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던 중 궁금증에서 시작… 나만의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라디오 방송 리포터 출신 정승렬 작가가 최근 소설 데뷔작인 ‘레비아탄’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감탄할 만한 활극 액션, 치밀한 구성과 상상력, 다양한 인물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정 작가는 “레비아탄은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판타지 소설로서, 악과 맞서 싸우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액션과 활극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소설의 시각화를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면, 배경이나 사물들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해 독자들이 책을 읽을 때 영상으로 그릴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작가와의 일문일답.
-소설 ‘레비아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레비아탄’(leviathan)은 히브리어인 ‘리워야단’의 영어식 표현이다. 히브리어 리워야단은 ‘돌돌 감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레비아탄은 고대로부터 바다에 산다는 거대한 동물을 가리키며, 작품에서는 ‘드래곤’(용)을 뜻한다.
성경을 읽던 가운데 리워야단이라는 이름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특히 욥기 41장에 생생하게 묘사돼 있는 리워야단은 정확히 어떤 동물일까 하는 궁금증으로부터 시작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무도 그것을 격동시킬 만큼 담대하지 못하거든 누가 내게 감히 대항할 수 있겠느냐’(10절)
‘누가 그것의 턱을 벌릴 수 있겠느냐 그의 둥근 이틀은 심히 두렵구나’(14절)
‘그것은 몽둥이도 지푸라기 같이 여기고 창이 날아오는 소리를 우습게 여기며 그것의 아래쪽에는 날카로운 토기 조각 같은 것이 달려 있고 그것이 지나갈 때는 진흙 바닥에 도리깨로 친 자국을 남기는구나’(29~30절)
‘그것의 뒤에서 빛나는 물줄기가 나오니 그는 깊은 바다를 백발로 만드는구나 세상에는 그것과 비할 것이 없으니 그것은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지음 받았구나’(32~33절)
욥기에 나오는 리워야단은 악마적인 세력보다는, 인간이 다룰 수 없는 괴력을 가진 피조물로 언급되고 있다. 이 거대한 미지의 동물을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한 끝에 레비아탄이라는 작품을 쓰게 됐다.”
-이번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싶었다. 어느 날 친한 동생으로부터 ‘남들은 2분이면 끝날 이야기를 형님은 1시간이든 2시간이든 해내는 재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솔직히 미안하기도 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말이 많았으면 저렇게 에둘러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깨닫게 됐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차라리 글로 써보자 결심하게 됐다.
저는 어려서부터 상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 가족이나 동네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학창시절 자율학습 시간이 되면 재미있는 이야기나 영화 및 드라마 관련 이야기를 들으려고 반 친구들이 저에게 모여들기도 했다.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고 쑥쑥 커 가자, 직접 창작동화를 써서 잠들기 전 읽어 줬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더없는 행복감을 느꼈다. 생각해 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작가의 길을 닦고 있었던 것 같다.”
-소설 속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아이들도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작품 속에 여러 종류의 등장 인물들이 나온다. 레비아탄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드래곤, 네피림, 용사냥꾼, 용족, 요괴족 등이 나오며,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선은 제가 아이들을 상당히 좋아한다. 작품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은 귀엽게 응석받이로 표현되지 않고 가족을 잃은 슬픔, 가난을 경험하고 살기 위해 모험을 떠나야만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구상부터 최종 탈고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 가장 즐거웠던 점, 또는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사실 이 책의 구상은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다. 이번에 레비아탄을 쓰기 전에 이미 세계관이 같은 여러 개의 작품을 써 놓았다. 미리 써 놓은 다른 작품을 먼저 내놓을까 고민도 했다. 그 작품들은 레비아탄의 후속작으로 생각 중이다. 레비아탄이라는 작품은 재작년 여름철부터 쓰기 시작해, 작년 5월에 완성했다. 글을 쓰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활자로 옮겨 적는다는 것이었다.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정리를 하니 제 스스로도 뿌듯함이 생겼다.
글을 쓰며 힘들었던 점은 ‘이게 과연 말이 될까’ 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세상에 나오기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모두들 말이 안 된다고 했어. 그런데 어떻게 됐지? 세상이 확 바뀌었어. 정신차려!’라고 말했다. 글을 쓸 때 가장 힘이 드는 건 ‘내가 지금 글을 쓰는 게 말이 돼?’라는 내면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또 독자들이 어느 부분을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
“저는 선과 악의 대결 속에서 정의가 무엇인지와 함께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레비아탄에는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물론 주인공들을 빼고 나면 그외의 인물들에게 할당되는 내용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조연들도 신스틸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저는 아무래도 1권의 9장 귀곡성과 10장 황혼에서 새벽까지, 2권에서 탄닌이 공주를 목숨 걸고 지키려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정승렬 작가는
인천 부평에서 태어나 자랐고 극동방송과 경인방송에서 리포터와 작가로 활동했다. 또 기독 연예인들을 섭외해 주고 연결시켜주는 일을 통해 교계 전도 행사에 참여해 왔다. 현재 주안장로교회(주승중 위임목사) 안수집사로 교회부설 주안인터넷방송국에서 아나운서, 성우, 기자로 20여 년간 봉사 사역해 오고 있다.
극동방송 ‘정승렬의 현장 출동’, ‘정승렬의 CCM 라이브 현장을 찾아서’, ‘정승렬의 파워피플’, ‘이웃나라 형제자매들의 주님 사랑 이야기’, ‘우리의 작은 사랑이 큰 힘이 됩니다’, 경인방송 ‘희망 릴레이 캠페인 아름다운 당신’은 그의 방송과 방송대본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