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가 소천 당일 전하려 했던 설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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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회개의 기도와 순종과 섬김의 삶

장소: 산천 무지개교회
일시: 2월 18일
본문: 마 4:17, 눅 24:47,48, 계 2:7, 엡 6:1-8

▲김명혁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명혁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회개 기도

귀중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먼저 ‘회개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무엇보다 먼저 들으시기를 원하시는 것은 바로 우리 죄인들이 우리들의 부족한 죄악들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교회를 세우신 성자 예수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제일 먼저 선포하신 말씀이 바로 “회개하라”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리”(마 4:17). 성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에 부탁하신 메시지도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의 복음을 모든 족속에게 전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눅 24:47,48).

성자 예수님께서는 부활 승천하신 다음에도 신앙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다섯 교회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시면서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라는 말씀을 다섯 번 반복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계 2:5). “그러므로 회개하라”(계 2:16). “회개치 아니하면 큰 환난 가운데 던지고”(계 2:22). “그러므로 회개하라”(계 3:3).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계 3:20).

예루살렘교회는 “회개” 하므로 시작했습니다. 사도 베드로가 “회개하라" 라고 외쳤을 때 3천여명이 회개했습니다. “베드로가 가로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얻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니 그 말을 받는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제자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행 2:38-41).

◈순종과 섬김

그 다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비결은 "순종과 섬김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순종과 섬김의 삶"의 중요성을 아주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을 뿐 아니라 “순종과 섬김”이 얼마나 귀중하고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부활 승천하신 다음에도 세상에 있는 일곱 교회들을 향해서 “들을찌어다” 라는 말씀을 일곱 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2:7).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2:11).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2:17).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2:29).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3:6).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3:13).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찌어다”(계 3:22) “들음”과 “순종”과 “지킴”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게 사로잡힌 ‘이기적인’ 사람들과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위선적인’ 사람들과 세상 유행에 치우치는 ‘세속적인’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도 순종하지도 지키지도 못합니다. 성자 예수님의 가르침을 3년 동안이나 받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나중에는 성자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듣지도 제대로 순종하지도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습니다. 자기들의 생각대로 자기들의 마음대로 움직였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가라고 말씀하시는 곳으로 가지도 않았고 성자 예수님께서 하라고 분부하신 것을 순종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이 많으신 성자 예수님께서 듣지도 순종하지도 지키지도 않는 못된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저들로 하여금 회개하면서 “들음”과 “순종”과 “지킴”의 삶을 살도록 만들어주셨습니다. 오늘 아침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불순종의 일곱 제자들이 회개하면서 “들음”과 “순종”과 “지킴”의 삶을 살게 된 “해변 칠도” 또는 “회복 칠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부활하신 성자 예수님께서 디베랴 바닷가에 나타나서 베드로와 여섯 제자들에게 하신 일곱 마디 말씀을 한 마디 한 마디 우리 마음 속에 새겨 보려고 합니다. 성자 예수님의 말씀을 새롭게 듣고 또 듣는 것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은혜가 되고 축복이 됩니다. 이 일곱 마디 말씀들은 우리들의 식어버린 믿음과 사랑과 소명을 다시 회복시켜 주시고 우리들의 불순종의 삶을 “순종”의 삶과 사역으로 다시 만들어주시는 은혜와 축복의 말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성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서 말씀하신 형편과 처지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겠습니다. 베드로와 여섯 제자들은 실패와 좌절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 밤에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더니” 라고 했습니다. 베드로는 본래 성자 예수님께 대한 열심이 특심한 사람이었지만 그 다음에는 성자 예수님을 등지고 디베랴 바다로 고기 잡으러 갔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성자 예수님을 모른다고 3번씩이나 부인하는 실수를 범한 배신자였고 그 일로 인해 통곡하며 뉘우치기는 했지만 그리고 부활의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만나는 놀라운 체험을 했지만 베드로는 다시 성자 예수님을 등지고 옛 날로 되돌아가는 배신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듣지도 않고 순종하지도 않는 불신앙의 길로 걸어갔습니다.

