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도 감독 “꼭 있어야 했던, 하지만 없었던 영화”
지난해 10월 영화관 두 곳서 개봉, 전국 확장
이인수·백선엽·황장엽 등 20년간 증언 담아내
“모두 과오에만 집중… ‘사실’도 ‘미화’로 치부”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관객수 38만 명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승만의 신앙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까지 다뤄낸 영화 <기적의 시작>(권순도 감독)도 다시금 탄력을 받고 있다.
<기적의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 영화로, 그의 독립운동, 건국, 6·25 한국전쟁 승리, 대한민국 산업화 기반 조성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춰,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많은 이들이 친일파·독재자로 알고 있는 이승만에 대해 정말 그런지 객관적 검증을 하는 과정도 거친다. 작품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권 감독은 지난 20여 년 동안 취재해 모은 기록들을 모두 풀어놓았다.
이승만 대통령의 양아들 고 이인수 박사와 조혜자 여사 내외는 물론, 이승만과 함께 나라를 지켰던 백선엽 장군, 북한 노동당 비서를 지냈던 황장엽 선생, 여러 예비역 장성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 기록을 담았다.
특히 이승만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명장 백선엽 장군의 입을 통해 건국대통령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다. 백 장군 외에도 그 당시를 살았던 이들이 알기 쉽게 이승만 대통령과 당시 그가 처했던 상황을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승만 역은 국민배우 임동진 목사가 맡았다.
<기적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종로3가 헐리우드 극장과 신촌 필름포럼, 이렇게 단 두 곳에서만 개봉됐다. 그러나 이후 건국전쟁이 화제를 불러일으키자, 개봉 약 4개월 만에 전국 확장 개봉이 결정됐다.
15일 신촌 필름포럼에서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사무총장 박원영 목사)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만난 권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모두가 은퇴할 나이인 만 73세에 대통령이 돼, 우리나라가 지도상에 사라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국가의 가장 큰 숙제를 푸신 분”이라며 “어떤 어려움이 와도 나라 사랑의 마음을 놓지 않겠다는 열정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한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이 영화를 전공했던 20대 중반, 그의 부친은 그에게 “언젠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이승만에 대한 그의 막연한 인식은 인터뷰 과정에서 크게 변했다. 그는 “모두 과오에만 집중하고 공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했다. 꼭 있어야 했던 영화인데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의 일생에 대해 “평생 너무나 많은 일을 하셨지만, 그 중 하이라이트는 해방 이후”라며 “당시에는 미국도 공산주의에 무지했고 소련의 스파이도 많아 강력한 반공 입장이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강대국 지도자들도 모르던 것을 이승만 대통령은 알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승만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너무 부정적으로만 이야기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내용을 말해도 미화로 몰아간다. 잘한 것을 잘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미화인가”라고 했다.
이날 시사회에 참여한 박원영 목사(서울나들목교회,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는 “대한민국 탄생의 기적은 한강의 기적의 토대가 되었고, 이승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영화에서는 그의 독실한 신앙인의 면모까지 조명되어 크리스천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전했다.
고병찬 목사(운정참존교회)는 “백선엽 장군을 비롯해 이 영화 개봉 후 별세한 이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의 인터뷰 등은 생전 마지막 공식 기록이자 진귀한 역사적 자료이기도 하다. 건국 대통령의 애국 열정을 한국교회 성도들은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일대기를 다룬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은 오는 22일부터 전국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