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법 “낙태 시술소 인근 기도 금지는 합법”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기독교계의 이의 제기 받아들이지 않아

ⓒ크리스천 컨선 제공

ⓒ크리스천 컨선 제공

영국 고등법원은 낙태 시술소 주변의 완충 구역 내에서 기도와 성경 읽기를 금지하는 것이 합법적이라고 판결했다.

영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이번 판결은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과 ‘본머스 생명을 위한 40일’(40 Days for Life Bournemouth)을 이끄는 전임 임상 과학자 리비아 토시치 볼트(Livia Tossici-Bolt)가 오피르 로드(Ophir Road)에 있는 영국 임신 자문 그룹(British Pregnancy Advisory Group)의 낙태 시설 인근 150미터에 설정된 출입 금지 구역의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리비아 로시치-볼트의 법적 대리를 맡은 크리스천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는 2022년 10월 본머스, 크라이스트처치, 풀 의회가 시행한 ‘공공 공간 보호 명령’(PSPO)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의회의 해당 결정이 ‘불법적인’ 공개 협의의 결과라고 주장했고, 이는 법적인 이의 제기와 사법적인 검토를 통해 면밀히 조사됐다.

PSPO는 2014년 반사회적 행동, 범죄 및 치안법 제67조에 따라 제정됐다. 이에 따라 영국임신자문그룹(British Pregnancy Advisory Group)이 운영 중인 전국의 낙태 시술소 인근 150m 이내에 완충 구역이 도입됐고, 이 구역 내 지원 제공 및 기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해당 구역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낙태 대안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가혹한 조치로 정치인과 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왔다. 특히 취약계층 여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명을 위한 40일’ 사역은 특히 이러한 제한의 영향을 받았다.

변호사들은 “본머스 완충지대는 지역 당국이 정한 경계가 공공 공간과 개인 주택을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매우 뚜렷하다. 이는 집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기도를 듣거나 보는 이들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PSPO가 사적 공간에서 행해지는 활동을 불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해당 구역에서 개인을 끌어낼 수 있는 경찰의 권한은 의회 권한과 양립할 수 없고 법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 따라 요구되는 도시 경찰서장과의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PSPO는 무효다. 또 PSPO가 위원회 결의안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권한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PSPO 시행으로 인해 지역을 감시하기 위해 일반 대중과 의회의 ‘기도 순찰관’이 ‘지정된’ 구성원으로 임명됐다. 이 경찰관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단지 기도한다는 이유만으로 ‘협박, 괴롭힘, 괴로움’을 일으킨다고 비난하며, 떠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의 CEO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는 판결에 항소할 의사를 밝혔다. 그녀는 지원을 통해 임신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 진정한 선택을 제공하는 ‘낙태 시설 근처의 평화로운 증인’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이 지역에서 평화적인 생명 수호자들을 체포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낙태 시술소 외부에서 괴롭힘을 보여 주는 증거가 없다”며 본머스 의회가 시행한 조치를 비판한 뒤, “실제 위협은 낙태 지지자들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필스 바이 포스트’(Pills by Post)와 같이 처방된 약물을 우편으로 받아 가정에서도 낙태가 가능해지면서 낙태 시술소 외부에서 지원을 제공할 기회가 크게 줄어들자,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움의 제공은 “낙태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한 마지막 남은 보루가 됐다.

윌리엄스 대표는 “완충지대는 동의를 강요하고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는 문화의 억압적 요소이며, 그 결과 인간의 생명이 손실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토시치-볼트는 “임신 위기에 처한 여성들을 계속 지원하고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을 다짐하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강조했다.

지난 8월, 본머스 당국은 낙태 시술소 근처의 지정된 “완충 구역”에서 조용히 기도한, 아버지이자 영국군 퇴역 군인인 아담 스미스-코너(Adam Smith-Connor)를 기소했다.

가톨릭 에이전시에 따르면 , 버밍엄대학교에서 훈련받은 물리치료사이자 사우스햄튼 뉴포레스트 물리치료학과에서 임상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스미스-코너는 완충지대 조건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벌금 통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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