사실 우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을 제외한 수 많은 신앙의 선배님들이 신사참배의 길로 걸어갔고 이성봉 목사님과 김치선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박윤선 목사님을 제외한 수 많은 사람들이 처절한 회개와는 거리가 먼 인간 중심의 세속주의의 길로 걸어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베드로와 여섯 제자들이 순수한 신앙과 순종의 길이 아닌 불신앙과 불순종과 세속적인 길로 걸어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베드로와 여섯 제자들이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극심한 불신앙과 좌절과 허탈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신 구약의 성경은 "순종과 섬김"을 귀중하게 여기면서 "순종과 섬김"이 우리들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진로하여 이르시되 이 백성이 내가 그들에게 조상들에게 명령한 언약을 어기고 나의 목소리를 순종치 아니하였... 나도 여호수아가 죽을 때에 남겨둔 이방 민족들을 다시는 그들 앞에서 하나도 쫓아내지 아니하였... 나도 여호수아가 죽을 때에 남겨둔 이방 민족들을 다시는 하나도 쫓아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그들의 조상들이 지킨 것 같이 나 여호와의 도를 지켜 행하나 ..아니하나 그들을 시험하려 함이라 하시니라 이는 이스라엘이 그들의 조상들이 지킨 것 같이 나 여호와의 도를 (사사기 2:1.18).

"만일 그들이 청종하여 섬기면 형통히 날을 보내며 즐거이 해를 지낼 것이요 만일 그들이 청종치 아니하면 칼에 망하며 자식 없이 죽을 것이니라"(욥 36:11,12).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로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 종들아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에게 하듯하여 눈 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여 단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하고 사람들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각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지 종이나 자유하는 자나 주에게 그대로 받을 줄을 앎이니라" (엡 6:1-8).

주기철 목사

그러면 이제부터 아주 귀중한 신앙의 선배님들 중의 한 분이신 주기철 목사님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항상 바라보시면서 닮으려고 하셨던 너무너무 귀중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일본이 발악하던 1930년대에 일어나서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이에 대항해서 싸우며 한국 교회를 지킨 신앙의 용사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 참배를 선봉에 서서 반대하다가 1938년 2월 8일 경찰에 1차 검속되었다가 27일만에 석방되었고, 1938년 8월 2차 검속되어 6개월간 대구 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다가 1939년 2월 석방되었으며, 1939년 8월 3차 검속되었다가 9개월 후인 1940년 4월 20일 석방되었고, 1940년 9월 다시 4차 검속되어 평양 경찰서와 형무소에서 4년간 옥중 생활을 하다가 1944년 4월 21일 밤 49세를 일기로 순교의 제물이 되어 주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이제 주기철 목사의 삶과 사역의 특징들을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1. 하나님 중심적 목회자

첫째로, 주기철 목사님은 예수님을 닮은 하나님 중심적 목회자였습니다.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로서의 예수님의 삶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하나님 중심적인 삶이었는데, “일사각오”의 자세로 믿음의 길을 달려가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이야말로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 하나님 중심적인 목회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삶에는 예수님의 삶과 비슷한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주기철 목사님도 하나님께만 절대 복종하고 헌신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했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겟세마네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시며 성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 것처럼, 주기철 목사님도 옥중에서 갖은 고초와 순교를 당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온유하고 겸손하신 모습으로 양 무리들을 사랑하시며 희생적으로 섬기셨던 것처럼, 주기철 목사님도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목자의 성품으로 양 무리들을 사랑하며 희생적으로 섬기셨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만 전파하셨던 것처럼, 주기철 목사님도 하나님의 말씀만 타협 없이 전파하셨습니다. 성자 예수님의 생애가 성령 하나님으로 일관되셨던 것처럼, 주기철 목사님의 생애도 성령으로 일관되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설교자요 목회자였는데 하나님 중심적 설교자요 목회자였습니다.

2. 기도와 말씀의 사람

둘째로, 주기철 목사님은 기도와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부산 초량교회의 목회는 기도와 말씀에 주력한 목회였는데 그의 설교는 기도의 동산에서 영근 설교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부산 구덕산에 올라가 종종 철야 기도를 했습니다. 그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준비한 설교의 메시지를 놓고 특별 기도를 하며 지냈고 설교 원고를 작성하다가도 가끔 산에 올라가서 기도를 했습니다. “주 목사는 비상한 고심과 정성으로 설교 원고를 작성했다. 산에 가서 철야 기도를 하고 이슬에 젖은 몸으로 새벽에 집으로 돌아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민경배, 「순교자 주기철 목사」 p. 89).

