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4차 서울 로잔대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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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칼럼] 로잔 운동 성격과 4차 로잔 대회 전망(下)

복음 전도 우선성 놓치지 않아야
사회적 책임 구체적 설정 필요해
성경적 복음주의 선교 본질 충실
미전도종족 선교 프로젝트 재개
전 세계 선교에 새 동력 부여하길
북한 주민과 탈북민 관심 표명도

▲2024 서울 로잔 대회가 열릴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지난해 7월 714 기도대성회. ⓒ크투 DB

▲2024 서울 로잔 대회가 열릴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지난해 7월 714 기도대성회. ⓒ크투 DB

Ⅲ. 4차 서울 로잔 대회에 바라는 점

4차 로잔 대회가 인천송도 컨벤시아에서 2024년 9월 22-28일, 주제는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로 열리게 된다. 200개국 5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고, 참가 대상은 목회자, 선교사, 기업가, 정치인, 직장인, NGO, 예술가, 법률가, 교육자, 환경운동가 등이다.

세계 복음주의 두 기둥인 로잔 선교운동과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2010년 로잔 케이프타운(Cape Town) 3차 대회까지 공동 주최해 왔으나, 4차 한국 대회에서는 WEA 총무가 참여하기는 하나 공동 주최는 아니고 한국 로잔위원회가 세계 로잔위원회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WCC 부산 대회가 교회사적 흔적을 남긴 것처럼, 제4차 인천 로잔 대회가 교회사에 남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여러 기독교 단체는 건설적으로 토의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파하고 모사가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잠언 15:22)”.

기독교학술원에서는 올해 1월 19일 횃불회관에서 2024년 로잔 대회를 주제로 교회 지도자 포럼을 갖는다. 최이우 목사(전 한복협 회장)의 주제 설교, 김상복 박사(전 WEA 의장)가 ‘제4차 로잔대회에 바란다’, 강승삼 교수(전 KWMA 회장)가 ‘2024 제4차 로잔 서울대회에 바란다’. 한정국 목사(전 KWMA 사무총장)가 ‘로잔 운동의 시대적 역할과 그 방향’ 등의 발제, 안희열 교수(침신대 선교학)와 장성배 교수(감신대 선교학)가 토론을 각각 맡는다.

오는 5월 17일에는 횃불회관에서 ‘2024년 로잔 운동과 통합 선교’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갖는다. 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의 주제설교, 김성욱 교수(총신대, 선교학)가 ‘제1회 로잔언약을 중심으로’, 장훈태 교수(백석대, 선교학)가 ‘제2회 마닐라선언을 중심으로’, 김승호 교수(한국성서대, 선교학)가 ‘제3회 케이프타운서약을 중심으로’ 등을 발표하고 토론(논평자 교섭 중)하게 된다. 이 모임 취지는 한국에서 열리는 로잔 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는 목회적·선교학적 제안을 하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조직신학자 입장에서, 다가오는 9월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 대회에 대한 전망과 바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2010년 제3차 로잔 대회에서 ‘케이프타운 서약’ 집필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 박사의 국내 강연 모습. ⓒ크투 DB

▲2010년 제3차 로잔 대회에서 ‘케이프타운 서약’ 집필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 박사의 국내 강연 모습. ⓒ크투 DB

1. 로잔 언약의 창립정신 계승: 총체적 선교 계승

4차 로잔 대회는 40년 전 1974년 로잔 언약 창립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4차 로잔 대회는 ‘복음 전도(evangelism)와 사회적 책임의 균형, 로잔 운동의 유산’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1차 로잔대회 결의문에서 이런 부분들이 강하게 나타났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Concern)을 기울이면서도, 복음 전도의 우선성이 강조되었다.

미국 남침례교단 트레빈 왁스(Trevin Wax)는 존 스토트의 자서전 <거룩한 열망(Godly Amibiton)>을 인용해, 로잔 언약에 담긴 ‘사회적 책임’ 문구를 두고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 사이에 긴장과 불편한 관계가 있었음을 아래와 같이 증언하고 있다:

“1차 로잔대회 이후 스토트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로잔 언약에서 표방한 선교의 양면, 즉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았다. 1975년 1월 후속 멕시코 대회 첫날, 스토트가 참석한 자리에서 빌리 그래함은 ‘우리는 복음전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제강연을 했는데, 스토트는 그래함의 강연을 생각하며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스토트는 로잔위원회 앞에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는 로잔 언약이 앞으로 로잔 운동에 반영되지 않으면, 자신은 위원직을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그래함 역시 오랜 친구 스토트를 잃지 않기 위해 그해 4월 스토트에게 존경과 사랑이 담긴 편지를 보냄으로써, 두 사람의 갈등은 봉합됐다.”

