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교리 설명, 단순한 그림으로 쉽게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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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리 만화

교리 박사님의 크리스천 코믹스 1: 성경의 이미지
프레드 샌더스 글·그림 | 이철민 역 | 터치북스 | 56쪽 | 10,000원

만화는 어렵고 복잡한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래서 여러 기독교 출판사에서 만화로 풀어낸 성경, 위인전, 교리 서적을 출판했다.

그러나 만화로 교리를 담아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각자의 취향이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만화는 그림체가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에 맞아야 한다. 옛날 그림체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려내는 실력이 떨어지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로 정반대 측면에서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고 흥미를 유발한다 해도, 담아내는 내용이 빈약하거나 잘못될 가능성도 있다. 때로는 그림이 본질을 잘못 묘사하거나 과장 혹은 축소하게 될 위험성이 항상 있다. 그래서 강력하고 흥미로운 도구인 만화로 성경의 교리를 담아내기는 무척 어렵다.

터치북스에서 출간한 프레드 샌더스 박사의 <크리스천 코믹스>는 곧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인데, 이번에 나온 첫 번째 책은 ‘성경의 이미지’ 중 하나님의 손, 하나님의 양, 테트라모프, 모자이크 창조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추후에 ‘하나님의 말씀’, ‘삼위일체’, ‘그리스도인의 삶’ 등이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바이올라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프레드 샌더스는 생각보다 많은 신학서적을 저술했다. 대부분 삼위일체, 기독론, 성령론, 구원론 등 교리적인 책이고, 종종 전기문(웨슬리, R. A. 토레이), 그리고 흥미로운 크리스천 코믹스 시리즈가 있다. 원서 제목은 《Dr. Doctrine’s Christian Comix》로 1999년 IVP에서 네 권의 시리즈가 모두 발간됐다.

어렸을 때 만화를 좋아했던(지금도 그렇지만) 독자로서, 냉정하게 샌더스의 만화체를 평가하자면 조금 오래된 화풍이다. 대학에서 드로잉 판화를 전공한 아마추어 만화가로서 저자는 교리를 담아내는 그림을 흥미롭게 그려냈지만, 최신 만화의 그림체에 익숙한 이들은 옛스럽다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그런 느낌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독자는 오래전 봤던 만화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어린 독자에겐 독특하고 신선한 그림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율리우스 휘브너(Julius H&uuml;bner, 1806-1882)가 그린 마르틴 루터와 요한 에크의 교리 논쟁(1863-1866). 제목은 &lsquo;Deutsch: Disputation Dr. Luthers mit Dr. Eck(1519)&rsquo;.

▲율리우스 휘브너(Julius Hübner, 1806-1882)가 그린 마르틴 루터와 요한 에크의 교리 논쟁(1863-1866). 제목은 ‘Deutsch: Disputation Dr. Luthers mit Dr. Eck(1519)’.

내용은 매우 훌륭하다. 전문적으로 신학을 가르치고 저술한 실력이 만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53쪽 정도의 짧은 분량에 교리 일반에 관한 질문, 주요 주제, 짧은 신학자 소개, 핵심 단어 설명 등을 잘 담아냈다.

성경 이미지를 반영한 예술 작품을 만화로 묘사한 그림은 특징을 제대로 살려 표현했고, 교리의 복잡한 설명은 단순한 그림으로 쉽게 풀어냈다. 좋은 내용이 담백한 분량에 담겨 있어서 시리즈물로 계속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원서가 네 권에서 멈춘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계속 출간될 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샌더스가 처음 주제로 삼은 성경의 이미지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성경이 문자로 하나님의 진리를 담아낼 때, 사용하는 이미지가 문맥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바르게 아는 것은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특별히 저자가 다루는 하나님의 손과 하나님의 양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보내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이미지이다.

사복음서를 가리킨다고 여겨지는 테트라모프(Tetramorph·네 생물)와 창조 기사를 담아낸 모자이크 예술 작품에 관한 설명은 특별히 현대 자유주의 신학에 영향을 받아 오해받고 있는 교리를 변증하는 역할도 감당하는 것 같다.

창조에 진화를 끼워 넣어 설명하려는 테오(등장인물)의 말을 로기(바른 성경 신학으로 이끄는 안내자)가 받아 ‘단순하게 믿으라’고 충고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만화는 주로 아이들이 본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어려운 교리를 만화를 통해 쉽게 배우려는 어른들도 많다(성경 읽기도). 프레드 샌더스의 크리스천코믹스는 모든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교리 만화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가 하나님의 놀랍고 분명한 진리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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