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Again 평양대부흥’ 개최… 탈북민·한국성도 한마음 기도
“사선을 넘어선 3만 4천 탈북민들이 복음의 용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 예수님의 피 묻은 십자가를 전하고, 북한의 골목마다 아이들의 찬양이 울려 퍼질 때, 비로소 평화적 복음통일이 이뤄질 것이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 강사 중 한 명으로 나섰던 오륜교회 원로 김은호 목사의 호소다. 자유를 찾아 한국 땅을 밟은 탈북민 5백여 명과 북한의 복음화와 평화 통일을 사모하는 한국 성도 1천 5백여이 한마음으로 기도의 손을 높이 들었다.
이번 부흥회는 26년간 탈북민 사역과 북한 선교에 올인해 왔던 열방빛선교회(대표 최광 목사)가 주최했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는 대부흥의 역사를 뒤로한 채 이젠 암흑의 땅이 되어 버린 북한 수도 평양에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길 염원했다.
집회 기간 최광 목사(열방빛선교회 대표)를 비롯해 김권능 목사(인천한나라은혜교회 담임), 정형신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 회장), 이석만 목사(하나무브먼트 대표), 이호 목사(금란교회 사역훈련원장), 지선 전도사(찬양사역자), 박진석 목사(포항기쁨의교회 담임) 등 20명이 넘는 목회자 및 탈북민 사역자 등이 메시지를 전했다.
사선 넘은 탈북자들의 간증, 강력한 도전
5박 6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차례로 강단에 선 이들은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성도들의 영혼을 깨우기 위해 힘썼다. 1907년 평양대부흥 당시처럼 오전에는 말씀 사경회, 오후에는 전도와 선교 메시지, 저녁에는 심령대부흥회와 통회 자복 기도회 등으로 성령 충만을 사모했다.
<평양의 그날> 등 당시 성령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하는 뮤지컬로 심금을 울리고, 사선을 넘은 탈북민들의 간증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도전을 줬다. 탈북민으로서 국내 정착 후 목회자로 거듭난 최원 목사(은혜세대교회)는 죽음을 넘어선 믿음과 소망의 세계를 간증했다.
중국에서 성경 훈련 리더로서 복음을 전하다 북송된 그에게 고문관이 “이렇게 죽으면 청춘이 아깝지 않느냐. 선교사의 연락처만 알려 주면 살려 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나 최 목사가 “내가 왜 죽느냐. 조금 뒤에 하나님나라에서 하나님과 영원히 살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고 답하자, 순간 고문관의 눈동자가 흠칫 떨리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 일 이후 그가 풀려날 방법을 알려 줬고, 최 목사는 은혜로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 더욱 경건하고 순결한 신앙을 할 것이라고 기대가 컸는데, 여러 일들로 상처받고 실망과 분노를 갖게 됐다. 탈북민 중에서도 꽃제비가 가장 힘든데, 한국에 훨씬 어려운 ‘꽃제비 영혼’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나 역시 연약한 자다. 그들의 눈을 볼 때 나로 인해 안타까워하시며 울고 계신 주님의 눈물이 보인다. 저들을 위해서라도 일어나고 또 일어나기를 결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죄를 대신 지신 예수 십자가의 사랑을 알고도 여전히 심판자의 자리에서 정죄하는 모습이 있지는 않은가”라며 “김정은이나 문재인, 혹은 누군가가 문제라는 자세가 아니라, 우리가 주님을 대신해 지불해야 한다는 마음, 그들의 문제가 나의 문제라는 마음으로 회개하고 기도한다면, 주님께서 이 민족의 죄를 사하시고 복음통일을 이루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연히 먼저 부르신 것 아냐… 소명 찾기를”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는 “북한이 고레스와 같은 독재자가 무너지고 개혁과 개방으로 이어지며, 3만 4천 복음의 용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피 묻은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고, 과거에 세워졌던 2천 8백여 교회가 다시 세워지고, 북한 백성들이 하나님을 믿는 그날, 비로소 평화적 복음통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선을 넘고 이 땅에 오신 탈북 동포들, 이곳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왜 자신을 이 땅에 보내셨는지 부르심의 뜻을 찾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어쩌다 우연히 부르신 것이 아니라, 특별히 평화통일의 마중물로 삼으시고자 지명하여 세우셨음을 기억하자. 기도의 무릎이 아니고서는 평양대부흥의 재현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최광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북한과 한국을 살리시고 열방을 살리시기 위해 여러분을 이곳에 부르셨다. 북한 출신의 하나님의 종들이 기도와 회개 가운데 성령을 받아 하나님의 일꾼 되라는 말씀에 순종해, 또 한국 목회자들이 육적으로는 배가 부르고 영적으로는 번아웃 상태에 있음을 보며, 믿음의 세대를 세우고자 ‘Again 1907 평양대부흥’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한들, 열매가 없어선 무슨 소용이겠나. 그동안 많은 부흥회가 있었지만 개인의 이름이 드러나고 교회가 자랑됐다. 사람과 단체는 높아졌지만, 예수의 이름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지 못했다”며 “오직 예수 이름만 높이고 하나님께만 영광이 드러나기를 바라며 3차에 이르렀다. 1·2차 때보다 많은 은혜의 고백을 들었다. 얍복강의 씨름에서 승리한 야곱처럼, 영적 전쟁해서 넉넉히 승리하는 자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언제까지이니까, 그러나…” 참석자들 간증 쏟아져
마지막 날 참석자들의 간증도 쏟아졌다. 2004년 입국한 탈북민 한창주 목사(DMZ 미드바르교회)는 “그동안 많은 집회에서 뜨거웠지만 돌아가면 허무해지는 경험이 반복됐다. 이번 집회에서는 하나님께서 분명히 길을 여시고, 보내신 동역자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북한의 문은 분명 다시 열릴 것이고,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는 일에 우리 민족이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수 청년은 “사선을 넘은 북한 성도들이 생명을 다하는 믿음을 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주님이 먼저 보내신 요셉과 같은 탈북민들을 통해 복음통일을 이루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제사장의 나라로서, 주님이 다시 오실 때 모든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탈북민 최선아 목사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내가 얼마나 교만한 자였는지,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했던 자신을 돌아보는 은혜의 시간이었다”며 “입국한 지 벌써 15년이다. 그땐 당장 통일이 될 것만 같았는데 ‘언제까지이니까’라는 기도가 한없이 흘러나왔다. 나보다 더 잘 아시는 아버지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니, 우리가 불씨가 되어 잠든 영혼을 깨울 때 하나님께서도 일하실 것”이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