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 中 대사관 앞 규탄 시위
탈북민 눈물 값 지불하고, 인권·존엄 보장을
난민 지위 주고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가게
韓 정부·시민단체, 국제사회와 연대해 최선
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이 1월 29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우리 동족 탈북난민 600여 명을 강제북송시켜 사지로 몰아넣은 인권유린 국가 중국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탈북민 지성호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지금 중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2천여 명의 탈북민이 중국 공안에 의해 감옥에서 인권 침해를 받으며 자유를 그리워하고 있다. 죽음이냐 삶이냐 하는 긴박함 속에서 그들이 바라볼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은 자유대한민국일 것”이라며 “중국은 유엔에 가입한 국가이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기도 하다. 그런 중국이 탈북민을 비인도적으로 북송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지 의원은 “전 세계가 중국에 강력히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도 최근 유엔인권정례보고에서 중국에 탈북자 인권 침해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이 하루빨리 가고 싶은 나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탈북민 이선희 사모(탈북민자유연대)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의 참혹함, 추악성을 밝히기 위해 나왔다”며 여러 사례들을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청진에서 온 한 탈북 여성은 중국 남성에게 팔려 매일 폭행에 시달리다 트랙터 바퀴로 두 다리가 뭉개져 불구가 됐고, 34세의 나이에 칼에 찔려 죽임당했다. 또 다른 여성은 한족 남성에게 팔려가 폭행을 당했고, 특히 창문 유리에 여러 차례 찢겨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소녀 10여 명은 조선족 브로커에 의해 중국 남성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고, 성병으로 고통받았다.
이 사모는 “짐승이 아닌 사람이 팔려가 노예 생활을 강요당하고, 물건 취급당하고, 불구가 됐다. 이들은 단 한 번의 발언으로 북송될 운명에 놓인다”며 “저도 중국 한족에 팔려 온갖 고역을 치렀고, 귀가 뜯긴 적도 있다. 중국 공안은 조국으로 보내 달라는 저를 비웃으며 ‘네 조국이 어디 있느냐’고 조롱했다”며 “생명이 귀중하고 살고 싶었기에 참고 또 참아 왔을 뿐이다. 말할 수 없는 모욕과 희롱, 강간, 성착취를 당하는 현실이 중국 공산국가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중국 정부는 탈북민 자매가 당한 고통과 눈물 값을 지불하고, 탈북민의 인권과 존엄을 보장하고, 이들을 풀어 주고,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으로 오게 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탈북민 김정애 공동대표(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는 “중국에 억류된 2,000명의 탈북민이 모든 인권을 유린당하고 지옥으로 끌려가고 있다”며 “저 또한 중국 공안에 붙잡힌 적이 있다. 강제북송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지만 북송당했다. 보위부에 끌려가 먼저 남성들 앞에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 성적 조롱을 당했고, 그곳에서 장염, 구토, 설사, 전염병으로 쓰러져 방치당했다가 시체 더미에 던져져 태워질 뻔했는데, 기적 같이 살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간수들의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아 맞아 죽는 이들도 봤다. 아들의 죽음을 본 어미는 아들의 시체를 묻어 줄 수 없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집결소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다. 그곳에서 배고파 몰래 뱀을 잡아 먹다 맞아 죽은 사람도 있었다. 제 동생도 감옥에서 매 맞아 죽임당했고, 막냇동생의 생사 여부는 알지 못한다. 2천여 명의 탈북민이 강제북송당하게 되면 이와 같은 끔찍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가족이 이처럼 고통당한다면 북한에 보낼 수 있겠나. 탈북민을 국제법에 의거해 난민으로 인정하고,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하고 대한민국으로 가게 하라”고 했다.
탈북민 박정호 목사(탈북민자유연대)는 “북한에서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살 길을 찾아 온갖 비인간적 핍박을 받으며 중국 땅을 밟은 탈북민이 강제북송되면, 온갖 가혹한 고문·구타를 당한다”며 “중국 정부는 유엔상임이사국으로 난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강제북송을 일삼는다. 강제북송을 저지하지 않으면 유엔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탈북민이 선택한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얼마 전 제31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강사로 내한한 국제기도연합(International Prayer Connect, IPC)의 제이슨 허바드 총재는 “중국 정부가 우리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우리의 형제자매인 북한 동포를 속히 풀어주길 촉구한다”며 “오늘 한국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이곳에 서 감사하다. 미국은 여러분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는 “지난해 10월 600명이 강제북송됐고, 남은 2천 명이 국경수비대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이들만큼은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 자유 없이 인권유린을 당하며 죽어가는 탈북민을 위해 북한이란 감옥이 무너지기까지 이 자리의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성명서와 및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낭독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23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을 향해 탈북민 등에 적절한 보호 제공과 강제 송환 금지 원칙 등 국제 규범을 존중하고 난민법 제정을 검토하라 권고했다. 우리 정부가 중국 대표가 참석한 유엔 회의장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요구하기는 처음”이라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해 마땅하고 합리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외에도 영국, 체코, 우루과이, 아프가니스탄 등이 탈북자 북송 문제를 지적했다. 이 나라들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여 말했다.
또 “북송되면 고문, 구금을 당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며 “북송된 사람들이 어떤 참혹한 운명에 처하는지 모를 리 없다. 중국 공산당이 본질적으로 인권을 가볍게 여긴다고 해도, 자신들이 가입한 국제 규약을 보란 듯이 어기며 탈북 난민들을 죽이고 짓밟는 데 가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것은 유엔 회원국 자격을 의심케 하는, 국가적 야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반인륜적인 강제북송 범죄에 대해 세계인 앞에 사죄할 것,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하고 UN 난민의 지위를 보장할 것, 중국 내 탈북민들이 각각 원하는 나라로 가게 할 것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와 국내 북한인권 시민단체들은 국제사회와 연대해 끝까지, 반드시, 엄중하게 요청해 탈북민을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내달 개최 예정인 미 의회 첫 ‘중국 UPR 청문회’를 언급하며 “중국 정부가 같은 만행을 더 이상 저지르지 않도록, 이 청문회에서 더 큰 반향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탈북민강제북송반대범국민연합이 주관하고,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바른교육교수연합, 바른교육학부모연합, 북클럽,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북한인권통일연대, (사)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에스더기도운동, 자유대한청년연합,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미주통일광장기도회(워싱턴D.C., 뉴욕, 댈러스, 시카고, 애틀랜타, 캔자스, 캐나다 밴쿠버), 캐나다북한인권협의회, 탈북민강제북송반대세계연합, 탈북민자유연대, 탈북자강제북송중지위원회부울경, NK감금피해자가족회가 함께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