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혐의로 500일 이상 수감’ 나이지리아 성도 보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신앙 때문에 동급생 불태워 죽인 사건 비판했다가…

▲로다 자타우(맨 왼쪽)가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ADF International

▲로다 자타우(맨 왼쪽)가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ADF International

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500일 이상 수감 중이던 기독교인 여성이 일단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5년을 수감돼 있어야 한다.

영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다섯 자녀의 엄마인 로다 자타우(Rhoda Jatau)는 19개월 동안을 감옥에서 보냈다. 기독교 법률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그녀는 데보라 엠마누엘 야쿠부(Deborah Emmanuel Yakubu)로 알려진 기독교인이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을 비판하는 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야쿠부(Yakubu)는 북서부 소코토(Sokoto)주의 한 대학교에 다니던 학생으로,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예수님께 감사하다”는 내용을 남겼다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거짓 비난을 받아 왔다.

그녀가 직책을 맡자 동급생들은 그녀가 기독교 신앙을 전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표적 삼아 불에 태워 목숨을 잃게 했다.

해당 사건에 분노한 자타우는 왓츠앱에 비판의 글을 남겼다. 이에 폭도들은 다섯 아이의 엄마인 자타우를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했고, 그녀는 5월 투옥됐다.

그녀는 앞서 수 차례 보석 요청을 거부당했다. 그러나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일자, 바우치주 판사가 최근 그녀에게 보석을 승인한 것이다.

그녀의 재판은 12월 19일에 재개될 예정이지만, 휴일 일정 때문에 2024년으로 연기될 수도 있다.

자타우를 지원하고 있는 국제자유수호연맹의 션 넬슨(Sean Nelson) 법률고문은 “기독교인이자 어머니인 그녀는 바우치주 형법 114조(공중 소란)와 210조(종교 모욕)에 따라 기소됐다”며 “그녀가 마침내 보석을 승인받은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그 누구도 평화로운 표현 때문에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되며, 종교 자유 수호자들은 로다를 대신해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그녀에 대한 정의를 추구할 것이며, 부당한 혐의가 완전히 철회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 북부에 자타우(Jatau) 및 야쿠부(Yakhubu) 사건과 같은 신성모독 사건이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10월 나이지리아 정부에 “나아지리아 신성모독법이 국제 인권 기준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특별보고관 5명이 서명한 이 서한에서 유엔은 “자타우의 투옥은 ‘부당한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 박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500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

ADF는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에서 신성모독을 범죄화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위험한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2억 명이 넘고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거의 균등하게 분포돼 있는 이 나라에서 신성모독법은 사회적 긴장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은 자신의 신념을 드러낸 무고한 이들을 처벌하고, 신앙을 공유하는 것을 막으며, 사회적 폭력을 영속시킨다. 나이지리아 전역의 신성모독법은 잔인한 군중의 폭력을 조장하고 소수 무슬림, 기독교 개종자 및 기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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