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의약품 부재와 기저질환 등으로 한 지역서만 80여 명 사망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의 쿠키조(Kuki-Zo) 공동체 출신의 기독교인 수만 명이 폭력 사태를 겪은 지 8개월이 넘도록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이 기간 한 지역에서만 여성과 어린이 등 최소 80명이 임시 보호소 내 열악한 의료 서비스와 생활 환경으로 사망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원주민부족지도자포럼(Indigenous Tribal Leaders’ Forum)에 의하면, 대다수가 기독교인인 쿠키조 공동체와 대다수가 힌두교도인 메이테이(Meiteis) 공동체가 토지권 및 정체성을 두고 벌인 갈등은 2023년 5월 3일부터 지속돼 왔으며, 이로 인해 최소 158명이 사망하고 약 41,000명의 쿠키조인들이 난민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최소 21,000명은 쿠키조족이 거주하는 추라찬드푸르의 110개 이상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 이 지역에 본부를 둔 농촌여성향상협회(Rural Women Upliftment Society)에서 일하는 메리 베스(Mary Beth)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80명의 난민이 전문의와 필수 의약품이 없어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베스는 “이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천식, 암, 신장 문제,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었고, 다른 주로 이주할 여력이 없었다. 또 부족당 담요와 매트리스 한 장씩으로 구성된 정부 지원이 도움이 되긴 했으나, 가족당 평균 4명인 이재민들의 필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주도인 임팔이 약 64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5월 3일 이후 추라찬드푸르로 의약품이나 물품이 운송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약 220km 떨어진 이웃 미조람주의 주도인 아이자울의 공급품에 의존해야 했다. 이곳은 언덕이 많은 지형에서 몇 km 떨어져 있다.
군대의 주둔에도 폭력 사태는 매일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으며, 메이테이 민간인들이 보안 요원을 방해하기 위해 주요 경로를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테이가 지배하는 지역의 경찰은 쿠키조 공동체를 공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을의 자원봉사자로 알려진 일부 젊은 구키조 주민들은 자기 방어를 위해 무기를 들었다.
해당 폭력은 지난해 5월 3일 인도 고등법원이 마니푸르주정부에 “메이테이족에게 특별한 경제적 혜택과 할당량을 확대해, 그들이 쿠키조 영토에서도 토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폭력 사태로 인해 쿠키조 가옥 7,000여 채와 교회 350여 개가 파괴됐으며, 일부 쿠키조 여성은 집단 강간을 당했다. 지난 12월 20일에는 추라찬드푸르에서 쿠키조 폭력 피해자 87명의 대규모 매장이 진행됐다.
폭력 사태에 대한 주정부의 대응은 심각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2023년 7월, 유럽의회는 인도 정부에 마니푸르의 평화를 시급히 회복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힌두 다수주의를 조장하는 정치적 동기의 분열적인 정책과 무장단체의 활동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다”며 “살인 사건에 보안군이 당파적으로 개입했다는 설명이 있어 당국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