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 기독교 받아들인 그리스 첫 도시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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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09] 제2차 전도여행(37) 고린도(4)

고린도, 바울 노력으로 기독교인
늘어나 기독교 사회까지 형성돼
재판정의 늠름한 바울 모습 상상
달리기 비유, 고린도 운동장 덕?

권주혁 박사님께서 손녀들 졸업을 기념해 그리스와 이탈리아, 발칸반도 등을 돌아보는 40일 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셨습니다. 두 달 만에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가 재개됩니다. 이제 권 박사님께서 방문하신 국가는 총 145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편집자 주

▲하늘에서 본 고린도. 왼쪽 밑에 항구가 보인다. 아래 보이는 바다는 고린도만(灣). 지난 2월 12일, 아테네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로 가는 기상에서.

▲하늘에서 본 고린도. 왼쪽 밑에 항구가 보인다. 아래 보이는 바다는 고린도만(灣). 지난 2월 12일, 아테네에서 이탈리아 나폴리로 가는 기상에서.

고린도에서 복음을 힘있게 전하는 바울에게, 주님께서는 밤에 환상 가운데 나타나 바울이 복음 사역에 더욱 담대하도록 말씀하셨다. 그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 일 년 육 개월을 머물며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니라(사도행전 18장 9-11절)”.

고린도에 복음을 전파한 바울의 노력에 힘입어, 고린도는 로마의 지배를 받는 그리스 많은 도시들 중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첫 도시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시간이 가면서 증가하여 고린도에는 급기야 기독교 사회가 형성됐다. 고린도 기독교인으로는 아굴라 부부, 디도 유스도, 그리스보 외에 고린도 재정을 책임진 에라스도(Erastus)라는 공무원도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울이 제3차 전도여행시 로마인에게 보낸 편지(로마서)에 기록돼 있다.

“나와 온 교회를 돌보아 주는 가이오도 너희에게 문안하고 이 성의 재무관 에라스도와 형제 구아도도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로마서 16장 23절)”.

▲서쪽에서 본 아크로고린도. 사진 왼쪽은 고린도만 방향.

▲서쪽에서 본 아크로고린도. 사진 왼쪽은 고린도만 방향.

고린도 유적지에 있는 옛 로마 광장 북쪽 부분에는 라틴어로 ‘ERASTUS PRO AEDILITATE SP STRAVIT'이라고 쓰인 돌이 바닥에 깔려 있다. 이를 해석하면 ‘(에라스도가 재무관이었을 당시) 에라스도가 개인 비용으로 이 도로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바울은 안식일마다 유대인 회당(교회)에서 설교하는 한편, 마케도니아 데살로니가에서 온 실라와 디모데를 통해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내는 편지(데살로니가전서)를 써서 디모데 편에 보냈다. 그리고 몇 주 지난 뒤 이어 다른 편지(데살로니가후서)를 써서,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냈다.

그러나 로마에서 갈리오(Junius Gallio)가 아가야(아테네, 고린도 등 남부 그리스 지역) 속주(屬州) 총독으로 부임하자, 바울은 고린도에서도 그를 대적하는 유대인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재판관인 총독 앞에 서서 당당하게 기독교에 대한 진리를 증언했다.

로마의 유명한 웅변가인 세네카의 아들이며 철학자 세네카(부친과 이름이 같음)의 친형 갈리오 총독은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한 이유가 바울이 범죄행위를 한 것이 아니고 유대교 율법과 언어, 명칭에 대한 것임을 알고 재판을 거절하고 유대인들을 재판장에서 쫓아내었다.

▲사도 바울 당시 구(舊) 고린도(Ancient Korinthos)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고속도로 안내판. 그 뒤로 아크로고린도(고린도 언덕)가 보인다.

▲사도 바울 당시 구(舊) 고린도(Ancient Korinthos)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고속도로 안내판. 그 뒤로 아크로고린도(고린도 언덕)가 보인다.

그러자 유대인들은 유대인 회당장인 소스테네(Sosthenes)를 구타했으나, 갈리오는 이를 묵인했다. 갈리오는 서기 65년 네로 황제의 명령에 의해 사형당했다는 말도 있으며, 스스로 자살했다는 말도 있다.

어쨌든 바울의 재판을 맡았고 소스테네가 구타당하는 것을 못 본 체한 그는 평안한 최후를 맞지 못했다. 갈리오 총독 앞에서 온유하면서도 담대하게 예수의 이름을 증거하는 바울의 늠름한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재판 후 며칠 더 고린도에 머물렀던 바울은 아굴라 부부와 함께 겐그레아 항구에 가서 배를 타고 에베소와 시리아로 출발했다.

바울 당시 고린도는 오늘날 고린도 도심에서 약 10km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유적지로 남아있다. 이 유적지 한가운데에 있는 로마 광장의 갈리오 총독 재판정에는 돌로 만든 연단(演壇) 자리, 출발선이 있는 운동경기장 등도 남아 있다.

▲구고린도 유적지. 바울이 재판받던 자리. 뒤에 보이는 산은 아크로고린도.

▲구고린도 유적지. 바울이 재판받던 자리. 뒤에 보이는 산은 아크로고린도.

당시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연단을 베마(Bema)라고 불렀다. 이곳 운동장의 출발선을 보고, 필자는 고린도전서 9장 24절(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말씀을 생각했다.

이를 고린도 교인들에게 쓴 것은 고린도에 운동 경기장이 있으므로, 이런 것을 예로 들면 고린도 교인들이 기독교의 구원(건설 구원 또는 성화 구원)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바울이 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혼자 해보았다.

필자가 2004년과 2018년 고린도를 방문했을 때는 아테네에서 출발해 서쪽에 있는 고린도 운하를 지나 고린도를 방문했으나 이번(2024년) 2월 다시 고린도를 방문했을 때는 반대로 서북부 그리스의 프레베자에서 출발한 뒤 길이 130km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고린도만을 따라 동쪽으로 달려 고린도를 방문했다. <계속>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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