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시의회 본회의 앞두고 무산 소식에 허탈감 피력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무산되면서 학부모와 학생, 시민단체들이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 서울특별시조찬기도회, 진평연 등 시민단체들은 엄청난 한파가 몰아친 22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규탄집회를 가졌다.
서울시의회 인권·권익향상 특별위원회(위원장 서호연 부위원장 김혜영 의원, 이하 특위)는 당초 이날 오전 회의를 갖고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본회의에 상정시킬 계획이었으나, 이는 무산됐다.
특위는 국민의힘 의원이 10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명으로, 국힘 의원만으로도 처리가 가능한 상태였다. 앞서 민주당 의원 4명이 폐지안 처리에 반대하면서 사퇴서를 제출함에 따라, 본회의 상정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장시간 논의 끝에 폐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계속되자, 투표 끝에 5대 4로 폐지안 상정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후에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올해 내 폐지안 처리 역시 무산됐다.
시의회 본관 앞에서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오후 본회의 시간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열려 했던 시민단체들은, 이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집회를 인도한 주요셉 목사는 “역사적인 결정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국민의힘 시의원들도 폐지의 당위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당의 잘못된 판단이 시의원들의 의지를 꺾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가 심각한 폐지안을 통과조차 못시키는 당을 시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지지하겠느냐”며 “그러나 끝이 아니다. 내년 2월 임시회에서 다시 통과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현기 서울시의장이 주민 조례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 3월 발의한 폐지 조례안은 본회의 직전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었다.
전교조 등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발의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서울행정법원이 18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의원 발의’로 특위를 통해 표결에 나설 계획이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교권과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학생인권조례는 인권이란 이름을 내세워 실상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권리 보장으로 인해 교권을 침해하고, 학생들은 휴식권이라는 미명 아래 수업 시간에도 공부하지 않고 휴식을 누리를 권리를 보장받아 기초학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성(性)인권 교육을 해서 성행위를 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어 성적 타락을 부추기고, 개성 실현과 사생활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소지품 검사를 금지하여 흉기나 마약을 소지해도 검사할 수 없는 등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대체한다며 지난 19일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이하 학교구성원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서울특별시조찬기도회 사무총장 박원영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뒤흔드는 정치적 계략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어 국가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대한민국 정체성 회복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집회에는 학생인권조례폐지전국네트워크, 건강한가정만들기국민운동본부,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등도 함께했다.
발언에는 한국교회연합 최귀수 사무총장,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이혜경 대표, 자평법정책연구소 신효성 책임연구원, 법무법인 저스티스 지영준 변호사,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 건강한사회를위한 국민연대 한효관 대표, 꿈키움성장연구소 김민경 소장,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손혜전 대표, 서울특별시조찬기도회 박원영 사무총장, 한국교회다음세대지킴이연합(한다연) 안석문 상임총무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