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신앙도 닮은 기독 청년들의 생명 나눔 스토리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빛 선물’을 주고받은 두 ‘지원’

▲‘두 지원 씨 이야기’ 썸네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두 지원 씨 이야기’ 썸네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지난해 12월, 본부 유튜브 채널 ‘다줄거야TV’를 통해 각막기증인 故 이숙경 집사의 딸 임지원 씨(29세)와 각막이식인 서지원 씨(여, 30세)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 ‘빛을 선물 받고, 빛을 선물한 두 지원 씨의 이야기’를 공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빛을 나눈 엄마 따라 딸의 마지막 소원도 장기기증

2023년 1월 30일, 故 이숙경 집사는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각막기증을 통해 시각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 빛을 선물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이 집사의 딸 임지원 씨는 생전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하루 끼니를 걸러서라도 기꺼이 남을 도울 만큼 나누는 일에 적극적이었던 고인의 성정을 추억하며, 고인이 췌장암 판정에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고통에 비하면 이만한 고통은 감사하다”고 말하는 등 오히려 가족들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또 3개월 시한부 선고에도 흔들림 없이 “나를 통해 누군가가 세상을 볼 수 있고, 교회를 가고 정말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각막기증을 당부했다고 회고했다. 임 씨는 “각막이식인이 엄마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꼭 하나님을 만났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장기기증만큼 누군가의 인생을 돕고, 하나님의 사랑을 크게 전할 수 있는 나눔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어머니를 따라 생명을 나누고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흑암에 갇혀 있던 열일곱 소녀, 각막이식으로 새롭게 태어나

개척교회 목사의 자녀이자 육남매의 맏이인 서지원 씨는 열일곱의 나이에 원추각막증을 진단받고 실명의 공포와 맞서야 했다. 병이 악화될수록 밝게 빛나던 꿈도 희망도 모두 잃어갔다는 서 씨는, 기적처럼 2010년 2월, 희소병을 앓다 하늘나라로 떠난 동갑내기 남학생으로부터 각막을 이식받았다.

각막이식 이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났다는 서 씨는, 기증인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두 번째 인생을 더 열심히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서 씨는 “잘 보이는 두 눈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나누면서, 세상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끝으로 서 씨 역시 받은 사랑을 나누고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사실을 밝히며 생명나눔 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각막기증자 수, 2017년 급격 감소 후 회복세 거북이걸음

해당 영상은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장기기증 운동에 사랑의 힘을 보태고자 하는 교회들을 위해 제작됐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성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본부 유튜브 채널 ‘다줄거야TV’에도 게재됐다. 전국 각지의 교회에서 드려지는 생명나눔예배는 성도가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시간이 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23년 뇌사자를 포함해 사후 각막기증을 실천한 이는 145명이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사망자가 320,565명인 점을 고려하면 0.045% 정도만이 각막기증을 실천한 셈이다. 각막기증자 수는 2016년 293명에서 매해 줄어들어 2022년에는 132명을 기록하며 6년 만에 55%나 감소했다. 반면 각막이식 대기자는 지난해 기준 2,190명이나 돼, 각막을 이식받으면 빛을 찾을 수 있는 많은 시각장애인이 여전히 암흑 속에서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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