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교회·교육기관 함께 추진하기로
교육선택권 강조하지만 학교 다양성 훼손
‘학교 밖 교육’, ‘지역교육공동체’ 기회 포착
교회와 협력으로 학원선교 새로운 문 기대
내년 고교학점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기독교 사립학교들과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기독교 교과목 개발에 나선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적성에 따라 직접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지난 몇 년간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계고를 대상으로 부분 도입을 거쳐 2025년부터 전체 고등학교에서 본격 시행된다.
하지만 건학이념과 관련된 수업과 활동을 높은 수준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기독교학교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함승수 교수(숭실대)는 14일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 이하 사학미션) 포럼에서 “학생의 다양한 관심을 강조하면서도 사립학교마저 공립화해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하고 학생이 교과목만 선택하는 것은, 학교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진 교수(한동대 석좌교수)도 “건학이념 관련 최대 6학기 수업을 개설한 이전과 달리, 종교 관련 수업(삶과 종교)은 1학기에 개설할 수밖에 없다. 선택을 전제로 함에도 종교 교과는 ‘복수편성’을 의무화함으로 기독교학교에는 교차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창의적 체험학습 역시 24시수에서 16시수로 축소돼 채플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종교 관련 과목을 특정할 수 없기에, 사립학교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 정책을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기독사학들은 ‘지역 교육공동체’를 구축하고 ‘학교 밖 교육 활성화’를 도모하는 고교학점제 특성을 포착해 새로운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박 교수는 “선택과목(고시 외 과목)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과정 편성이 가능한 점은 한국교회가 기독교학교를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는 기독교학교의 교육공간 및 교육과정, 교육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사학미션은 한국교회 및 권역별 기독대학들과 기독교 세계관 교과목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종교교육은 종교수업 및 채플로 진행하되, 6개 이상의 교과목을 개설하면 매 학기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예를 들면 AI시대의 윤리, 생태와 창조, 통일한국, 다문화시대, 인문학과 같은 수업들이다.
박 교수는 “이렇게 개발된 자료는 기독교 대안학교 및 중학교(자율학기제) 교과 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권역별 기독대학과 초중고등학교가 교육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한국교회가 공간 및 인력을 제공한다면, 새로운 학원선교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세계관 교과목 개발에는 사학미션 산하 주요교회들을 비롯해, 권역별 기독대학인 한동재, 전주대, 목원대, 명지대, 숭실대, 서울여대, 아신대와 영락학원, 대광학원, 숭덕학원 등 초중고사립학교법인들이 참여한다. 꿈이있는미래,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교육미션센터 등 교육기관들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