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활동 혐의’ 네팔 목회자, 법원서 ‘징역형’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 남성 초청해 기도해 줬다는 이유만으로

▲네팔 케샤브 라지 아차리아 목사와 가족들의 모습.  ⓒ모닝스타뉴스

▲네팔 케샤브 라지 아차리아 목사와 가족들의 모습. ⓒ모닝스타뉴스

네팔의 한 목회자가 최근 종교 활동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네팔 대법원이 포카라의 풍요로운추수교회를 이끄는 케샤브 라지 아차리아(Keshab Raj Acharya·35) 목사에 대한 하급심 판결을 확정한 후, 네팔의 종교 자유가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케샤브 목사는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바꿔 달라고 항소했고, 현재 대법원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케샤브 목사의 변호를 맡고 있는 ADF 인터내셔널(국제 ADF)은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전환해 달라는 그의 항소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는 징역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케샤브 목사는 성명을 통해 “감옥에 더 오랜 시간 갇히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하나님을 통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하나님 안에서 위안을 발견하려 한다”며 “저와 가족을 위해 기도와 지지를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케샤브 목사에 대한 소송은 2020년 3월 그가 한 남성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기도해 준 혐의로 체포되면서 촉발됐다. 그는 ‘종교적 감정을 격분하고 개종을 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방검찰청은 종교 개종과 포교를 범죄로 규정하는 네팔 형법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포함한 기소장을 제출했다.

2021년 11월, 케샤브 목사는 범죄 혐의로 징역 2년과 벌금 2만 네팔루피(약 20만 원)를 선고받았다. 이후 주믈라(Jumla) 고등법원에서 형량이 1년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그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의 판결을 지지했으나, 케샤브 목사에게 유일한 구제 수단으로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국제 ADF의 테미나 아로라(Tehmina Arora)는 “대법원의 결정은 기본 인권 침해와 종교 자유에 대한 긍정적인 선례를 세울 기회를 놓쳤다”며 “그 판결은 충격적이었다. 특히 그의 개종 혐의를 입증할 증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케샤브 목사의 아내인 주누 아차리아(Junu Acharya) 사모는 “남편은 누구에게도 종교를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며 그의 결백을 강조했다. 그녀는 “정부의 조치는 네팔의 기독교 공동체가 신앙을 전파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샤브 목사의 시련은 2020년 코로나19에 대한 영적 지침을 제공한 유튜브 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의 발언에 대한 잘못된 정보 때문에 그는 수 차례 체포와 기소를 당했으며, 그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증거와 증언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제종교자유원탁회의(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Roundtable)와 미 국무부의 국제종교자유에 관한 2020년 보고서는 “케샤브 목사의 체포는 자의적이고 차별적”이라며 그의 사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권단체인 ‘정의의소리’(Voice for Justice) 조셉 잔센(Joseph Jansen) 회장은 “케샤브 목사는 강요 없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라면서 네팔의 개종금지법 남용을 비판했다.

네팔의 기독교 공동체는 2018년부터 점점 더 많은 박해에 노출돼 있으며, 개종을 금지한 법은 종교나 신앙의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로 빅텐트를”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상임 추대위원장 김춘규)가 29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한국교회 장로 1만 2천 명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및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대외…

김문수 한덕수

종교·시민단체 연합, “김문수 지지 및 한덕수와 연대” 촉구

대한민국 종교 및 시민단체 연합 일동이 28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기 대선에서 김문수 전 장관 지지 및 한덕수 총리와의 연대 촉구를 표명했다. 이들은 “김문수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노동자의 땀을 기억하는 정치인이다. …

조선 근대화 서울 장터 시장 선혜창 선교 내한 선교사 140주년

내한 선교사들, 당시 조선 사회 얼마나 변화시켰나

19세기 말 선교사 기독교 전파 신앙, 한국 개화 동력이자 주체 ‘하나의 새로운 사회’ 형성시켜 복음 전하자, 자연스럽게 변화 1884년 9월 알렌 의사의 내한 이후 1985년까지 100년간 내한한 선교사 총 수는 약 3천여 명으로 파악된다(기독교역사연구소 조사). 내한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