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언신년포럼, ‘한국교회 신학의 통일과 연합’ 주제로 개최
코로나로 위기, 한국교회는 하나라는 사실 체감
더 연합하고 하나 되어 미래 준비하며 나아가야
신학적 자유주의 반대하지만, 교파 초월해 협력
20C 중반 이래 개신교 안팎서 복음주의적 부활
한국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양기성 목사)가 22일 서초교회에서 ‘한국교회 신학의 통일과 연합’을 주제로 제16차 웨슬리언신년포럼을 열고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독려했다.
개회예배에서 개회사를 전한 양기성 목사(대표회장, 청주신학교 학장)는 “138년 전 부활절,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인천 제물포항에 임신 2개월 된 부인과 함께 아펜젤러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그리고 언더우드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가 조선 땅에 도착했다”며 “이들은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조선 백성들에게 밝은 빛과 자유를 허락하여 주옵소서’라고. 그들의 기도는 응답됐고, 한국은 부흥과 풍성한 열매를 경험했다”고 했다.
양 목사는 “루터교회, 성공회, 그리스도의교회, 침례교회, 나사렛교회, 구세군교회, 순복음교회, 성결교회, 감리교회, 장로교회, 우리 모두는 구세주 예수님의 한 핏줄이며 복음의 한 형제”임을 강조하며 시편 133장 1-3절, 전도서 4장 12절, 요한복음 17장을 언급했다.
이어 김진두 목사(학술고문, 감신대석좌교수, 전 총장)가 대표기도, 황갑신 권사(만나교회,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성경봉독, 위듀콰이어 합창단이 ‘사랑’을 특송한 후, 류영모 목사(예장 통합 전 총회장, 한교총 전 대표회장)가 ‘복음의 중심에 서는 교회’(막 1:15, 롬 1:16, 갈 1:6-10)를 제목으로 설교하고 김영선 목사(학술고문, 협성대 명예교수)가 봉헌기도했다.
류영모 목사는 “오늘의 모임은 우리가 신학적 논의 속에 어떻게 다양한 신학이 하나가 되어 한국교회를 섬길 것인가 건전한 몸부림이 있는 모임”이라며 “건강한 신학 운동, 복음 운동, 이 시대에 빛과 소금이 되고 세상을 바르게 하려는 몸부림들이 이 안에서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했다.
김준철 박사(학술고문, 구세군대학원대 전 총장)는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과 함께 “한국 웨슬리언 지도자들은 세속화와 물질주의가 만연한 이때에 우리 자신의 사역과 생활을 성찰하면서 주님의 성품을 닮아 섬김의 삶을 실천하고, 교회와 사회 앞에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위해 선언한다”고 웨슬리언 교회지도자 협의회 선언문을 낭독했다.
양기성 박사는 “1970년 웨슬리가 체험했던 불같은 성령충만을 체험하며, 그리스도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로 모시고 성령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따르며 54년째 헌신하고 있다”며 한국 웨슬리운동의 역사에 대해 전했다.
또 최재성 목사(서초교회 담임), 정인찬 박사(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 총장)이 각각 환영사 및 격려사를 통해 “복음주의 신학, 성령 중심 신학, 에큐메니칼 신학과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통일하는 역사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영훈 목사(명예대표회장,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가 영상으로 축사한 데 이어 주심식 박사(전 대표회장, 성결대 전 총장), 김경수 박사(학술공동회장, 나사렛대학교 총장)가 축사했다. 이후정 박사(학술공동회장, 감신대 총장), 황덕형 박사(학술공동회장, 서울신학대학교 총장)는 서면으로 축사했다.
‘한국교회 신학의 통일과 연합의 미래를 위한 신학적 제언’을 제목으로 주제 강의한 김영택 박사(웨슬리학회부회장, 성설결대학교 조직신학)는 “로드니 스타크의 <기독교의 발흥>, 앙드레 모루아의 <영국사>, 제니퍼 라이트의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로날트 D. 게르슈테의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등을 보면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 이후 어떤 형태로든 인류는 문명사적 대전환을 경험했다”며 “한국 기독교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했고, 한국교회는 결국 하나라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더 이상 내부 신학적 문제와 분열로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 한국교회는 더욱 연합하고 하나 되어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대안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하나 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복음주의 운동의 역사를 보면, 20세기 자유주의 물결이 시작되며, 근본주의자들은 개인 영혼 구원, 전도에 집중하고, 성경을 문자 그대로 가르치는 분야에서 소정의 쾌거를 이룩했다. 그러나 점차 자유주의자들과 학문적 격차가 벌어지게 됐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더 무관심하고 개인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에 보다 집중하게 됐고, 점차 반지성주의, 분파주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무관심한 반문화적, 고립적 한계가 드러나게 됐다”며 “이에 이를 극복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신복음주의 운동이 일어났다. 풀러신학교를 세운 신복음주의자들은 지성적 신학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분파주의를 극복하고 연합에 힘쓰며 사회적 문제에 적극 의견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복음주의운동을 일으키게 됐다”고 했다.