주기철 목사님의 마산 문창교회의 목회도 기도와 설교에 주력한 목회였습니다. 마산 무학산에서 기도를 하다가 축축하게 밤 이슬에 젖어서 내려오는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무학산에는 주 목사가 오르내리는 길이 빤질 하게 닦아지게 되었다… 주 목사의 설교의 하나하나는 모두가 피땀 나는 기도와 체험의 소산으로 이룩된 공든 탑 아닌 것이 없었다.”(김충남,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생애」 p. 157). 주기철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새벽 기도를 권면하면서 “새벽 시간은 은혜가 많은 시간입니다” 라고 자주 말씀했습니다. 자기 자신은 한 번도 새벽 기도를 빼먹는 일이 없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마지막 목회였던 평양 산정현 교회의 목회야말로 “일사 각오”의 기도와 설교에 주력한 목회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1936년 7월 하순 평양 산정현 교회에 부임한 후 흐트러진 신앙의 분위기를 기도와 성경으로 일신하므로 산정현 교회의 교인들은 영적으로 모두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 참배 강요에 대항해서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할 것을 작정하고 기도와 목회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결연한 충성과 헌신의 자세로 강단에 나설 때마다 주기철 목사님의 태도에는 무슨 광채라도 나는 것만 같았습니다.

산정현 교회는 주기철 목사님 취임 후 현저히 부흥했다고 김인서 장로가 그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면서 “교회가 더워지고 교인이 증가하는 비방을 주 목사에게 찾아보니 기도와 전도와 설교였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사 참배의 강요가 더 심해지자 1938년 6월 주기철 목사님은 김화식 목사 이유택 목사와 함께 묘향산에 들어가 10일간 기도했는데 5일간은 금식을 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다 넘어진 한국 교회를 홀로 버티어 세우기 위해 죽음의 준비를 하면서 비장한 각오를 다짐했습니다. 피와 땀나는 기도로 밤을 새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기도하는 마음속에 여러 가지 계시의 광선이 비쳐 들어옴을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산에서 기도에 열중하는 가운데 무아지경에 들어가서 불 솟듯이 때로는 마음속에서 기도가 강물처럼 흘러나옴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격에 휩싸여서 30분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다른 말은 없이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란 말만 되풀이해서 부를 때도 있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1938년 8월 2차 검속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른 후 석방되어 1939년 2월 첫 주일 아침 평양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 길로 주기철 목사님은 산정현 교회로 달려가서 성전에 엎디어서 기도하는 동안에 한국 교회를 위해서 자기 자신이 저 나라에 가서도 기도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결심을 가다듬고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마5:11-12과 롬 8:18, 31-39을 봉독한 후 “다섯 종목의 나의 기도”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다섯 가지 종목의 기도 제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2) 장기간 고난을 견디게 하여 주옵소서 3) 노모와 처자를 주님께 부탁합니다 4) 의에 살고 의에 죽도록 하여 주옵소서 5)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합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일사 각오”의 기도와 설교를 삶과 죽음으로 나타내 보여준 삶과 죽음의 목회였습니다. 그의 기도와 설교 그리고 그의 삶과 죽음으로 인하여 한국 교회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충성의 길로 순교의 길로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다섯 종목의 나의 기도”란 제목의 설교에는 하나님께 대한 절대 충성과 헌신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었습니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주님을 위하여 열 번 죽고 백 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백 년 살고 천 년 살면 무엇합니까? 오 주여! 이 목숨을 아끼어 주님께 욕되지 않게 하시옵소서. 이 몸이 부서져 가루가 된다 하여도 주님의 계명을 지키게 하옵소서… 주님 나 위하여 죽으셨거늘 내 어찌 죽음을 무서워하겠습니까? 다만 일사 각오가 있을 뿐이올시다… 의에 살고 의에 죽도록 하여 주옵소서… 못합니다.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다른 신에게 정절을 깨뜨리지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신사에 절하지 못합니다… 아! 내 주여!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평양아! 평양아! 예의 동방의 내 예루살렘아! 영광이 네게서 떠났도다. 모란봉아 통곡하라. 대동강아 천백 세에 흘러가며 나와 함께 울자! 드리리다. 드리리다. 이 목숨이나마 주님께 드리리다. 칼날이 나를 기다리느냐? 나는 저 칼날을 향하여 나아가리라…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옥중에서나 사형장에서나 내 목숨 끊어질 때 내 영혼을 부탁하나이다. 아멘.”

