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대리모 관행, 보편적으로 금지해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여성과 아이의 존엄성 심각한 침해 지적

ⓒMichalin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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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리모에 대한 보편적인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황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교황청 주재 외교단 연설에서 “평화로 가는 길은 생명, 즉 어머니 뱃속에 있는 태아의 생명부터 시작해 모든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며 “생명은 억압되거나 인신매매의 대상으로 변질될 수 없다”고 했다.

대리모란 여성이 인공수정을 통해 9개월 동안 아기를 품을 수 있었지만 출산 시 아이를 제3자에게 넘겨 줘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리모는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남성 동성 커플과, 여성이 임신을 하거나 임신 기간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성 커플이 사용한다 .

이러한 관행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젊은 여성을 학대하는 것이며 남편과 아내 사이의 결혼 행위를 대신해 자연적으로 자녀를 잉태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교황은 “나는 어머니의 물질적 필요를 이용해 여성과 아이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른바 대리모 관행을 개탄한다”며 “아이는 항상 선물이지 결코 상업적 계약의 기초가 아니다. 따라서 난 이러한 관행을 보편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생명은 존재하는 모든 순간에 보존되고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특히 서구에서 거짓 연민의 이름으로 어린이, 노인, 병자를 버리는 죽음의 문화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고 싶다”고 했다.

릴레이터블(Relatable) 팟캐스트의 진행자인 알리 베스 스터키(Allie Beth Stuckey)는 8일 소셜미디어 X (구 트위터)에 교황이 대리모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해 찬사를 보냈다. 

스터키는 “나는 개신교인으로서 확실히 교황의 많은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리모에 관해서는 그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것은 재생산의 상업화이자 신체의 상품화, 즉 인신매매의 한 형태다. 자궁을 임대해 아기를 사는 일은 끝나야 한다”고 했다.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대리모를 반대해 왔다. 1987년 신앙교리성이 작성한 인간 생명의 기원과 출산의 존엄성에 관한 훈령에서 조세프 라칭거 추기경은 가톨릭교회는 대리모를 중대한 죄로 간주한다고 했다.

18년 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된 라칭거는 “이는 결혼의 일치와 인간 출산의 존엄성에 어긋난다. 대리모는 모성애, 부부애, 책임 있는 모성의 의무를 객관적으로 이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잉태되고, 자궁에서 양육되고, 세상에 태어나고, 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아이의 존엄성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는 가족을 구성하는 신체적, 심리적, 도덕적 요소 사이에 분열을 초래해 가족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고 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376항은 “부부 이외의 타인의 침입(정자나 난자, 대리 자궁 기증)을 통해 남편과 아내를 분리시키는 기술은 심각한 부도덕”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교리문답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이종 인공수정 및 수정)은 아이가 결혼으로 서로 결합된, 자신이 알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태어날 권리를 침해한다. 또 서로를 통해서만 ‘아버지와 어머니가 될 수 있는 배우자의 권리’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리모의 법적 지위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웹사이트 ‘서러거시 360’(Surrogacy 360)에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오스트리아, 바레인, 불가리아, 캄보디아, 중국, 엘살바도르,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헝가리, 아이슬란드,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코소보, 쿠웨이트, 리투아니아, 몰타, 몰도바, 몬테네그로, 모로코, 네팔,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세르비아, 싱가포르,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시리아, 대만, 튀니지, 터키, 투르크메니스탄 등은 대리모를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대리모의 합법성이 다르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코네티컷, 델라웨어, 플로리다, 일리노이, 아이오와, 메인, 네바다, 뉴햄프셔, 뉴저지, 뉴욕,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로드아일랜드, 테네시, 텍사스, 유타, 버몬트, 버지니아, 워싱턴, 위스콘신 및 와이오밍 등은 일부 또는 모든 유형의 대리모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

아이다호, 인디애나, 미시간에서는 대리모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아칸소, 루이지애나, 매사추세츠에서는 일부 상황에서 허용이 된다. 앨라배마, 알래스카, 조지아, 하와이, 캔자스, 켄터키, 메릴랜드, 미네소타, 미시시피, 미주리, 몬태나, 네브래스카,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 오레곤, 펜실베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에서는 대리모를 직접 규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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