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동안 ‘철제 폐’ 속에 지낸 美 남성, 78세로 사망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신앙으로 자신의 한계 극복… 하나님의 사랑 증거

▲폴 알렉산더. ⓒ유튜브 영상 캡쳐

▲폴 알렉산더. ⓒ유튜브 영상 캡쳐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린 후 70년 이상 철제 폐(아이언 렁) 속에서 살아온 남성이 7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신앙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온 그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폴 알렉산더(Paul Alexander)의 가족은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통해 그의 비보를 알렸다. 모금 활동가 크리스토퍼 울스터(Christopher Ulster)는 “폴, 항상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댈러스 출신의 폴 알렉산더는 6살 때인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된 탓에 철제 폐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실린더 모양의 이 기기는 내부의 압력을 높이거나 낮춰 환자의 폐를 확장하거나 수축시켜 호흡하게 한다. 이 기구는 1920년대에 발명됐는데, 소아마비 백신이 1955년에 널리 보급된 후부터 사용되지 않았다.

그는 상태가 악화돼 철제 폐 밖에서는 자가 호흡을 할 수 없게 됐지만, 소년 시절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입에 붓이나 펜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으며, 철제 폐 밖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훈련을 하면서 끝내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4~6시간을 철체 폐 밖에서 보낼 수 있게 된 그는 1978년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학사 학위를, 1984년 법학학사 학위를 받았고, 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했다. 그는 마비된 몸을 지탱하는 특수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하고, 사무실이나 집에서는 철제 폐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댈러스와 포트워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호흡이 힘들어진 그는 다시 철제 폐로 돌아왔다. 그는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8년에 걸쳐 자서전을 저술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동영상 사이트 틱톡에 ‘아이언렁맨’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일상도 공개해 왔다. 그의 동영상 페이지는 약 33만 7천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에피소드 1’ 게시물은 약 5,6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2018년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법 같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은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고, 나는 그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몸이 마비된 지옥 같은 경험을 겪었지만, 고통 속에서도 부모가 나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을 통해 동시에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알렉산더의 동생인 필립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매주 교회에 다녔는데, 아버지는 때때로 형을 강단에 데리고 올라가 기도하곤 했다. 그는 십자가 앞에서 울고 또 울었다”며 신앙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펀드미를 통해 “형의 모금 행사에 기부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 덕분에 이 어려운 시기에 그의 장례식 비용도 지불할 수 있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형의 삶을 통해 영감을 받았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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