주기철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는 동안 음성은 울음으로 떨렸고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려 내렸다고 했습니다. 교회당에 가득히 모인 교우들도 모두 흐느껴 울었다고 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1940년 9월 4차 검속되어 평양 경찰서와 형무소에서 4년간 옥중 생활을 하며 온갖 고문을 당하시다가 1944년 4월 21일 밤 9시 30분경 49세를 일기로 순교의 제물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살리시기 위해서 “십자가의 길”과 “순교의 길”을 걸어가신 너무너무 귀중하신 한국교회의 목자이셨습니다. 저는 가끔 제가 아직도 버림을 당하지 않고 주님의 심부름꾼으로 계속해서 쓰임을 받는 것은 주기철 목사님께서 흘리신 순교의 피 때문이고 하늘에서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시는 기도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목회는 “일사 각오”의 기도와 설교를 삶과 죽음으로 나타내 보여준 삶과 죽음의 목회였습니다. 그의 기도와 설교 그리고 그의 삶과 죽음으로 인하여 한국 교회의 남은 자들은 그 생명을 아직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성령의 사람

셋째로, 주기철 목사님은 성령으로 기도하고 성령으로 설교한 성령의 사람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기도와 설교에 주력하되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성령 안에서 설교한 성령의 사람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성신과 기도” 라는 설교에서 성신의 도움을 받아야만 바로 기도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성신은 바로 기도의 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성신을 받으라” 라는 설교에서 신자가 성령을 받아야만 주님 말씀대로 행할 수도 있고, 설교나 전도를 할 수도 있고, 환난 날에 승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강단에 서서 설교할 때 그의 얼굴에서 광채가 났고 평양 경찰서 유치장에서 고문을 받고 있을 때도 그의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고 합니다.

“성신을 받으라” 라는 설교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신은 지금도 신자에게 충만하시고 교회 안에서 역사하신다. 성신을 받으면 각양 은혜를 받는 중에 특히 예수님의 교훈을 실천하고 전도하여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며 모든 환난에서 이기는 것이다. 주님 명하신 대로 행하려면 성신을 받아야 한다. 성신 받지 못한 사람은 예배당에까지 나올 수는 있으나 예수님의 교훈을 실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려면 성신을 받아야 한다. 전도란 한갓 사람에게 윤리도덕을 가르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요, 악신 마귀를 따라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고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 사람의 재주로 못하고 성신의 권능으로 하는 것이다. 악한 날에 승리하려면 성신을 받아야 한다. ‘악한 날’ 이란 주님 재림 때뿐 아니라 최종 말일이 오기 전에도 악한 날에 성신으로 무장하여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성신을 받아야 까부는 환난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10년 20년을 예수를 믿노라 하여도 성신을 받지 못하고 사람 앞에서 예수를 부인하면 지옥에 갈 것이니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깨어 기도하여 성신을 받으라. 악한 시험을 이기라. 성신이여 강림하사 나를 감화하시고 애통하며 회개할 맘 충만하게 합소서.” 너무너무 귀중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4. 사랑과 섬김의 사람

넷째로, 주기철 목사님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긴 겸손하고 소박한 “사랑과 섬김”의 사람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하나님께 대한 일사 각오의 충성과 헌신에서는 사자같이 단호하고 강했으나, 목양지의 성도들에 대해서는 비둘기같이 순수하고 부드러웠습니다. 김충남 목사는 평양 산정현 교회에서의 주기철 목사님의 목회를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교역” 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주 목사의 단호한 태도와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교역으로 인해서 그 동안 이지러지기 시작한 영적 상처가 낫고 다시 건전한 교회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다.”

주기철 목사님은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소박한 사람으로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웠습니다. 순수한 “사랑과 섬김”의 사람이었습니다. 고등계 형사들까지도 그의 “사랑과 섬김”의 인격에 감동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이 부산 초량교회를 시무할 때 어느 날 경관 정복을 입은 순사 하나가 찾아왔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그에게 복음을 가르치며 그를 위해서 성심 성의껏 기도했습니다. 그 김석진 이라는 순사는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었으며 나중에는 목사까지 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개인 접촉의 방식으로 예수님을 믿고 목사나 교육자가 된 사람들이 다수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사람에 대한 정도 많았습니다.

