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이 최근 이와 관련된 다른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여전히 투옥 중이다.
변호사인 라자르 알라 라카(Lazar Allah Rakha)는 얼마 전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독 청년인 노만 마시(Noman Masih·24)가 경찰에 의해 두 차례나 불법으로 기소됐다. 마시는 두 번째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여전히 사형수로 복역 중”이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라카는 “2월 20일 바하왈나가르 추가 세션(Bahawalnagar Additional Sessions) 법원 판사는 마시에 대한 사건이 ‘어느 누구도 동일한 범죄로 두 번 이상 기소되거나 처벌될 수 없음’을 명시한 ‘일사부재리 원칙’에 해당된다는 내 주장을 인정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은 바하왈나가르와 바하왈푸르 등 두 도시에서 마시를 기소했고, 그 과정에서 그를 이중처벌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사건이 테러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반테러법원에 기소하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시도에 반대해 사건이 세션 법원에서 심리돼야 한다는 주장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마시에 대한 경찰의 편향된 태도는 누군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그가 고통받기를 원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또 “바하왈푸르 사건과 관련한 4년간의 재판 끝에 지난 2023년 5월 판사가 마시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검찰은 그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근의 무죄 판결로 라호르고등법원(Lahore High Court)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고등법원이 1심 법원에서 무시한 검찰 측의 진술 누락을 검토한다면 마시의 유죄 판결을 기각할 것이라고 1,000% 확신한다”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마시는 곧 가족과 재회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해 노만 마시와 그의 사촌 써니 와카스(Sunny Waqas)를 ‘비밀 정보’를 근거로 체포했다. 2023년 5월 펀자브주 뉴센트럴 교도소 바하왈푸르(New Central Jail Bahawalpur) 법원은 형법 조항 제295조 C항에 따라 무하마드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한 혐의로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최초정보보고서(FIR)에 따르면, 바하왈푸르의 파키르와리(Faqirwali) 경찰서 견습 수사관인 프라즈 아메드(Fraz Ahmed)는 “와카스가 이슬람 선지자에 대한 모독적인 그림을 그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려고 검은 가방에 넣고 다닌다는 비밀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수사관에 따르면, 심문 후 와카스는 사촌 노만이 왓츠앱(WhatsApp)에서 신성모독적인 이미지를 자신과 공유했다고 진술했다. 와카스는 2019년 6월 29일에 신성모독 혐의로 구금됐으며, 마시는 같은 해 7월 1일 바하왈푸르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2023년 1월 17일, 라호르고등법원 바하왈푸르 지부는 와카스의 재판이 의무 기간인 2년 이내에 종결되지 않자 그에게 보석을 허가했다. 파키스탄 법원은 신성모독 용의자, 특히 295-C항에 따라 기소된 용의자의 보석 신청을 대부분 거부한다.
보석을 받은 후 와카스는 파키스탄에서 도망쳤고, 법원은 그를 범죄자로 선고했다. 그의 사촌인 마시는 현재 바하왈푸르 뉴센트럴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사형 선고에 대한 항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파키스탄은 2024년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가 발표한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7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