김 박사는 “복음주의는 특정 교파, 신학체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복음주의적 신앙을 견지하는 모든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나사렛, 구세군, 루터교 등 보편적 신앙 아래 묶인 느슨한 신앙공동체이므로, 특정 교파의 신학 전통만을 독점적·배타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복음주의자는 다양한 교파와 전통의 세부적 차이에 집중하기보다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사상을 공유하는 이들과 교파를 초월해 서로 협력하고 연합하려는 이들”이라며 “이런 점에서 복음주의자들은 신학적 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즘에 반대하지만, 교파를 초월해 협력하려는 초교파적 에큐메니스트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 교파의 다양성, 신학의 다양성, 신앙 양식의 다양성을 생각하면 하나로 묶을 무언가를 제시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그러나 세계적 복음주의 연구자들은 복음주의 교회 안에 가족적 유사성을 주장한다. 한 가족이라도 가족 구성원이 다 다르지만 닮은 연결고리가 있듯, 충분히 신학적 방법론에 관한 어느 정도의 일반화가 가능하다. 복음주의는 다양성 속에 유사성, 유사성 속에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위대한 청교도 작가인 리처드 백스터는 ‘본질적인 것에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 자유를, 모든 일에 사랑을’이란 명언을 남겼다”고 했다.
또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은 기본적인 모든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복음주의의 목적은 언제나 신약 성경이 묘사하는 사도적 기독교로 돌아가는 것이다. 복음주의 신앙고백 안에서 차이점보다 동일한 표현과 요점이 더욱 크다. 성경과 성경의 그리스도에 대한 이러한 식별력은 모든 복음주의자들이 공유하는 것”이라며 “역사가들은 복음주의자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십자가를 통한 구원’, ‘회심의 보편적 필요’, ‘보편적 과제인 선교사역’을 강조하는 사람이라 분류한다”고 했다.
그는 “복음주의는 시간의 경과 속에서 여러 변화의 순간을 지나면서도 여전히 필수적인 진리의 핵심을 식별한다. 20세기 중반 이래로 개신교 교파의 내외부 모두에서 중요한 복음주의적 부활이 일어나고 있다”며 “복음주의적 지성의 갱신, 은사주의 운동을 통한 복음주의적 정신 갱신, 은사들의 보편적 성경 재발견, 성경적 설교 회복을 발견할 수 있다. 지성과 마음 모든 면에서 쇄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세상을 향해 사역하며 함께 모이고 협력하는 것을 통해 복음주의자들의 하나 됨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 복음주의자들이 초교파적인 환경 속에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사역의 일치를 실천하면서 반 세기가 지난 지금, 이러한 연합 활동은 신앙과 교리의 일치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전 세계 많은 복음주의 교회들은 사랑, 진리, 연합의 큰 틀 안에서 상호교류하며 하나님의 백성의 하나 됨을 견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신학적 선언의 중요성 인식’, ‘신학적 독선과 편견 경계’,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이룰 것’,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허락할 것’, ‘모든 일은 사랑으로 행할 것’을 제안하면서, 모든 복음적인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하나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하나님의 도구로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서환 장로(마켓팅그룹회장, 서초교회 장로)가 특별간증했다. 조 장로는 군 장교 시절 폭발사고로 기적적으로 살았지만, 오른손을 잃었다. 그렇게 오른손을 잃은 그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여자친구였으나, 그의 아내가 된 그녀는 그를 측은히 여기며 여전한 사랑으로 만났고, 조 장로는 아내의 사랑에 부응하고자 인생의 목표를 세웠다. 또 아내에 의해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취업전선에서 ‘장애’ 때문에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졌으나 끝내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성공을 이뤘고, 스테디셀러인 ‘모티베이터’을 쓰기도 했다. 그의 ‘인생은 마케팅이다’라는 강연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조 장로는 “50대 중반 위기 때, 교회 다닌지 30년 된 때에서야 아내를 따라 난생 새벽기도를 처음 갔다. 말씀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져 당황했다. 그때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하나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하나님께 붙어 있어야 함을 깨닫고 참된 회개를 했다”며 “이제 매일 하나님께 감사와 은혜, 예수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는 기도를 한다. 장로로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며 만나는 영혼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고자 힘쓰며 지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