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년 전 바울이 당도했던 고린도는 어떤 도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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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07] 제2차 전도여행(35) 고린도(2)

물 풍부 토질 비옥, 농사에 적합해
고대부터 상업 크게 발전, 부유해
경제·정치 중심, 마케도니아 점령
바울, 카이사르 재건 모습 봤을 것

▲고린도 운하(아래가 동쪽).

▲고린도 운하(아래가 동쪽).

“이후에 바울이 아덴을 떠나 고린도에 이르러(사도행전 18장 1절)”.

바울이 고린도에 도착했을 때는 물론 고린도 운하가 개통되지 않았을 때였다. 바울이 출생하기 오래 전부터 아테네에서 에게해를 거쳐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돌아서 아드리아해를 지나 이탈리아 방면으로 가는 시간과 수고를 덜기 위해, 고린도 지협(地峽)에 운하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 후 로마 제국의 네로 황제가 서기 67년 운하 건설 작업을 시작하였으나 워낙 암반이 단단해 네로가 죽은 후 작업이 중지됐다. 결국 운하 건설은 근대에 이르러 이뤄졌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이 운하는 프랑스인 드아오(Virlet d'Aoust)가 설계하고 11년의 공사 기간 동안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가 연결되는 좁은 지협을 뚫어 1893년 8월에 개통된 것이다.

▲고린도 항구.

▲고린도 항구.

운하는 길이 6.3km, 폭(아래 부분) 21m, 수면에서 대지 위까지의 높이는 86m로 에게해의 여러 항구와 아드리아해 여러 항구 사이를 왕래하는 선박은 이 운하를 이용함으로써 편도 370km의 운항 거리를 줄일 수 있었고, 펠로폰네소스 반도 남단 암초들과 거친 파도를 피할 수 있었다. 이 운하 때문에 펠로폰네소스 반도는 이론상으로 섬이 되어 버렸다.

운하가 완공되기 오래 전 고대인들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지협을 건넜다. 즉 현재 운하가 있는 바로 옆길에 두꺼운 돌판을 깔아서 길을 만들고 바퀴 달린 거대한 수레에 배를 올려서 끌고 다른 한쪽 바다까지 가서 다시 배를 물에 띄웠다.

디올코스(Diolkos)로 부르는 그 길이 운하 옆에 아직도 남아있는데, 바닥에 깔아놓은 돌은 배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상당히 두껍다. 고린도가 당시 부유한 상업항구로 발돋음하는데 디올코스도 일조한 것이다.

원래 도시국가인 고린도가 형성된 곳은 물이 풍부하고 토질이 비옥하여 농사에 적합하므로, 이미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고린도가 형성된 뒤편에는 바위산이 있어 이곳에 성을 건축함으로써 고린도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도 안전하였다.

▲고린도 운하(아래가 서쪽).

▲고린도 운하(아래가 서쪽).

여기에 더해 지협을 사이에 두고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사이에 위치하는 한편 동쪽에는 에게해에 면한 겐그레아 항구가 있었고, 서북쪽에는 아드리아해로 가는 레카이오(Lechaio) 항구가 있어 두 바다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었으므로 자연히 고린도는 고대에 상업이 크게 발전하고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고대의 고린도는 그리스에서 경제와 정치의 중심이 되었고 아테네는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부유하게 된 고린도는 기원전 8세기에, 오늘날은 코르푸(Corfu)로 부르는 코르시라(Corcyra)섬과 수라구사(오늘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항구)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지중해 강력한 해상 교역지로 발전하였다.

기원전 6세기 말 고린도는 스파르타의 강력한 연합국이 되었고 기원전 540년에는 아폴로 신전을 세웠다. 그리고 기원전 431년부터 404년까지 계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는 스파르타와 연합하여 아테네와 싸워 승리하였다.

▲운하 서쪽에 남아있는 디올코스 일부 구간.

▲운하 서쪽에 남아있는 디올코스 일부 구간.

그러나 기원전 338년 마케도니아 필립 2세가 아테네를 점령할 때 고린도도 점령당했다. 필립 2세 아들인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이곳에서 범(汎)헬레닉(전체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회의를 열고 페르시아의 침공에 대비했다.

기원전 243년 고린도는 아가야(아테네, 고린도 등 남부 그리스 지역) 연맹에 가담하였으나, 기원전 146년 로마군에 의해 점령당했다. 당시 로마 장군 뭄미우스(Mummius)는 고린도를 완전히 파괴했으므로 고린도는 그 후 100여 년 동안 폐허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 후 전략적 관점에서 고린도를 다시 재건한 인물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기원전 46년 도시를 재건해 로마 식민지로 만들고, ‘줄리아 코린디엔시스 식민지(Colonia Julia Corinthiensis)’라는 긴 이름을 붙였다.

도시 재건 속도가 빨라서 바울이 고린도를 방문한 서기 50년경 로마 통치를 받는 아가야 속주의 수도가 됐다. 그 후 서기 2세기 고린도는 과거처럼 크게 번영하는 도시가 됐다.

오늘날 고린도에는 카이사르가 재건을 시작하면서 세운 옥타비아(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여동생) 신전, 상가, 법원, 교회, 야외극장, 광장 등 많은 건축물의 유적이 남아있다. 아마 바울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 건축물들을 보았을 것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2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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