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초상화’ 전시회 연 한나 로즈 토마스 인터뷰
예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한나 로즈 토마스(Hannah Rose Thomas)가 최근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트라우마 치유 미술 워크숍을 여행했다. 그녀의 데뷔 아트북인 ‘황금의 눈물’(Tears of Gold)은 전쟁과 성폭력에서 살아남은 분쟁 지역의 여성들의 초상화를 선보인다. 그녀의 감동적인 초상화는 책의 서문을 쓴 찰스 3세로부터 인정받았다.
한나 로즈 토마스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런던에서 진행된 ‘황금의 눈물’ 전시회에서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와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책 집필 동기, 자신의 미술 워크숍이 폭력과 갈등의 희생자들에게 미친 영향, 작품이 신앙에 미친 영향 등을 전했다. 다음은 해당 인터뷰 내용이다.
-‘황금의 눈물’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달라.
“나는 2014년 아랍 학생으로 요르단에 살았을 때, UN 난민기구를 위해 시리아 난민들과 함께 예술 프로젝트를 조직할 기회를 가졌다. 이 경험을 통해 오늘날 우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난민 위기의 심각성에 눈을 뜨게 됐다.
난 세계 위기의 배후에 있는 이들을 보여 주기 위해 그동안 만났던 난민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종종 통계에 의해 가려지곤 했다. 요르단에서의 경험은 예술의 치유력과 옹호 도구로서의 잠재력에 눈을 뜨게 해 줬다. 지금까지 내가 참여해 온 것은 변화의 촉매제로서 예술의 잠재적인 치유와 회복의 힘을 엿본 것임을 알게 됐다.”
-나이지리아에서 오픈도어(Open Doors)와 함께한 사역에 대해 말씀해 달라.
“오픈도어의 지원을 통해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트라우마 치유 미술 워크숍을 진행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난 여성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자화상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많은 여성들이 반짝이는 금빛 눈물로 자신의 몸을 칠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책 제목에 영감을 줬다. 풀라니 무장세력에게 강간을 당한 한 젊은 여성인 아이샤의 황금 눈물은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재 대신 아름다운 면류관을, 슬픔 대신 기쁨의 기름 주시는 것을 상징한다(이사야 61:3).”
-트라우마 치유 미술 워크숍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지?
“이러한 예술 프로젝트가 여성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존중하고 각 사람이 보고 듣는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랐다. 이는 성폭력과 같은 문제를 둘러싼 낙인, 수치심, 침묵을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하다. 예술은 침묵과 말할 수 없는 고통을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사소통을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그림과 그림을 통해 전달된다.”
-특별히 마음을 사로잡은 생존자의 이야기가 있는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진행된 미술 워크숍에 참여한 ‘채리티’(Charity)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보코하람에 납치돼 3년 동안 감금됐었다. 나이지리아군에 의해 풀려난 후 채리티는 아이를 안고 돌아왔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수 차례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에게 ‘내 뜻대로 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억지로 강요당했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성폭력을 둘러싼 낙인 때문에 나이지리아 북부의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매일 거절과 고립 속에 지내고 있었다. 예술 프로젝트 마지막 날, 그녀는 ‘너무 행복하다. 평생 연필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이름을 쓰고 얼굴도 그릴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분쟁 지역의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갈등은 많은 상처를 남기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성폭력 생존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낙인일 것이다. 전쟁 중 강간으로 태어난 생존자와 그들의 자녀가 적군과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은 고통, 수치심, 고립 및 트라우마를 가중시킨다. 난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이것을 목격했는데, 그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교회는 분쟁과 관련된 성폭력을 견뎌온 여성들을 지원하고, 환영하고,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이는 낙인과 수치심을 극복하고, 그러한 폭력으로 고통받은 지역사회 내에서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그림이 나오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여성들끼리 미리 만나서 의논을 하는지?
“내가 일하기를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미술 워크숍을 진행하는 여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 여성이 원할 경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때뿐이었다. 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그들이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행복한지 묻곤 했다. 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린 후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온 후 이 그림을 그렸다. 난 매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초기 르네상스 회화 기법을 사용 중이며, 이러한 회화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기도의 한 형태임을 발견했다. 여성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마음 속에 품고 그림을 그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다. ”
-여인들을 그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겪은 일, 그리고 그들이 여전히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면 종종 눈물이 났다. 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지만, 그들은 북부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쿠르디스탄의 난민 수용소에 있었다. 그리고 각 여성에 대한 다른 맥락의 기억과 이야기가 내 마음 속에 너무나 생생했다. 그것들은 내 마음과 기억 속에 새겨져 있다. 나는 그림이 여성들에 대한 애도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초상화 그리는 일을 통해 신앙이 어떻게 더 강해졌는지?
“내가 만난 이 여성들에 의해 여러 면에서 변화됐다. 난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와 초상화, 그리고 그들의 특별한 신앙을 공유하도록 위임받은 것이 정말로 가장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오픈도어를 통해 함께 일한 여성들은 기독교 배경을 갖고 있었으며, 그들은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그러한 친절과 은혜와 기쁨을 보여 주었고, 그것은 전염성이 있었다. 나는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된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돌아왔다. 나는 이 여성들이 왕처럼 보이게 그려지길 원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땅에서 잊힐 수 있고 땅에서 잘 알려지지 않을 수 있지만, 그들이 겪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하늘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이 될 것이다. 그것이 이 그림을 통해 포착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지?
“난 초상화를 통해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으며 인종, 종교, 성별에 관계없이 하나님의 눈에 동등하게 가치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다. 예술은 공감의 언어를 확증한다. 즉 깨어진 관계와 문화적 분열을 중재하는 언어를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