회일 정도로 개신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시내 한가운데 큰 개신교회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됐다.

필자는 스파르타를 방문하려 아테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이른 아침에 출발했다. 옆자리에는 아테네 대학교 체육과 4학년 ‘니코스 케라시오티스’라는 현지인 청년이 앉았는데, 영어가 유창해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리스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화제로 이야기했다.

주로 필자가 질문하고 니코스가 대답하는 대화였다. 필자는 그리스정교회에 대한 여러 질문을 하였는데, 그 청년의 대답에 놀랐다. 즉 니코스는 결론부터 한 마디로 답하였는데, 그리스 정교회 사제의 90%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니코스는 사제들이 기독교 신앙보다 너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에 관련하고 있는 한편, 아동들에 대한 성추행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니코스는 그리스 정교회는 위선적이라며 싫어한다고 한다.

▲아테네 장로교회 인근에 있는 그리스 국회의사당.

▲아테네 장로교회 인근에 있는 그리스 국회의사당.

버스가 고린도에 도착하자 청년은 필자에게 좋은 여행을 하라고 인사하고 하차했다. 버스가 고린도를 떠나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자, 맑았던 날씨가 침침하게 변하더니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눈은 잠시 후 함박눈으로 변했다. 그리스 남부에서 함박눈을 만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다.

이날 오후 늦게 스파르타를 떠나 아테네로 돌아올 때 버스가 스파르타와 고린도 중간에 있는 트리폴리 시에 도착하자 중년 남자가 올라와 필자 옆자리에 앉았다.

항상 왕성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넥타리오스 테르지스’라는 이 남자는 전기기술자라고 자기를 소개한다. 필자도 여행 중이라며 여행의 목적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리스 정교회에 대해 물어 보았다. 아침에 버스 속에서 만난 니코스에게 했던 같은 질문을 한 것이다.

그러자 넥타리오스는 니코스가 대답한 것과 같은 내용을 이야기한다. 자기는 원래 정교회 신자였으나, 그리스정교회의 부패상을 보면서 정교회에서 나와 제칠일안식교인이 됐다는 것이다.

▲전통 복장을 하고 국회의사당을 경비하는 군인들.

▲전통 복장을 하고 국회의사당을 경비하는 군인들.

전기 기술자임에도 넥타리오스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데 놀랐다. 고린도에 도착하자 그는 이곳에서 내려야 한다며 손가방을 열더니, 사탕과 과자를 꺼내 필자에게 주었다. 우리는 이메일 주소를 교환한 뒤 서로 “God bless you!”를 말하며 잠시의 인연과 작별했다.

필자가 그리스정교회에 대해 그래도 좋은 점수를 주려는 것은 기독교 근본 정신을 유지하려는 점이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해 우리나라 내로라 하는 문인들을 포함하여 그 책에 대한 평가를 쓴 글은 모두(외국에서도) 그 책을 높이 좋게 평가한다. “인간 본성의 자유를 … 어쩌고” 하면서.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전혀 반대다. 과음, 살인, 강간, 사기, 계속되는 사업 실패 등으로 허접한 인생을 사는 주인공 조르바에 대해, 인간 자유를 회복하고 어쩌고… 평가하며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이 책을 찬양하니, 그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는 듯 너도나도 모두 좋은 평가를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따로 없다.

이 책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공산주의자이다. 필자가 아는 한 그리스 정교회만 이 책을 저질이라고 비판하고 카찬차키스를 그리스 정교회에서 축출했다. 이 점에서는 필자와 그리스정교회는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2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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