빌리 그래함은 존 스토트가 작성한 로잔 언약이 지닌 ‘넓은 의미(broader view)의 선교 개념’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스토트의 목회와 신학적 자질, 삶으로 보여준 투명한 모습을 보고 찬성하게 됐다.

한국 복음주의 선교신학자들(김성욱·장훈태·김승호·김은수·안승호)은 로잔 운동이 총체적 선교를 강조하면서 복음 전파의 본래적 사명을 망각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으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신중하게 받아들이면서,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더라도 ‘복음 전도 우위성(the Primacy of Evangelism)’을 결단코 상실하지 말아야 한다.

2. 개종 유예(猶豫, moratoium of proselytism)가 아닌, 성경적 선교 본질에 충실

로잔 운동은 신구약 성경에 기초한 선교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신구약 성경이 말하는 선교의 본질은 하나님의 선교요, 이 하나님의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다. 하나님이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야말로 기독교 선교의 핵심을 말하는 것이다.

1974년 나온 로잔 언약은 WCC의 개종 유예(猶豫, moratoium of proselytism)에 대한 복음주의적 반응에서 나왔다. WCC 신학은 1960년 이미 ‘종교 간 대화’를 통한 종교다원주의 및 종교혼합주의 인류 연합운동으로 발전하면서, 1973년 방콕 선교 대회에서 최초로 ‘선교 유예(Mission Moratorium)’를 선언했다.

‘선교 유예’란 반(反)선교 정책으로, 종교 간 개종을 금지시키자는 것이다. 이것은 종교다원주의의 ‘종교 대화(religious dialogue)’에서 전제되는 것이다. 로잔 운동은 개종 유예 슬로건에서 벗어나야 한다. 개종 유예 상황 속에서 자유로운 복음 전파와 전도는 이뤄질 수 없다.

3. 인본주의 선교 아닌, 복음주의 선교 추진해야

오늘날 인본주의적 선교로부터 복음주의 선교로 기독교 선교를 본 궤도에 올려야 한다.

오늘날 사회복지 제도가 잘 발달되어 가난한 자들에 대한 복지혜택이 보편화되고 있다. 서구에서 들어온 이 복지제도도 기독교 선교의 사회적 책임에서 나온 것이다.

기독교 선교는 단지 구제나 사회복지 제도에 참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들 영혼의 복지에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이것이 복음 전파다. 복음 전파의 우선성은 강조돼야 한다(로잔 언약 7항, 마닐라 선언문 2부 4항, 케이프타운 서약 2부 8항). 그래야만 사회적 책임도 열매를 맺는다. 인간은 빵으로만 살 수 없고, 하나님 입으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독교 선교가 인본주의 선교에 빠진다는 우려는 제도적 선교에만 치중하고, 그 복지의 정신이 되는 이웃 사랑 그리고 이웃 사랑의 동력이 되는 하나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성령의 사랑을 전하는데 게을러지기 때문이다.

▲714 기도대성회 모습. ⓒ크투 DB

▲714 기도대성회 모습. ⓒ크투 DB

4. 세속주의적 인본주의 세계관으로부터 성경적 세계관 제공

로잔 운동은 선교사의 일터인 ‘세계’, 말하자면 세계의 모든 것과 세계 모든 민족과 문화와 세계관에 대해 알아야 한다. 21세기 그리스도인과 선교사는 다양한 세계관의 흐름에 직면하여 기독교 복음의 탁월성을 변증해야 하는 상황 속에 주어져 있다.

로잔 운동은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이 신다원주의(neo-darwinism)와 결합하여 지구촌 기독교와 지식인을 공격하는 인본주의적 과학기술주의 시대에, 구속사적·종말론적·성경적 세계관을 견지하고, 후기 현대의 혼미스러운 세계관을 바르게 관찰하고 연구하는 구체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5. 중요한 세계선교 아젠다로 중단된 ‘미전도 종족’ 선교 프로젝트의 심층적 논의 재개

2차 로잔 마닐라 대회에서 시작된 새로운 선교운동, AD 2000 운동(AD 2000 and Beyond Movement)은 1,500여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들을 2000년 말까지 전도하고, 그 지역에 교회를 세우자는 세계 복음화에 초점을 두는 운동이었다.

