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준비하던 나이지리아 성도 160여 명 테러로 사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보코하람 및 ISWAP 연계 세력이 배후로 추정돼

나이지리아 테러리스트들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밤부터 25일까지 성탄절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기독교인 160명을 살해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바르킨 라디(Barkin Ladi), 보코스(Bokkos), 망구(Mangu) 카운티 마을에서 테러가 발생해 교회 목회자들이 살해되고 수백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보코스 카운티 주민인 다우지노 말라우(Dawzino Mallau)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이 다레스(Dares) 마을에 있는 침례교의 솔로몬 구세(Solomon Gushe) 목사와 그의 가족 9명을 살해했다”며 “이들을 공격한 테러리스트들은 수백 명에 달했다”고 했다.

살해된 기독교인의 대부분은 여성, 어린이, 탈출하기 힘든 노인들로 알려졌다.

보코스 지역의 또 다른 주민인 알프레드 마샤트(Alfred Mashat)는 “이 마을에서 약 160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됐고, 수백 채의 집이 파괴됐다”며 “우리는 그(테러범)들이 무장한 무슬림 풀라니 목자들과 함께 이러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성탄절에 극단주의 무슬림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기독교인들의 시신을 묻고 있다.  ⓒ모닝스타뉴스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성탄절에 극단주의 무슬림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기독교인들의 시신을 묻고 있다. ⓒ모닝스타뉴스

공격을 받은 기독교 마을들은 NTV, 마이양가(Maiyanga), 루쿠(Ruku), 후룸(Hurum), 다르와트(Darwat), 다레스(Dares), 치랑(Chirang), 루위(Ruwi), 엘와(Yelwa), 은둔(Ndun), 은굥(Ngyong), 무르페트(Murfet), 마쿤다리(Makundary), 타미소(Tamiso), 치앙(Chiang), 타호레(Tahore), 가와르바(Gawarba), 다레스(Dares), 메옝가(Meyenga) 등이다.

이와 관련, 보코스의 딕슨 촐롬(Dickson Chollom) 주의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소 20개 마을에서 ‘잘 조직된’ 공격으로 113명이 사망했다”며 “부상자 300명 이상이 보코스(Bokkos), 조스(Jos), 바킨 라디(Barkin Ladi)의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이 지역 마을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코스 지역 주민 솔로몬 무사는 “보코스 협의회 소속 기독교인 60명의 시신이 매장된 것이 발견됐다. 성탄절에는 바르킨 라디 의회 지역에 또 다른 26구의 시신이 묻혔다. 23일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이 보코스 지방 정부 지역의 기독교 마을을 공격했고, 이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계속됐다”고 했다.

보코스 LGA 루위 마을에서는 기독교인 16명이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으며 많은 집이 파괴됐다.

플라토주 경찰 사령부 대변인 알프레드 알라보(Alfred Alabo)는 성명을 통해 “가해자들이 25일 밤 보코스 LGA의12개 마을을 공격했다. 오후 10시 45분쯤에는 바르킨 라디 LGA의 3개 마을이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보코스 LGA에서 가옥 221채, 오토바이 27대와 기타 자동차 8대가 불탔으며, 79명 이상이 사망했다. 바르킨 라디 LGA에서는 1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했다.

플라토주 갈렙 무트프왕(Caleb Mutfwang) 주지사는 25일 “지난 48시간 동안 망구 및 보코스 카운티에서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했다. 그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어리 석고 무의미하며 도발적인 행위는 멈춰야 한다”며 “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안 기관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해자들은 지역적으로 ‘도적’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풀라니족 목자들과 소를 키울 땅이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다양한 범죄를 벌이는 이들에 대한 약칭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이지리아 외부의 범죄 조직에서 얻은 정교한 무기로 무장한 무슬림 가해자 중 일부는 차드나 니제르 출신의 용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러한 가해자들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10년 넘게 활동해 왔지만, 점점 더 플라토(Plateau), 베누(Benue) 및 나이지리아 남부 일부 지역을 포함한 기타 주로 퍼져나가고 있다.

기독교 지도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주) 등과 연계된 세력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미들벨트(Middle Belt)의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목자들의 공격은, 그들이 사막화로 목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기독교인의 땅을 강제로 점령하고 기독교인들에게 이슬람을 강요하려는 열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2023년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2022년에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수가 5,014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 납치(4,726명), 성폭행 또는 괴롭힘, 강제 결혼 또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를 당하는 기독교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신앙을 이유로 공격받은 가정과 기업이 가장 많았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로 많은 교회 공격과 국내 난민이 발생했다.

기독교인이 되기 가장 어려운 국가 순위에서 나이지리아는 전년도 7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해당 보고서는 “풀라니족, 보코하람,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ISWAP) 등 무장세력이 기독교 공동체를 습격해 살해, 훼손, 강간, 납치를 감행해 몸값이나 성노예를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이러한 폭력 사태가 남부의 기독교인이 대다수인 지역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목격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것이 종교적 박해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고 자행되고 있다”고 했다.

나이지리아와 사헬 전역의 수백만 명에 달하는 풀라니족은 주로 무슬림으로서, 극단주의적 견해를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계통의 수백 개 씨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일부 풀라니족은 급진적인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다.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의 보고서는 “이들은 보코하람과 ISWAP에 필적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기독교인과 기독교 정체성의 강력한 상징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분명한 의도를 보여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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