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존재 속에서 반짝이는 은총의 순간들

|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죄인과 소외된 사람들이 환대받는 교회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 | 윤종석 역 | 바람이불어오는곳 | 292쪽 | 17,500원

교회에 대해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교회는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요? 정답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다양한 이론만큼이나, 실재하는 교회는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은혜를 누리기도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겠지만, 교회에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죄인을 환대할 수 있는 은혜의 능력일 것입니다. 소외된 이웃,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너끈하게 감당하며 포용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회조차 깨어진 죄인들의 모임이니까요.

결국 죄인이 죄인을 수용하고 사랑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풀기 어렵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잘못을 했지만 미안해하기보다 억울해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실제로 교회답게 살아내는 교회를 찾는 데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목회자, 죄인을 수용하는 교회를 통해 추상적 명제가 아닌 실제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그런 서사가 우리에게 쌓이다 보면 희망의 빛을 쫓아 우리 또한 한걸음 내디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교회 ‘모든 죄인과 성인의 집(House for All Sinners and Saints)’ 홈페이지.
▲그들의 교회 ‘모든 죄인과 성인의 집(House for All Sinners and Saints)’ 홈페이지.

루터교 목사인 나디아 볼즈웨버(Nadia Bolz-Weber)는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외모를 지녔습니다. 근육질 몸은 문신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지만, 과거는 정반대입니다. 깡마른 몸에 홀로 식사를 해야 해서 늘 외톨이였다고 고백합니다.

홀로 힘겨운 시절을 보낸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분노로 풀어냅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녀를 홀로 두지 않으셨습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신학생인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되고, 자신도 루터교 목사가 됩니다.

볼즈웨버 목사는 시종일관 솔직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여전히 입에 욕을 달고 살며, 우울증과 공황장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거룩함을 추구합니다. 그 거룩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외된 이웃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일입니다.

그녀의 교회는 보수적 교회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혹은 드러낼 수 없는) 사람들을 받아들입니다. 철저히 외면받았던 그들은 나디아 볼즈웨버의 교회에서 이웃이 됩니다. 환대받습니다. 연약함을 인정하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모든 교회나 목회자가 이 교회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교회가 품고 있는 예수님의 정신은 본받아야 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이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웃이 되어줘야 합니다. 죄인들, 가난하고 소외되고 연약한 사람들 말입니다. 바로 그 사람이 우리들이니까요.

모중현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