1992년부터는 미전도종족을 연구하는 여호수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가 시작돼, 미전도종족이 집중되어 있는 10/40 창 지역 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 복음화에 새로운 동력을 일으키며 미전도종족 입양 사역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2001년에 이르러 국제로잔위원회가 재정 지출 및 사회적 책임 사역 때문에 지속 사역을 거부함으로써, 전방 선교 우선적 고려를 강조한 루이스 부시(Luis Bush)와 토마스 왕(Thomas Wang) 등 AD 2000운동 지도자들이 로잔 운동에서 탈퇴해 독자 본부를 구성하여 타문화 선교(the cross-cultural mission)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마닐라 대회는 2천여 민족들 사이 1만 2천여 미전도종족에 복음을 전하는데 7%의 선교사만이 종사하고 93%의 선교사가 복음화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으므로, 선교사 재배치를 요청했다(1989년 마닐라 선언문 2부 11항).

2010년 케이프타운 서약에서 미전도종족 선교 이슈는 더욱 구체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졌고, 그들에 대한 무관심과 복음전도를 게을리한 것에 대한 회개 및 미전도종족 전도에 대한 재헌신을 결의했다(케이프타운 서약 2부 4항).

케이프타운 서약에서는 미전도종족 가운데 선교에서 소외된 종족들을 따로 분류하고, 성경 번역에 대한 강조와 구두 메시지 전달 방식, 그리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 등 미전도종족 선교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됐다.

하지만 마닐라 선언 이후, 로잔이 추구한 복음전도 우선의 강조점은 약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시 한 번 세계 선교를 위한 역할 제휴가 필요한 것 아닐까?

이 사역은 마태복음 24장 14절에 근거한 세계 복음화 완성을 위해 필요하나 아직도 남아 있는 미완의 과제다. 미전도종족 선교 사역에 대한 구체적 연구와 실천은 1차 로잔 대회가 선언한 1차 지상적 과제인 세계 복음화를 실천하는 과제로서, 21세기 기독교 선교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4차 서울 대회에서 복음 전파(Reaching People) 세션에 다음 6가지 이슈 그룹이 있다. ①전 세계 인구 고령화 ②새로운 중산층 ③다음 세대 전도 ④이슬람 ⑤세속주의 ⑥최소 전도 종족이다. 6번째 최소 전도 종족 이슈 다음에, ‘미전도종족’ 이슈가 빠져 있다.

4차 로잔 서울 대회에서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와 사례 보고, 발전적 제안이 이뤄지길 바란다. 4차 대회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등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6. 코로나 이후 엔데믹 시대에 세계 및 한국교회 선교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하는 계기 제공

2020년 지구촌에 닥친 코로나 팬데믹에 의해, 지난 3년간(2020-2022)의 비대면 예배로 한국교회는 많은 신자 수 감소를 초래했다. 2023년부터 다시 현장 예배가 재개되면서 한국교회는 예배의 본래 모습인 대면 예배를 회복하고, 코로나로 움츠러든 신자들의 심령에 새로운 부흥의 불길을 붙여야 한다.

2023년 2월 8일 애즈베리신학교 채플에서 시작돼 2월 24일까지 지속되면서 회개와 기도, 찬양과 간증 등 각종 모임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간 애즈베리 부흥(Asbury Revival)은 코로나 엔데믹 시대 지구촌에 부흥을 주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새로운 징표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4차 로잔 대회는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라는 마닐라 선언을 전 지구촌과 한국교회에 구현하는 하나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돼 있던 세계 교회가 한국에서 영적인 힘을 얻어 다시 일어나고, 21세기 중반을 향해 가는 세계 선교의 불길이 다시 새롭게 점화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로잔 운동이 &lsquo;사회적 책임&rsquo; 쪽으로 쏠릴까 염려하는 국내 신학자들의 지난해 11월 세미나 모습. ⓒ크투 DB

▲로잔 운동이 ‘사회적 책임’ 쪽으로 쏠릴까 염려하는 국내 신학자들의 지난해 11월 세미나 모습. ⓒ크투 DB

7. ‘사회적 책임’ 영역의 구체적 설정 필요

1974년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 1989년 마닐라 선언(The Manila Manifesto), 2010년 케이프타운 서약(The Cape Town Commitment)과 같은 로잔 운동의 신학적 문서들은 상세한 복음주의적 신앙고백을 담고 있다. 그런데 케이프타운 서약에는 사회적 책임을 제시하면서, 개인과 가정과 교회가 제한된 인적·물적·시간적 자원을 거대한 사회적 책임을 위해 어디에 어떻게 투여할 수 있는지 명료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회적 책임에 의해 복음 전파라는 본래 초점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그 ‘우려’란 2013년 WCC 부산 대회에서 사랑과 정의 실현을 위해 전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생태계·인종 문제 등 유엔(United Nations)조차 모두 다루지 못하는 83가지 이슈를 위해 교회가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미전도종족 10/40 창에서 종사하는 선교사들까지 모두 철수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로잔 운동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로 세계복음화를 완수하는 것이었고, 이번에도 그래야 한다. 이 이슈에 관한 우려가 불식되도록, 4차 대회는 보다 깊은 토의와 합의를 이뤄야 한다.