마산 문창교회에서 목회할 때 사모님 안갑수 여사가 병으로 죽었는데 그 때 주기철 목사님은 방성 통곡하며 슬퍼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분쟁으로 상처 입은 마산의 문창교회를 “기도와 말씀” “사랑의 섬김” 그리고 그의 관후하고 온유한 인격으로 치료하고 부흥 발전시켰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마산 문창교회에서 목회할 때 이웃 성결교회와 친밀한 교제를 유지했고 심지어는 문창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독립교회와도 친밀한 교제를 증진시켰는데 독립 교회와의 제직 연합 간친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민경배 교수는 주기철 목사님에게 “정신의 높이와 심령의 광활함”을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평양 경찰서와 형무소에서 옥중 생활을 할 때 같은 방의 동료들에게는 물론 자기를 고문하던 형사들에게까지 온유한 “사랑과 섬김”으로 대하므로 그들에게 깊은 감화를 주곤 했습니다. 공산당 주영하도 주기철 목사님만은 존경했습니다. “주 목사는 주먹밥 한 개도 반만 먹고 배고프다는 같은 감방에 있는 자에게 나눠주는 것은 보통으로 하는 일이었다. 그의 이러한 사랑엔 불량배들마저 그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순진해지는 신적 권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김충남,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생애」 p. 234).

양떼들은 물론 죄인들과 원수들까지 부드럽고 뜨겁게 사랑한 겸손과 사랑의 목회자! 그 분의 겸손과 사랑의 모습이 그의 설교 “겸손하기 위하여”에 애절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 설교를 인용합니다. “오! 주여! 나로 하여금 당신의 낮아지신 것을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당신은 지극히 높으시고 지극히 영화로우신 하늘의 보좌 위에서 천국과 천사와 하늘의 모든 영물과 천 천만 성도에게서 경배와 찬송을 받으시던 만유의 주재로서 낮고 천한 삶이 되어 티끌 세상에 오셨나이다. 오시되 왕후 장상으로 금전 옥루에 오시지 않고 지극히 미천한 사람으로 말구유에 오셨나이다. 사람이 다 싫어하는 세리와 창녀의 친구가 되셨고 어린 아이의 동무가 되셨고 걸인과 문둥이의 벗이 되었나이다. 마침내 벌거벗은 몸으로 강도의 틈에서 저주의 십자가에 달리시고 음부에까지 내려가셨나이다. 오! 당신이 이같이 낮아지신 것을 생각할 때 나는 어떻게 하오리이까? 나는 나를 어디까지 낮추어야 당신 앞에서 합당하겠습니까? 당신이 제자의 발을 씻기셨으니 나는 문둥이의 발을 핥게 하여 주옵소서. 당신이 세리의 집에 들어가셨으니 나는 모든 사람의 발 앞에 짓밟히는 먼지와 티끌이 되게 하여주옵소서. 오 주여! 나는 아나이다. 나의 속에는 여전히 나라는 것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좌정하실 자리에 이 놈이 앉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받으실 영광과 찬송을 이 놈이 받고자 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남이 나를 대접함이 소홀하다 싶을 때에 이 놈에 속에서 불평을 발하고 남이 나에게 모욕과 멸시를 가할 때 이 놈이 속에서 노를 발하나이다. 오 주여! 나로 하여금 이 외람된 오만에서 구원하여 주소서. 성신의 방망이로 이 나라는 놈을 마정방정으로 때려 주시사 당신과 같이 무아의 경지에까지 내 마음을 비워 주옵소서… 오 주여! 당신의 겸손을 사모하옵고 당신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이 처절하고 진솔한 기도와 고백 가운에서 우리들은 너무너무 귀중한 사랑과 겸손의 목회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기도와 말씀”과 “사랑과 겸손과 섬김”과 “순교”의 영성을 몸에 지니고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위해서 죽도록 충성하며 순교의 피를 흘리시고 그리고 성도들과 자기를 박해하는 원수들에게까지 한 없는 용서와 “사랑과 겸손과 섬김”을 베풀다가 주님 품으로 돌아가신 주기철 목사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존경하며 주기철 목사님 앞에 무릎을 꿇고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고백하며 지극한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표합니다. 한국교회의 아버지 주기철 목사님을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닮으면서 살다가 죽게 되기를 건잘히 바라고 소원하며 축원합니다. 아멘! 아멘! 아멘!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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