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목회자의 소천 소식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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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칼럼] 교회는 숫자가 아닙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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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50대 목사님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이 들립니다. 저희 노회 50대 목사님도 연말에 정책 당회를 한 뒤 목양실에서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친구 목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전화를 왔는데, 친구 목사가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동기 목사님들도 선교지에서 그리고 목회지에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학기 종강을 앞두고, 한 목사님께서 정책 당회를 하면서 서로 탓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목사는 장로를, 장로는 목사를 서로 탓하면서, 은혜로워야 할 정책당회가 그래프를 그려놓고 실적을 논하는 자리가 되고 만 것입니다.

교회는 일이 우선인지 사람이 우선인지, 따지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직장이 아닙니다. 교회는 일을 더 한다 해서 수당을 지급하는 곳도 아니고, 월급을 주는 곳도 아닙니다.

교회는 한스 퀑이 말한 것처럼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가족 공동체입니다. 모두 둘러앉아 만찬을 하며,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공동체입니다.

그렇다면 왜 교회가 공동체가 되야 할까요? 목적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이 목적을 위해 교회는 하나 되어야 합니다. 한 주님을 모시고, 한 주님에 대한 신앙고백이 있어야 하고, 주님 말씀을 통한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 되는 방법은 오직 한 길입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됨을 통해 가능할 따름입니다.

초대교회부터 이어진 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교회가 핍박당할 때는 교회가 하나 되어 핍박을 이길 힘과 믿음을 구하는 기도가 많았습니다.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국교화되고, 교회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제도화되고 말았습니다. 교회가 조직화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 서열이 생기게 되고, 교회 이권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는 타락하기 시작합니다. 교회는 공동체여야 함에도, 조직화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교회로서의 기능을 점점 잃어갑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그래프를 그려놓고 숫자를 가지고 사람의 능력을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아름다운 관계의 모습을 교회에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가 세상과 구별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자기 필요에 따라 관계를 맺는 것을 경험했는데, 교회에 와보니 세상과 별반 다름없는 관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교회는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경험되지 못한 관계의 풍성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관계를 정립하는 교회론이 바로 공동체입니다. 교회가 공동체로서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같이 해야 합니다. 서로 같은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신앙은 사람이 먼저이고, 사람은 마음이 먼저입니다. 신앙은 그 무엇보다 마음에 마음 쓰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이웃의 마음입니다.

하나님 마음이 내 안에 들어올 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 돼야, 같은 사랑으로 서로를 사랑합니다. 그래야 뜻이 하나가 되고, 그래야 목적이 하나가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고 명합니다. 서로 높아지고, 서로 대접받으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섬기고 사랑하며,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품는 공동체가 교회여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보여주셨고, 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교회야말로 주님 원하시는 교회입니다. 숫자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배려하며,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공동체…, 그것이 진짜 교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대구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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