8. 서구 교회가 묵인하고 있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그리고 북한 주민 및 중국 내 탈북민 인권 개선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 표명

독일 EKD가 동성애를 허용하자, 독일 신학자 판넨베르크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회는 사도적이고 보편적이며 거룩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다”고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지난 2010년 케이프타운 대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공식적 선언이 아니라, 대회 기간 중 ‘성: 창조, 깨어짐, 진리와 은혜(Sexuality: Creation, Brokenness, Truth and Grace)’라는 주제로 모인 모임(session)에서 최종 형태의 발제가 있었다.

케이프타운 어드벤스 페이퍼 저자들(CapeTown 2010 Advance Papers)은 정죄 일색의 기존 접근 방식과 달리, 교회의 동성애에 대한 이해 및 대처에서 ‘변화’가 필요하며,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와 ‘하나님의 은혜’로 동성애 이슈에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다가오는 4차 로잔 대회에서 한국교회의 동성애에 대한 견해(동성애는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시는 행위라는 진리의 명제와, 동성애자들에 대한 은혜의 명제 및 목회적 돌봄과 전환치료와 상담에 대한 심리상담적 대책)가 충분히 개진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관심을 지니고 기도하고 있는 북한 주민과 중국 내 탈북민들의 인권 개선에 대한 언급도 있었으면 한다.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이 북한 주민 및 중국 내 탈북민들의 인권에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북한과 중국 정부가 이들에 대한 전향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WCC 부산 대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9. 생명(생태계 보존, 태아, 반려동물 생명)에 관한 복음주의적 선언이 바람직

오늘날 21세기 생명에 대한 존중이 태아, 자연 생태계, 반려동물 등에 요구된다는 것을 선언할 필요도 있다. 오늘날 낙태는 서구 사회에서 허용되는 필요악이긴 하나, 귀중한 태아의 생명은 천부적인 것으로 인간이 좌우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허용되고 있는 식용 개는 서구 사회에서 야만으로 취급받는다(우리나라 국회에서도 1월 9일 개 식용 종식법이 통과됐다 -편집자 주). 개는 인간에게 가장 친밀한 반려동물로서 그 생명은 귀중하다. 하지만 동물주의적 종(種) 무차별 반휴머니즘(animalistic species non-differentiated anti-humanism)은 거부해야 한다.

자연 생태계는 우리 인간이 사는 기본적 주변 환경으로서, 환경이 파괴될 때 기후이변이 생겨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키고, 시베리아 동토와 빙하가 녹아내릴 때 그 속에 있던 박테리아가 인간 삶에 침투해, 인간은 각종 질병(사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 전염병)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 피해, 생태계 파괴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는 때, 지구촌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고 대응을 촉구해야 한다.

맺음말

로잔 운동은 제도화되고 동력이 상실된 WCC의 에큐메니칼 선교운동을 대체하여 일어난 20세기 복음 운동으로, 기독교를 원천으로(ad fondes)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역동적 복음 운동이다.

마닐라 선언과 케이프타운 서약은 세계 복음화(World Evangelization)에 대한 소명과 헌신이라는 로잔 언약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역사적 연속선상에 있다. ‘사회적 책임’은 로잔 언약에서 단 한 차례 언급됐지만, 마닐라 선언문과 캐이프타운 서약에서는 여러 번 반복되었다.

로잔 운동에서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이다. 로잔 운동도 세월이 흐르면서 WCC 운동처럼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 존 스토트가 로잔 언약에서 제시한 바처럼, 복음 전파의 우위성 안에서 양자 균형의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올해 로잔 운동 태동 50주년을 맞아 4차 로잔 대회가 1차 로잔 언약, 2차 마닐라 선언, 3차 케이프타운 서약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전 지구촌을 향하여 한편으로는 기독교 이후 시대에 직면한 서구 사회를 향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10/40 창 지역과 미전도종족을 향하여,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총체적 복음을 지구촌 각 지역에 적합하게 전파하는 새로운 동력과 청사진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투 DB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투 DB

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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