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38] 당정 관계 재정립을
한 달 전, 한동훈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에는 이준석 대표가 쫒겨났고, 김기현 대표가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사이 발생한 일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취임 후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대성공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퇴 요구와 한동훈 위원장의 사퇴 거부로 인한 일대 정치적 대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단 한 달 만에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법무부 장관직을 사임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사퇴 요구가 용산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이다. 이러한 상황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법적으로도 복잡한 문제로 보인다.
특히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한동훈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사퇴를 거부하며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당정 간에 몰상식한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고 볼 수 있다.
한동훈 위원장의 입장 변화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용산에서 “불법 촬영이라는 의도적 기획”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국민의 눈높이를 언급했는데, 이것이 대통령실과의 견해 차이를 초래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낙하산 공천’ 논란도 주된 사유로 언급되지만, 여기서도 역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현재 상황은 실책으로 보이며, 현실적 검토와 해결이 필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꿈쩍 않고 머물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냉정하게 평가하면, 대통령으로서 기대되었던 대인배적 이미지와의 대조가 깊게 느껴진다. 그의 정치적 상황은 현재 총선이 8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돌풍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기성 정치인들과 비교할 때 인성, 정직, 참신함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의 행보를 통해 정치 신인으로서의 참신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는 차별화된 언어, 맞춤형 메시지, 셀카 세리머니, 현장 대응 등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고, 이를 통해 보수 진영을 흔들었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를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서 사퇴시킨다는 것은, 총선 패배를 다짐한 것이 아닌 이상 가능한 일인지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특별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비서실장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유는 단 하나다. 기울어진 자유 대한민국의 훼손된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그의 결단을 존경하며 지지한다. 이제 한 위원장은 그의 숨은 실력을 과감하게 보여줘야 한다.
한 위원장의 결단은 이미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사당화 독주를 당하고 또 당했으니, 또 당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의 공범이 되겠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당은 내가 이끈다.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 동료시민에 봉사하겠다”고 했으니,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실천하면 그래도 국민의힘을 믿었던 국민들은 결코 그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한 위원장은 “사내 대장부가 한 번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짤라라”는 주변의 충고나 객기로 사는 사람이 아님을 안다.
이재명이 휘두르는 그 칼춤에 국민의힘이 당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객기 부리는 맛에 그리고 국회의원 권력을 휘두르는 맛에 얼마나 재미가 쏠쏠하겠는가. 이를 지켜내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운영 중인 상황을 엄중히 여기고, 국민만 바라보고 달려야 할 것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대통령실로부터의 독립은 필요충분조건이며, 취임 2년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오직 용산만 바라보는 무기력함을 스스로 자처해 왔다. 총선을 이기기 위해 당정관계를 확실하게 분리하여 독립을 선언하고 나갈 때,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국민들은 입증할 것이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