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학살’당한 나이지리아 교인들, 추가 공격 우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사망자 수 200여 명… 박해감시단체, 정부 안이한 대처 비판

▲슬퍼하는 나이지리아 여성의 모습(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한국오픈도어

▲슬퍼하는 나이지리아 여성의 모습(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한국오픈도어

지난 성탄절 기간 유혈 사태를 겪은 나이지리아 플라토주(Plateau State) 기독교인들이 추가적인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성탄절을 앞두고 발생한 기독교인 학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2백여 명에 이르렀으며,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며 “플라토주에서 추가 공격 계획에 대한 정보가 입수됐으며, 해당 지역은 여전히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던 1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약 80개 공동체가 표적이 됐다”며 “이번 공격은 과격화된 풀라니 목동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용의자들은 마을 주민들을 살해하는 것 외에도 교회, 옥수수 상점, 진료소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무슬림 소유의 건물은 그대로 뒀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Paul Robinson) 대표는 “이번 사건은 성탄절에 기독교인들에게 공포를 안겨 줬다”고 했다.

용의자들은 앞서 푸쉬트(Pushit)와 보코스(Bokkos) 지역에 “기독교인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면 경고를 보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2018년 학살 이전에도 유사한 경고를 받았으나, 보안 기관은 아무런 대처도 없었다. 이번에는 보코스 지역 공격에 대한 경고를 받은 후 군이 개입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현지 협력자들은 “정보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계속 (기독교 공동체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역사회에 가해지는 위협을 경고하고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 상담을 제공하는 등, 최근의 폭력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가톨릭 단체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CN)는 “이번 크리스마스 공격은 특히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해 조직됐으며, 의도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로빈슨 대표는 “많은 관찰자들은 이제 과격화된 풀라니 민병대를 보코하람과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IS)보다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두 조직 모두 나이지리아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고 맹세했다. 그리고 풀라니 민병대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북부와 중부 벨트의 기독교인을 인종적으로 청소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이들 기독교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며,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안군이 이들 공동체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소수 기독교인들을 보호하는 데 있어 나이지리아 보안군의 무능함이 전 세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발표된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박해 동향 보고서에서 강조된 국가 중 하나다. 보고서는 2024년 나이지리아 국내에서 기독교인을 향한 폭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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