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지하교인 신고하는 시민에게 포상금 약속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광저우시 민족종교사무국, “불법 종교 활동 신고 방법” 영상 공개

▲가정교회를 급습한 중국 비밀 경찰.

▲가정교회를 급습한 중국 비밀 경찰.

지난달 중국 광둥성(Guangdong Province) ‘광저우시 민족종교사무국’(Guangzhou Municipal Ethnic and Religious Affairs Bureau)은 지하 기독교 활동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포상금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긴 “불법 종교 활동 신고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한 여성이 은밀하게 기독교 활동을 하는 한 남성을 공안국에 신고하는 과정이 담겼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광둥성 당국은 몇 해 전부터 시민들에게 지하 기독교 활동을 신고하라고 촉구해 왔고, 불법 종교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조사하는 데 도움을 준 시민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2019년부터 펼쳐 왔다”며 “외국 기독교 단체와 관련된 종교 활동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포상금 액수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 VOM은 광저우에서 촬영된 영상을 통해 외국인들이 주최한 ‘영어 비밀 모임’에 참석한 한 중국인 남성의 모습을 확인했다. 그 모임의 구성원들은 희미한 불빛 아래서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어 그 중국인 남성은 해외에서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조직할 예정이라는 뜻을 내비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영상은 그 ‘영어 비밀 모임’이 외국인의 불법 종교 활동을 감추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했다.

영상에서 한 여성이 이 활동을 지켜본 뒤 이를 ‘광저우시 민족종교사무국’에 신고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여성은 포상금을 받고 난 뒤에 미소를 지으며, 그것이 자신의 관계를 위한 자금이라고 말한다. 이는 특히 데이트 비용으로 쓰기 위해 모아 놓은 돈을 뜻한다”고 했다.

영상에는 종교 사무국 직원이 직접 출연해 불법 종교 활동이 의심스러운 경우에 관공서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나 우편으로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광저우시 민족종교사무국’에서 발표한 “불법 종교 활동을 신고한 대중에 대한 포상 조치”에 따르면, 종교적 극단주의, 국가 안보 위협, 테러 활동 가담, 사회 질서 교란, 무허가 종교 활동 장소 설립, 무단 종교 교육 및 훈련 행위 등과 관련된 활동을 신고하는 경우 포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 조치에 따르면, 국내 종교단체와 관련된 불법 종교 활동 조사에 정보를 제공하고 협조한 시민은 1천 위안에서 3천 위안(약 18만원에서 55만원)을, 외국 종교단체를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한 시민은 3천 위안에서 1만 위안(약 55만원에서 18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포상 정책이 몇 년 동안 시행돼 왔으나, 당국에서 그러한 광고 영상을 발표했다는 것은 그동안 대중의 참여가 미비했고 따라서 당국에서 신고를 장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이 정책이 정부가 원하는 만큼 효과적이었다면 왜 굳이 광고를 하겠는가? 저는 중국 정부가 이 정책으로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까닭이, 기독교 활동이 중국의 국가 안보나 문화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포상금을 준다고 해서 시민들이 기독교인 이웃을 범죄자로 취급하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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