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공동체의 정치적 주류화 위한 길 닦아
기독교 정치인 앤서니 나비드(Anthony Naveed)가 3일(이하 현지시각) 파키스탄 신드주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이 주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2월 8일 총선 후 진보 성향의 파키스탄인민당(PPP) 소속으로 신드주의회 소수민족 예비의석에 선출된 나비드는 총 147표 중 111표를 얻었다. 그의 상대이자 ‘무타히다 카우미 운동’(Muttahida Qaumi Movement) 지지자인 라시드 칸(Rashid Khan)은 36표를 얻었다.
카라치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53세의 나비드는 파키스탄 스웨덴 공과대학에서 의류 기술 분야의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카라치 기독교소년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2002년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파키스탄 가톨릭청소년위원회를 대표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또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한 교육 계획과 진로 상담에 초점을 맞춘 파키스탄 기독교의회와 협력해 왔다. 그는 카라치의 아크타르콜로니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자녀를 키웠다. 그는 개인적인 어려움과 차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지역사회에 헌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비드의 정치적 여정은 2005년 PPP가 카라치 지방정부 선거에 그를 추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고향인 아크타르 콜로니의 부의장 후보로 나섰고, 2016년에 신드 총리의 특별보좌관이 됐다. 2018년에 PPP는 그를 신드 주의회 예비의석 후보로 선택했는데, 그곳에서 그는 유일한 기독교 의원이었다.
그는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자리에 나를 추천해 준 PPP 지도부, 특히 당 대표인 빌라왈 부토-자다리(Bilawal Bhutto-Zardari)에게 감사하다”며 “PPP는 기독교 공동체를 포함한 모든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에게 사회적·정치적·경제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했다.
이어 “이 기회를 이용하여 주의 소수종교인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권리 운동가들은 나비드를 지명하고 선출하기로 한 PPP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이것이 소외된 지역사회의 박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키스탄 소수자 연합 의장인 아크말 바티(Akmal Bhatti)는 “빌라왈 부토-자다리가 소수종교인들에게 사회 정치적 영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앤서니 나비드를 지명함으로써 PPP는 소수 민족 공동체의 기대에 부응했으며, 다른 주류 정당들도 이 사례를 따르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고 했다.
인권 운동가인 나폴레옹 카윰(Napolean Qayyum)도 나비드의 당선을 환영하며, 이것이 기독교 공동체의 정치적 주류화를 위한 길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정당이 기독교 의원들에게 대규모 유권자를 둔 선거구의 일반 의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기를 바란다. 기독교인 입법자들은 지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이슬람교도들보다 더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