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약자들 위한 공감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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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시각장애인들 위한 사역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 | 세움북스 | 264쪽 | 15,000원

너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막한 현실 앞에 고개를 떨굽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함이 커져갑니다. 크나큰 장벽 앞에 나의 연약함과 한계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이 상황에서 나의 힘으로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뒤덮습니다.

빛이 비칩니다. 그 빛은 참으로 밝습니다. 한순간에 어두움을 몽땅 녹여 버립니다. 언제 주위가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빛은 강렬합니다. 우리 인생 한가운데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빛은 우리 삶에 개입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굴곡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어둠과 빛이 공존합니다. 하지만 당면한 위기의 순간에 빛을 찾기란 요원합니다. 억울합니다. 속상합니다. 아무도 우리 상황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소리쳐 구원을 요청합니다만,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아내고 견뎌냈을 때, 비로소 그 빛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터널 안에서 헤매었음을 알게 됩니다. 태양은 항상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눈을 듭니다. 눈부십니다. 그제야 우리의 인생이 해석됩니다. 고독의 순간에 나 혼자가 아니었음을 보게 됩니다.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정민교 목사는 시각장애인 아내와 함께 하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사역합니다. 전국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동과 서, 남과 북을 오가는 저자를 보고 있노라면 건강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기쁘게 이 사역을 감당합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어떠한 동력이 그를 움직였는가 의문이었습니다. 사역의 근원적인 힘이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그렇게 애쓰고 헌신하며 희생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험악한 세월을 보낸 저자의 삶에 빛으로 찾아오신 그분 때문이었습니다.

빛 가운데 오신 그분으로 인해 저자는 빛 가운데로 걸어가는 삶을 선택합니다. 사실 그 삶은 그렇게 멋들어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십자가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은 당당합니다. 빛의 길은 떳떳합니다. 빛으로의 삶은 다른 사람의 눈물을 씻어줍니다.

저자의 슬픔과 애통, 처절하게 울부짖었던 기도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홀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어릴 적 삶이 그저 아픔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민교 목사의 눈물은 고통받는 약자들을 위한 공감의 그릇으로 사용됐습니다. 고독한 그의 삶은 철저히 주님을 의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간증집의 많은 부분이 아픔과 고난이기에 오히려 저자의 삶이 더욱 기대됩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그의 사역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기반을 닦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 그 사역이 튼실하게 집을 짓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보게 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을 비롯한 많은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이 집에서 샬롬을 누리는 장면을 말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고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어둠에 있던 사람들이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살아주셔서.

모중현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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