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국전쟁> 리뷰] 이승만의 외로웠던 전쟁은 옳았다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최근 영화 &lsquo;건국전쟁&rsquo;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승만 대통령의 영상. 미국이 아닌 국가 원수가 영웅의 거리에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rsquo;건국전쟁&rsquo; 스틸컷
▲최근 영화 ‘건국전쟁’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승만 대통령의 영상. 미국이 아닌 국가 원수가 영웅의 거리에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건국전쟁’ 스틸컷

이승만 대통령을 오랜 기간 연구해 온 국내 전문가들을 비롯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전 CIA 요원, 명문 교수, 저널리스트, 이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 등 수십 명의 역사적 증인들을 만나고, 수많은 기록과 문서, 영상, 사진 자료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하지만, 정작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게 한 역사를 잊을 뿐 아니라 왜곡하고 지우려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건국전쟁’은 그 같은 과오와 민낯을 고발한다.

‘건국전쟁’은 1960년 4월 19일 4.19 혁명 이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기록이 왜곡과 비난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며, 지난 역사 자료들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4.19혁명의 시발점이 된 사건은 3.15 부정선거였는데, 당시 대통령 선거 후보자는 이승만과 조병옥 둘뿐이었다. 그러나 조병옥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기에, 결론적으로 단일후보였던 이승만은 부정선거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영화의 설명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가 왜 대통령 4선에 도전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 시대 상황을 끄집어낸다.

그 중 하나는 재일한인 북송 문제였다. 미국은 일본을 통해 반공안보전선을 구축하려 했지만, 반일주의자였던 이승만은 일본이 북한의 공산주의 건설을 도우려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 일본에 다수의 공작원까지 파견하며 재일한인 북송 저지를 위해 힘썼다. 그러나 결국 그 계획이 발각됐고, 재일한인 북송선은 출발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전쟁 당시 역사의 현장에 있던 참전용사들은 이승만 대통령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애 애쓴 훌륭한 리더였다”며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같은 존재였다”고 증언한다. 또 영화는 전쟁을 일으키고 가족 모두 만주로 대피했던 김일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 중 279번의 연설을 하며 장병의 사기를 북돋웠던 이승만 대통령을 비교하며, ‘런승만’이라는 왜곡과 거짓에 대해 “왜곡되고 비틀린 교육의 자화상”이라고 지적한다.

이밖에도 영화는 이승만의 20대 청년 시절부터 서거 순간까지 쉴 틈을 주지 않고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를 끊임없이 펼쳐낸다. 그 과정에 ‘전쟁’이라는 영화 제목의 이름답게, “자유대한민국의 건국을 막기 위한, 또 건국과 건국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지우고 흠집내기 위한 공산국가를 비롯한 국내외 세력들의 끊임없는 시도들”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러한 시도는 그가 서거한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다.

여러 자료와 관련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기자가 내린 결론은, 이승만의 삶, 그리고 그가 내렸던 선택의 근간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그의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여러 정치인에게 볼 수 있는 내로남불의 바탕이 되는 개인의 욕망, 이기심과는 분명 다른 것이었다. 그의 적대 세력은 “그가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거짓 주장을 했지만, 정작 그는 하야 이후 치료비조차 없어 한인 동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했다. 특히 윌버트 초이가 그가 머물 집을 빌려 주고 생활비를 보조하는 등 앞장서 그를 도왔다. 나라 사랑이란 외길을 걸어온 그의 삶엔 남은 것이 없어 보였다.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다면 북한과 중국, 소련과 같이 공산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던 나라였다. 당시 역사적 상황을 보면 자유대한민국 건국은 사실상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전쟁’”과 같았다. 이승만이 첫걸음을 내디딘 길의 시작은 실로 평탄하지 않았고, 처참했고 열악했다. 가난한 약소국이었던 이 나라는 처음부터 미국의 관심 밖이었다. 북한을 비롯한 주변의 공산 국가들은 남한의 수십, 수백 배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고 있었고, 당시는 공산국가의 한계와 비인간성, 결말이 다 드러나지 않았던 시대였다.

홀로 외로운 전쟁을 이어왔던 이승만의 선택은 결국 옳았다. 그에 대한 답은 같은 뿌리를 두고, 몇십 배 좋은 조건에서 시작해 모두가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국 ‘지옥’과 다름 없는 곳이 된 북한을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시대를 앞섰던 이승만 대통령의 별명은 ‘독립에 미친 늙은이’에서 ‘예언자’로 바뀌었고, 그의 앞선 각종 정책과 외교는 자유대한민국이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될 수 없는 ‘기적의 나라’로 불리게 된 초석이 됐다. 역사상 수없이 많은 전쟁을 겪었던 한반도는 지금 가장 긴 평화의 시기를 보내고, 그 혜택을 건국 이후의 세대들이 누리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했지만, 그의 조국은 그를 버린 셈이 됐다. 남다른 지식, 안목, 통찰력, 외교력 등의 리더십을 갖고 있던 이승만은 원했다면 청년 때에 미국 시민권을 따거나, 얼마든 홀로 평탄한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조국과 그 국민을 위해 그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버렸다. 반면 조국은 그를 지우려는 세력의 다양한 거짓으로부터 그를 변호하지 않았다. 거짓된 세력에 의해 선동되고, 그를 왜곡하고 잊어버렸다.

현재 이승만 대통령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부분 ‘방치’보다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것이 이 영화가 고발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다. 이는 국가의 시작과 역사를 잘 보존하는 다른 나라들과 지극히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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